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원 성명-“서울시의 월드컵 응원 주최자 선정을 철회하라”
월드컵 응원은 전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이다. 기업이 시민들의 응원을 주관하게 만든 황당한 조치를 서울시는 즉시 철회하고, 시청 앞 광장을 모든 시민들에게 개방해야 한다.
우리의 길거리 응원은 세계적인 감탄을 받은 문화 자산이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의 역량으로 이런 성과를 만들었다. 서울시나 기업이 주관하겠다고 나서는 일 자체가 지나친 욕심이다.
서울시의 선정 기준도 적절하지 못했다. 공공 사업의 주관사 선정 시 중요한 기준인 "그동안의 실적에 대한 평가"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최자의 재정력,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행사와의 연계 방안 등 별로 상관없는 요소를 평가에 반영했다. 붉은 악마와 같은 자발적인 조직들로서는 수백 차례 공공사업에 선정되면서 요령을 쌓은 통신회사와 처음부터 경쟁할 수 없는 방식이다. 결국 세계적 관심사를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결과를 초래하도록 방치한 것이다.
시청 앞 광장과 청계 광장은 시민의 예산으로 조성한 시민의 공공 자산이며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그동안 서울시 입맛대로 광장 사용을 허용해온 것도 모자라서, 월드컵 응원까지 특정 기업에 맡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울시는 "광장 이용신청자가 많은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효율적인 서울광장 활용을 위해서 교통 정리가 필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길거리 응원은 전국에서 수백만명이 참여하여 아무런 불상사 없이 진행되었다. 시민들 스스로 질서 유지는 물론이고 마무리 청소까지 깔끔하게 해내서 세계적으로 감탄을 받았다. 갑자기 질서 유지를 통신회사가 책임지게 된 결과도 느닷없는 일이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길거리 응원에 참여했던 모든 시민들을 스스로 질서 유지를 못하는 집단으로 모욕한 것이다.
가장 효율적으로 서울 광장을 활용하려면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를 이어나가면 된다. 민간에서 잘 하는 일에 서울시청이 쓸데없이 나서지 않으면 된다. 광장 이용 신청자가 많다고 컨소시엄 한 곳을 선정할 필요는 없다. 그냥 놓아 두면, 수십만의 시민이 모일 것이고, 지난 번처럼 축제의 판을 벌일 것이다. 붉은 악마를 비롯한 응원단들은 자신들의 실력과 준비에 따라 시민들의 지지를 자연스럽게 받을 것이다.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길거리 행사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시는 필요하다면, 일정한 광고물 규격을 제시하고 희망하는 기업들에 판매하면 된다. 시민들의 응원을 주관하는 자격까지 기업에 주는 것은 서울시의 권한 밖이다. 벌써부터 사업자로 선정된 SKT가 붉은 악마와 접촉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자발적인 시민 조직이 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활동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시민 행동의 후원자에서 주관사로 갑자기 처지가 바뀐 SKT 역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결과적으로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 전락시키려 했던 잘못을 즉시 시정하고 사과하라.
광장은 시민의 것이다.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줄 것을 촉구한다.
2006년 3월 1일
국회의원 민 병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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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6일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