‘와일드 번치’ 특별 상영...완전 복원판으로 30여년만에 첫 필름상영
오는 3월 22일 출시될 예정인 워너브러더스 사의 <와일드 번치> 오리지널 복원판본 DVD 출시에 앞서 열리는 이번 특별상영에는, 샘 페킨파의 영화 세계에 애정을 표해온 한국의 액션 감독들과 평론가가 <와일드 번치>를 비롯한 페킨파의 작품들을 새로이 읽는 좌담회도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폭력의 피카소’로 불리며 서부극 장르를 재창조한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 개봉버전은 134분으로, 감독이 공들여 연출한 '결정적인' 폭력 장면들이 삭제된 채 공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번 '카페 뤼미에르'를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복원판은 편집되어 볼 수 없었던 8분 가량의 필름을 복원, 거장의 숨결을 더욱 생생히 전해줄 것입니다. 또한 <콰이강의 다리>의 윌리엄 홀덴, <특공 대작전>,<서부전선 이상없다>의 어네스트 보그나인, <발지 대전투>의 로버트 라이언, <가르시아>의 워렌 오츠 등 그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서부극 올드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영화애호가들의 교류를 위한 시네클럽 ‘카페 뤼미에르’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페 뤼미에르’는 특히, 2006년에는 미국영화의 걸작들을 재조명할 예정이며, 시네마테크 문화와 담론의 활성화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 행사 개요
행사명 : “시네클럽 : 카페 뤼미에르 - 와일드 번치 특별상영”
주 최 :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후 원 : 워너 홈비디오 코리아
장 소 :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낙원상가 4층)
문 의 : 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 상영 및 좌담회 일정
3월 1일 (수) 5:00
시네클럽 ‘카페 뤼미에르’ : 샘 페킨파 <와일드번치>상영 및 좌담
사회: 김영진 (영화평론가)
패널: 오승욱(영화감독), 류승완(영화감독), 김성욱(영화평론가,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3월 2일 (목) 7:30
서울아트시네마 관객회원 특별 무료상영
▣ 영화 소개
와일드 번치(The Wild Bunch) / 1969 년, Color, 142분
감독 : 샘 페킨파
출연 : 윌리엄 홀덴(파이크), 어네스트 보그나인(더치), 로버트 라이언(쏜튼), 워렌 오츠
원작 : 월런 그린
촬영 : 루시안 발라드
1913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파이크 비숍(윌리엄 홀던)이 이끄는 8명의 무법자 일당은 철도사무실을 습격하려다가 손튼(로버트 라이언)이 이끄는 현상금 사냥꾼들에게 포위당한다. 격렬한 총격전 끝에 살아 남은 5명은 자신들이 훔친 것이 은이 아니라 아무 가치 없는 쇳덩어리임을 알고 격분하지만 추격하는 손튼 일당 때문에 좇기는 신세가 된다. 몸을 피하기 위해 일행 중 멕시코인인 엔젤(제이미 산체스)의 안내에 따라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들어간 비숍 일당은 반혁명군인 마파치 부대와 마주친다. 혁명과 민주주의 쟁취가 중요하지 않은 일당은 마파치의 편에 서서 무기 수송열차를 털기로 한다. 무기 탈취가 성공적으로 끝낸 비숍 일당은 보수로 엄청난 금화를 얻지만, 마파치의 폭력에 가족을 희생당한 엔젤이 무기 중 일부를 빼돌리다 잡혀 마파치 일당에 가혹한 고문를 당한다. 동료의 고초에 자극받은 잔당 4명은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마파치 일당 200여 명을 상대로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선택한다.
존 포드나 하워드 혹스 등이 미국 개척 시대를 주로 다룬 정통 서부극과 달리, <와일드 번치>의 배경은 혁명으로 인한 교전이 한창이던 1913년의 멕시코 파라스이다. 이는 멕시코 혁명의 의미를 1969년의 상황에서 재해석하려는 페킨파의 의도였다. 영화가 제작된 1969년 당시 벌어지고 있던 베트남 전쟁의 폭력상과 미국의 참전을 공공연히 비판하는 이러한 설정 때문에, 영화 속에 표현된 폭력의 묘사는 현실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반증한다. 당대의 현실에 착목한 폭력과 역사의 재해석으로 페킨파는 '수정주의'라 불리는 새로운 서부극의 전화를 이루어낸다.
4명이 마파치 일당의 본거지를 습격해 벌이는 유명한 마지막 총격 장면은, 폭력이 창궐하는 전쟁터의 고통을 생생하고 처절하게 전한다. 장면마다 여섯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정상 속도, 느린 속도, 빠른 속도로 다양하게 촬영한 '폭력의 시인' 샘 페킨파는 총잡이들이 총을 맞아 죽는 장면은 슬로우 모션으로 연출해, 폭력의 비극성을 더욱 뼈아프게 설파한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전갈이 개미 떼로부터 잡혀 먹히는 것을 보고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클로즈 업, 시체 더미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행되는 폭력을 혐오하게 만든다. 또, 두 집단 간의 싸움과 무관한 양민들도 아무 거리낌없이 무참히 학살하는 모습은 확연히 베트남전의 정황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 감독 소개
샘 페킨파(1925~1984) : 본명은 데이비드 새뮤얼 페킨파. 별명은 ‘피흘리는 샘’, ‘폭력의 피카소’. 페킨파는 오우삼, 월터 힐,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스승이며 현대영화에 처음으로 폭력을 주요 화두로 끌어들였다. 1949년 USC대학에서 연극으로 학위를 받고 돈 시겔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50년대에 텔레비전 시리즈의 연출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극영화 데뷔작은 <데들리 컴패니언 The Deadly Companions>(1961). 두번째 작품 <대평원 Ride the High Country>(1962)으로 서부의 전통적 가치들이 사라져가는 순간의 마지막 총잡이들을 묘사해 주목을 끌었으나, 제작자로부터는 비대중적이라고 푸대접받았다. 아파치에 맞서는 군대를 소재로 한 <던디 소령 Major Dundee>(1965)은 인종 편견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폭력을 행사하는 군인들의 이야기로 인물의 심리를 깊이있게 묘사했으나 결국 제작자가 편집권을 빼앗고 말았다. 그러나 페킨파는 재기했고 페킨파 영화 중 가장 높은 매표수익을 올린 <와일드 번치>는 수정주의 서부영화의 원조로 불리며 개봉 당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페킨파의 전성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몇 작품을 일별하자면, 우선 초기 서부개척시대에 대한 비가인 <케이블 호그의 발라드 The Ballad of Cable Hogue>(1970)를 꼽을 수 있다. 다시 페킨파가 폭력장르로 복귀한 <어둠의 표적 Straw Dog>(1971)은 영국의 한 지방에 온 미국의 과학자가 그곳 건달들의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섬뜩한 영화다. 스티브 매퀸이 주연한 <주니어 보너 Junior Bonner>(1972)는 역시 호쾌한 남성성을 향수하는 페킨파의 개인적 성향을 반영한 작품이고, < 스티브 맥퀸의 겟어웨이 The Getaway>(1972)는 알렉 볼드윈, 킴 베이싱어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페킨파가 다시 도전한 서부영화 <관계의 종말 Pat Garret and Billy the Kid>(1973)은 밥 딜런이 출연하여 히피적 삶의 양식이 중심이었던 한 시대의 종언에 바치는 만가로 읽히며, <가르시아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1974)는 B급영화의 정수라 부를 만한 개성있는 가작이었다. 이후 작품 <킬러 The Killer Elite> (1975) <철십자 훈장 Cross of Iron>(1977)등도 여전히 영화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모든 소재와 영역에서 페킨파는 남성 집단의 공포와 감정의 연합을 표현하는 데 탁월했다. 페킨파의 영화 속 인물들은 남성성을 과시하는 마초라기보다는, 더러운 세상을 난폭하게 통과하려 할 뿐이다. 마음의 고통과 갈등을 견디는 페킨파 영화의 남성들은 자신의 고독을 폭력이라는 과격한 수단으로 살아내고, 페킨파는 그들이 버티다 죽어가는 선이 무너지는 세상을 장엄히 벽화로 그려낸다.
Filmography
주요 연출작
1. 철십자 훈장 (Cross of Iron, 1977)
2. 가르시아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1974)
3. 관계의 종말 (Pat Garrett and Billy the Kid, 1973)
4. 스티브 맥퀸의 겟어웨이 (The Getaway, 1972)
5. 어둠의 표적 (Straw Dogs, 1971)
6. 와일드 번치 (The Wild Bunch, 1969)
7. 대평원 (Ride the High Country, 1962)
웹사이트: http://www.cinematheque.seoul.kr
연락처
서울아트시네마 이경선 (02_741_9782 / 016_272_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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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9일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