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의 격차 축소 및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의 격차가 2005년 12월 이후 금리 격차 축소.

2005년 7월부터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하 시장금리)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콜금리(이하 정책금리)와의 격차가 확대. 2005년 7월 이후 시장금리는 경기회복 및 정책금리 인상 기대 등을 반영하여 12월 초까지 꾸준히 상승. 시장금리는 7월 1일 3.95%에서 12월 5일에는 5.27%까지 높아지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 금통위도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여 2005년 8월에 41개월만에 정책금리를 0.25%p(3.25%→3.5%) 인상. 시장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사이의 격차는 7월 1일 0.73%p에서 12월 5일 1.80%p로 확대.

그러나 2005년 12월 이후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로 반전된 반면 정책금리 인상은 지속되면서 두 금리사이의 격차가 축소. 시장금리는 2005년 12월 이후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소폭 하락. 반면 금통위는 2005년 12월 및 2006년 2월에 정책금리를 다시 0.25%p씩 인상(3.5%→4.0%). 2006년 2월 21일 현재 시장금리는 4.83%, 정책금리는 3.96%로 금리차이는 0.87%p로 축소.

정책금리 인상이 금리격차 축소의 원인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지속한 것이 이번 금리격차 축소의 특징. 저금리가 본격화된 2001년 이후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사이의 격차가 평균(0.93%p) 이하를 6개월 이상 지속한 사례는 두 차례 발생. 2003년 1~10월(10개월), 2004년 3월~2005년 1월(11개월). 이 두 기간에는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정책금리와의 격차가 축소된 것이 특징. 시장금리는 4.96%(2003년 1월)→4.28%(2003년 10월)(0.68%p 하락), 4.58%(2004년 3월)→3.65%(2005년 1월)(0.93%p 하락). 정책금리는 같은 기간 4.25%→3.75%(0.5%p 인하), 3.75%→3.25%(0.5%p인하). 이는 정책금리의 시장금리 주도력이 컸다는 것을 시사. 정책금리는 인상된 반면 시장금리는 큰 변화가 없어 두 금리 격차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하는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분석할 필요. 현재 시장금리의 안정세가 일시적인 것인지, 정책금리의 시장금리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약화된 것인지 검토. 이러한 분석을 통해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사점을 도출

격차 축소의 원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변화
2005년 하반기에 나타난 시장금리 상승은 실물경기 회복을 전제. 2005년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5.2% 증가. 3/4분기와 비교할 때 4/4분기 경제성장의 특징은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소비도 회복 조짐을 보였다는 점. 소비: 4.0%→4.6%, 설비투자: 4.2%→9.8%, 수출: 13.3%→11.1%

그러나 2006년 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변화될 수 있는 지표들이 발표. 2006년 1월 중 전반적인 소비는 회복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나 자동차 판매 등 일부 소비는 위축. 승용차 내수판매증가율(전년동월대비): 31.8%(2005년 12월)→5.5%(2006년 1월). 또한 1월 중 수출은 설 연휴 등의 요인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4.3% 증가(234.2억 달러)에 그쳤으나 수입은 17.6% 증가(228.3억 달러)하는 등 경상수지가 균형수준에 머문 것으로 추정

향후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불안요인이 산재. 원/달러 환율은 2월 들어 달러당 96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11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특히 2월에는 달러화에 대해 엔화가 약세로 반전된 반면 원화는 강세를 지속함에 따라 원/엔 평균 환율이 8.2원까지 하락. 대일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한국의 부품소재산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 2005년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나타냈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도 2006년 1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며 무역수지에 큰 영향. 2006년 1월~2월 20일까지 평균 유가는 배럴당 58.28달러로 전년동기(38.2달러)대비 52.6% 올랐고, 2006년 2월 1일에는 61.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입물가상승률은 2005년 12월 이후 2개월 연속 10.2%(전년동기대비)에 달함.

정책금리 인상을 선 반영
시장금리와 정책금리는 장기적으로 일정한 격차를 유지. 저금리기조가 고착화된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시장금리와 정책금리는 월평균 0.93%p의 격차를 유지. 시장금리와 정책금리 간의 실제 격차가 평균보다 크면 이후에는 작아지는 방향으로, 실제 격차가 평균보다 작으면 커지는 방향으로 이동. 2005년 하반기 들어 시장금리와 정책금리사이의 격차가 평균보다 커짐에 따라, 12월 이후에는 평균으로 회귀하는 모습. 2005년 하반기에 두 금리사이의 격차는 0.89%p(2005년 7월)에서 1.62%p(2005년 11월)로 확대. 이는 시장금리가 정책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먼저 반응한 결과로 판단. 그러나 2005년 11월 들어 두 금리사이의 격차가 1.5%p를 넘어서자, 정책금리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 당시 시장은 금통위가 정책금리를 두 차례(0.5%p)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1.5%p를 넘는 금리차는 과도하다는 인식. 이에 따라 2005년 12월 이후 실제로 금통위가 정책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보합 내지 하락세를 유지.

이러한 사실은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했던 달의 두 금리 간 상관계수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 금통위가 처음 금리를 인상했던 2005년 10월에는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사이의 상관계수가 0.47로, 두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 그러나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2005년 12월과 2006년 2월의 상관계수는 각각 -0.84 및 -0.88로 두 금리는 거의 정반대로 이동.

미국 정책금리 인상 종결 가능성
미국 FRB는 2004년 6월부터 2006년 1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인상. 2004년 6월까지 1.0%에 불과했던 미국 정책금리(Fed Fund Rate)는 2006년 2월 현재 4.5%까지 높아짐. 향후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 버냉키 신임 FRB의장은 2006년 2월 의회연설에서 미국이 경기확장을 지속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고 있음을 피력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라 2005년 8월 이후 한ㆍ미 정책금리 역전현상이 발생. 미국이 2005년 8월 정책금리를 3.5%로 인상하면서 한국의 정책금리(당시 3.25%)를 상회. 시장금리는 일시적이나마 이미 두 차례(2004년 11월~2005년 1월, 2005년 4~5월)에 걸쳐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한국 내 자본유출 가능성까지 제기. 현재는 한국 시장금리(국고채 5년, 4.97%)가 미국금리(국채 5년,4.59%)보다 높은 수준에 있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경감.

잦은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나타냄에 따라 시장에서는 현재 장단기 금리곡선이 평평해진 상태. 2006년 2월 들어 정책금리와 시장금리간의 차이가 거의 사라짐. 2005년 4/4분기 중 허리케인에 따른 석유 생산시설 피해 및 자동차 판매 감소 등에 따라 GDP성장률이 1.1%(3/4분기 4.1%)로 급감하면서 시장금리 상승이 지연.

미국이 2006년 상반기내에 정책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내에서도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미국이 정책금리를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할 경우 장단기 금리가 완전히 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장단기 금리역전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경기하락 가능성보다 장기국채에 대한 과잉수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 시장금리 상승압력에 따른 소비둔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두 차례 이상의 정책금리 인상이 급격한 경기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제약조건. 미국경기가 2005년 말에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한국 내 시장금리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

채권수요의 변화
2005년 하반기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시중자금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 종합주가지수는 2005년 7월 1일 1,018에서 2006년 1월 31일 1,399까지 높아져 37.4%의 상승률을 기록.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몰린 반면 채권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대거 유출. 2005년 7월~2006년 1월까지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9조 2,400억 원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13조 9,780억 원 감소. 그러나 2005년 12월 이후 주가지수 상승이 둔화되면서 채권에서 유출되는 자금규모도 감소.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005년 7월~11월까지 11조 130억 원 감소했으나 2005년 12월~2006년 1월에는 2조 9,650억 원 감소에 그침. 채권수요가 크게 감소하지 않음에 따라 시장금리 변동도 작았음. 국고채 발행액은 월평균 5조 3,000억 원 수준에서 큰 변화없이 유지됨에 따라 채권공급이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 특히 1월 중순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형펀드가 일부 환매됨에 따라 2월 중에는 채권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증가세로 반전되었을 것으로 추정.

전망 및 시사점

현재 금리구조가 상단 기간 지속될 가능성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움직임이 괴리된 현재 상황이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 2006년 들어 고유가, 원화 강세 등의 불안요인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변화할 조짐. 이란 핵문제, 미국의 무역 적자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불안요인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 미국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 정책금리를 한 두 차례 추가 인상하더라도 시장금리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기 어려운 상태. 향후 통화당국의 정책금리 결정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 미국이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때 한국이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정책금리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시장금리 역전 가능성도 높아짐. 시장금리가 역전되지 않더라도 양국의 시장금리차가 1%p 미만에 머물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 그러나 한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려움이 가중. 정책금리 인상은 CD 등 단기금리의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대출금리를 연쇄적으로 높여 민간소비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

금리인상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
단기금리 상승에 따라 집값 안정 등에 도움을 주되 소비에는 부정적이나 장기금리 상승 폭이 작아 기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 단기금리인 CD금리는 정책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직전인 2005년 9월 중순 이후 큰 폭으로 상승. CD금리는 9월 12일 3.58%에서 11월 30일에는 4.08%로 0.50%p 상승.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던 2005년 12월부터 2006년 2월에도 CD금리는 0.18%p 상승(2월 21일 4.26%).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주로 장기금리에 연동되는 미국과 달리, CD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금리 등 가계대출금리가 2005년 10월 이후 상승세.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005년 9월 5.36%에서 2005년 12월에는 5.6%로 높아졌고, 2006년 2월에는 은행에 따라 5.7~5.9%로 인상.

향후 정책금리 추가 인상 시 단기금리는 더욱 올라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끌어올림으로써 집값 안정에는 상당한 효과가 예상. 2005년 8.31조치의 초기효과가 의문시되는 시점에서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인 저금리가 완화되면 집값 안정의 물꼬를 틀 수 있음. 반면 시장금리는 2005년 12월 이후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기업 자금조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 이에 따라 정책금리 인상이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당 폭 희석될 것으로 보임........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이메일 보내기 )02-3780-8072

국내 최대 배포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