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논술 벗어나 언어사고력 강화하라”…국어능력인증시험 설명회 개최

서울--(뉴스와이어)--교육부와 주요 대학이 본고사형 논술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논술을 대학 입시에 국한시키는 것 자체가 국가 경쟁력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언어사고력’을 강화시키는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어능력인증시험 시행본부(goket.com)는 지난 2월 23일 재단법인 한국언어문화연구원 회의실에서 ‘국어능력인증시험 길라잡이’(박문각) 발간을 기념하여 ‘국어능력인증시험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배동준 국어능력인증시험 시행본부장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논술은 초등학생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계층에 필요한 문제임에도 입시 논술로 좁혀져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상품만이 난립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언어사고력 강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각자가 자기 수준과 필요성을 냉정히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나름의 언어사고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논술에 대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발제 내용 요약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논술 열풍에 놓여 있다. 학원가나 출판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논술, 글쓰기 관련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2008년 같은 시간표에 주눅 들며 논술을 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쫓기고 있고 직장인들은 글쓰기 능력이 있어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유명 논술 강좌가 매진되고 글쓰기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를 장식해도 논술에 대한 불안은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쪽집개 논술 과외를 받아도 조금만 유형이 달라지면 대응하지 못하는 수험생, 글쓰기 서적을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돌아서면 보고서 한 장 작성하지 못하는 직장인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왜 그런가? 논술은 다른 학습보다 개인의 목표와 수준에 맞춰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논술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좁혀져 있는 것 자체가 문제를 대변한다. 타인의 주장을 이해하는 능력, 그것을 바탕으로 추론하고 비판하는 능력, 정리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 등 보듬고 키워야 할 능력은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데 논술이라는 좁은 틀에 가둬 버리니 지문을 읽고 답을 쓰는 능력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논술이라는 좁은 틀마저도 입시 논술로 좁혀져 있다. 하지만 입시 논술 자체도 만만하지 않다. 이번 대입 논술을 겪은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의 공통된 반응은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특히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지문이 등장하여 당혹했다고 한다. 결국 해결책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거의 모든 지문을 미리 읽어 두거나, 아니면 어떤 지문이 나오더라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상식은 읽어 보지 않았던 지문을 만나 그것을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논술 시험의 목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지문을 미리 쪽집개로 집어 준비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상품들이 넘쳐 난다. 논술 시험 도입 초기에는 그런 것이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입시에서 확인되었듯이 이미 그것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언어를 이해하고 추론하고 표현하는 능력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토론 하나 발표 하나 제대로 못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지난 시절엔 대학에만 보내 놓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지금은 대학 시절을 어떻게 보내고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학생 시절에 쌓은 언어 능력은 대학 시절의 바탕이 되지만 지금의 입시 논술 교육은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대학 입시에서 있을 한 번의 시험만을 대비하는 상황이다. 서울대를 비롯하여 주요 대학들이 글쓰기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가 대학생들의 언어 능력 부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미 사회는 보다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수능 점수가 높으면 의대에 진학하여 의사를 꿈꿀 수 있었지만 의학전문 대학원 도입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은 MEET나 DEET같은 적성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이 시험의 바탕은 언어추론이다. 공직에 진출하려면 PSAT를, 하다못해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삼성그룹마저도 SSAT라는 자체 직무적성 시험을 보는데 이것 역시 언어추론 문제가 주요 구성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상황은 이런 데도 학부모들은 2008년 운운하는 숫자에 사로 잡혀 입시 논술 문제 유형에만 몰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대학 입시는 물론 대학에서 학습 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 원하는 수준의 사회 진출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언어 능력, 나아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언어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격언처럼 언어 능력 자체를 키워줘야만 이 모든 상황에 맞서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미국 대학 입시에선 에세이 작정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에 진학하면 교양 기간 동안 하는 것은 이과 문과를 가리지 않고 주어지는 글쓰기의 연속이다. 해외에서 로스쿨이나 MBA 과정을 다녀본 이들은 국내에선 생소한 무수한 논리 게임, 언어 추론에 당황한 기억을 갖고 있다. IMF 이후 국내에 들어온 해외 컨설팅 회사의 젊은 인재들이 경험만을 내세우던 국내 경제계를 주도하게 된 것도 달러의 힘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로 단련된 분석력에서 왔다. 쉽게 가르치는 교육에 매달렸던 일본이 실패를 인정하고 새롭게 세운 방향에서 ‘언어력’을 주제로 세운 것처럼 흐름은 언어 능력이다.

국어능력인증시험은 ‘언어사고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기초, 기능, 사고의 세 단계로 언어 능력을 평가하고 있는데 어휘력과 어문 규정이라는 기초를 바탕으로 읽고, 듣고, 쓰는 기능을 통해 이해와 표현을 높인다. 이것을 바탕으로 이해, 논리, 추론, 비판이라는 사고를 수행한다. 새로운 지문을 받아 이해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연관 지어 새롭게 추론하고 비판하는 능력이 바로 ‘언어사고력’이라 할 수 있다.

언어사고력은 기초, 기능, 사고의 세 영역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부분이 강하고 약한 것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균형과 발전을 동시에 목표로 삼고 나름의 학습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어사고력은 학습 중에서 가장 유연하고 창의적인 부분에 있기 때문에 어떤 비법 하나로 모든 사람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각자 자기 능력과 수준 그리고 목표에 맞는 자기만의 커리큘럼을 세우고 실행해야 가능하다.

국어능력인증시험은 문법이나 지식을 묻는 기존 국어 시험에 비해 언어추론에 비중을 두는 대표적인 시험으로 평가받아 왔다. 2006년 3월에 치러질 17회 시험부터는 논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여 각 개인별로 국어능력인증시험 성적을 바탕으로 기초, 기능, 사고 각 영역에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각자 언어사고력 강화를 위한 커리큘럼을 제시할 계획을 갖고 있어 논술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언어문화연구원 개요
문화관광부 국립국어원 국어능력검정 모의시험 시행기관으로 지정된 재단으로 국어능력인증시험을 주관하는 비영리법인 입니다.

웹사이트: http://www.goket.com

연락처

(재)한국언어문화연구원 장익준 실장 이메일 보내기 011-688-2461 02-883-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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