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들’ 시간과 공간의 놀라운 조각품
<마법사들>의 특별한 매력이 시작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96분의 러닝타임이 편집 없이 한 컷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한 해의 마지막 겨울 밤, 숲 속의 한 카페’에서 오래간만에 다시 만난 해체된 밴드의 친구 재성(정웅인)과 명수(장현성)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이때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영화의 롱테이크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가 어느덧 과거의 추억이야기로 접어들면, 돌연 재성은 카페 한 켠에 윗옷을 벗어놓고, 매무새를 만지고 마치 연극무대에서 퇴장하듯 카페 2층으로 향한다. 그리고, ‘휴고 디아즈’의 탱고 음악에 맞춰 카메라가 그의 뒤를 좇으면 어느새 카페 2층은 재성과 그가 사랑했던 자은(이승비)의 추억이 담긴 회상씬으로 변한다.
이렇듯 <마법사들>은 음악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카메라의 유영으로 편집 없이 시간과 공간을 마음껏 조각하는 경이로운 기적을 만들어냈다.
‘원 테이크 원 컷’이라는 어찌 보면 무모한 영화적 실험을 감행한 송일곤 감독은 그러나 이를 단순히 형식적인 시도로 그치지 않는다.
해체된 4인조 밴드 ‘마법사’의 이야기 <마법사들>은 멤버들 각자가 경험했던 청춘의 무모함과 열정을 하나하나 펼치면서 관객들 역시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추억에 취해, 사랑에 취해, 음악에 취해, 감독과 배우, 카메라가 하나가 되어 춤추는 <마법사들> 속에서 함께 춤추게 만든다.
‘음악을 통해 청춘을 보냈고, 음악을 통해 마법의 세계를 경험해 왔지만 마법의 힘을 이미 잃어버린 쓸쓸한 마법사 밴드. 그들이 잃어버린 마법의 힘을 찾아가듯 관객들 역시 그런 잔잔한 체험의 순간이 되길 소망해 본다.’는 송일곤 감독의 연출의 변처럼 ‘원 테이크 원 컷’이라는 그만의 과감한 시도는 결국 가장 애틋하고 따스한 사랑과 청춘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아름다운 방법이었던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 재성이 외치는 ‘쿠쿠루쿠 모포아!’라는 외침처럼 관객 역시 동참해 나만의 사랑의 주문을 외치고 싶게 만드는 영화 <마법사들>.
세계적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아시아에서 가장 기대되는 감독’으로 송일곤 감독을 꼽고, 일본의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 그러나 나는 할 수 없는 영화’라며 극찬하게 만든 것도 결국 <마법사들>의 특별한 영화체험과 매력을 전하는 단편적인 예일 것이다.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탄탄한 연기력을 다져온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호흡 역시 놓칠 수 없는 <마법사들>은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고픈 관객들에게 마법보다 더 강렬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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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도로시 02-516-4006 김창아 실장/염혜영/서정현/양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