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멜로의 스케일을 바꾼다
한국의 기존 합작 영화들은 단순히 한국 배우가 한류 열풍을 타고 다른 나라 영화에 조연급으로 출연하는 수동적 개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연급 배우 출연은 물론 기획, 제작 파트까지 ‘한국’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어 국제 영화 시장에서 몰라 보게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입증시켜 주고 있는 작품들로는 이미 개봉되어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무극>(공동제작/쇼이스트, 주연/장동건, 장백지)을 비롯해 <착신아리 파이널>(공동제작/CJ엔터테인먼트, 주연/장근석, 호리키타 마키), <묵공>(공동제작/보람영화사, 주연/안성기, 유덕화) 등이 제작 중에 있다.
이 중 <데이지>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아이필름이 영화의 기획, 제작을 맡아 모든 것을 주도하는 가운데 유위강 감독의 홍콩 프로덕션인 Basic Pictures Limited이 협력 제작, 네덜란드 현지 프로덕션인 Barking Dog Films가 현지 협조라는 형태로 참여했다. 이는 해외 영화사가 메인 제작을 맡고 한국 영화사들이 공동 제작으로 참여하거나 해외 영화사와 공동 제작 형태로 이름을 같이 올리는 기존 합작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철저히 ‘한국’이 주도하는 보다 진보적인 개념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데이지>는 기존 아시아 합작 영화들이 선택했던 사극 장르의 안전함을 과감히 버리고 멜로 장르를 선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데이지>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를 제일 먼저 알아본 이는 <무간도> 시리즈의 대흥행으로 홍콩 영화의 부활을 알린 유위강 감독. 그의 할리우드 진출(, 리차드 기어, 클레어 데인즈 주연)까지 미루게 만든 건 바로 한국적인 멜로 감성으로 가득 찬 <데이지>의 시나리오였다. 아이필름의 권효진 PD가 홍콩까지 직접 찾아가 전한 시나리오를 접한 유위강 감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숙명적으로 대결할 수 밖에 없는 ‘킬러’와 ‘형사’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이를 한 폭의 수채화로 담아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여기에 유위강 감독의 분신과도 같은 <무간도> 시리즈의 임적안 무술감독, Ng Man Ching 촬영감독, Bill Lui 미술감독까지 전격 합류했다. 뿐만 아니라 <화양연화> <연인> <2046>의 일본 우메바야시 시게루 음악감독과 <태극기 휘날리며> <혈의 누> 이태규 동시녹음 기사, <오션스 트웰브> <본 아이덴티티>를 진행한 네덜란드의 바킹도그 필름까지 가세해 아시아 최고 실력자들이 만들어 낼 지극히 한국적인 사랑 이야기는 어떤 색깔일지 큰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발전적 요소로 한국 ‘멜로’의 스케일을 바꿀 영화 <데이지>는 3월 9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배급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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