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일본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

서울--(뉴스와이어)--일본은 1990년대 초부터 경기불황이 장기화되자 저금리 정책으로 대응. 콜금리가 1990년대 중반 1%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사실상의 제로금리상태로 진입. 7.5%(1991년) → 0.5%(1996년). 1999년에는 제로금리정책을 공식적으로 선언.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콜금리를 사실상 0%로 유지 할 것을 선언. 콜금리는 0.1% 수준으로 하락. 제로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상황은 더욱 악화. 1999년 이후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반전. 디플레이션 때문에 제로금리에도 실질금리는 플러스 상태를 유지

2001년 量的金融緩和政策을 시행
일본정부는 2001년 3월 양적금융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도입. 제로금리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디플레이션 탈출과 금융불안 억제를 위해 시중은행들에 유동성 공급 확대를 도모. 단기금리의 추가하락과 물가상승을 유도하는 것이 기본 목적.금융부실 확대와 그에 따른 은행 불신이 뱅크런(Bank Run)과 같은 금융불안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 통화정책의 조절목표를 콜금리에서 양적 변수인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행(Bank of Japan) 당좌예금 잔액'으로 변경. 일본은행은 당좌예금 목표잔액 조절을 위해 시중은행으로부터의 국채매입을 활용. 일본은행은 당좌예금 목표잔액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함으로써 시중은행들이 언제라도 충분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2001년 3월 4조원 수준이던 당좌예금 목표잔액은 이후 계속 늘어나 2004년에는 30~35조원으로 확대

양적금융완화정책을 시행하면서 실제적인 디플레이션 탈출을 향후 동 정책을 종료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 소비자물가(신선식료품 제외) 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안정적으로 0% 이상을 유지할 것. 일본은행 정책위원(한국의 금융통화위원에 해당)들 다수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 이상으로 전망

2006년 3월 양적금융완화정책 종료
2006년 3월 9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지난 5년간 시행된 양적완화정책을 종료하기로 결정. 9명의 정책위원 중 찬성 7표, 반대 1표(1명 불참)로 양적금융완화정책종료를 결정. 32조엔 수준인 당좌예금 목표잔고를 양적금융완화정책을 도입하기 이전 수준에 가까운 6조엔 수준으로 낮추기로 결정.

일본은행 정책위원들은 양적금융완화정책을 종료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고 판단.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05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 2006년 1월 중에는 전년동월대비 0.5%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

양적금융완화정책의 종료로 일본은행은 금리를 목표로 삼는 통화정책으로 회귀. 자금량을 통화정책의 직접적인 조절 목표로 삼는 양적금융완화정책은 90년대 이후 선진국의 통화정책으로는 상당히 이례적. 미국은 1993년,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인 그린스펀이 유효성이 떨어지는 통화량지표 대신 금리지표를 통화정책의 조절목표로 변경. 이후 다른 국가들도 금리를 조절목표로 하는 통화정책으로 돌아섰고 한국도 1999년부터 콜금리를 조절목표로 채택

양적금융완화정책의 조기 해제는 일본경제가 안정적인 경기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본은행의 자신감을 반영. 景氣一致指數(한국의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에 해당)가 2002년 1월 이후 2006년 1월까지 49개월 동안 상승세 지속. 향후 9개월간 경기상승세를 더 유지하면 일본경제의 최장기 경기확장국면 기록을 경신. 경기상승세를 반영하여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 NIKKEI225 주가지수가 2003년 4월 7,831을 저점으로 상승하여 2006년 3월 17일 현재 16,340으로 108.7% 상승

일본 통화정책 변화가 세계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전세계 금리상승 기조의 강화
일본은행은 양적금융완화정책의 종료에도 불구하고 제로금리 정책은 당분간 유지한다고 천명. 일본은행은 물가안정 목표치를 0~2%로 제시. 현재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이 기준이라면 아직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황. 후쿠이(福井)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상승 기조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금리인상은 유연하게 하겠다고 발언. 일본은행은 2000년 8월 반짝 경기회복에 대응해 콜금리를 인상했다가 경기가 다시 후퇴하자 8개월 만에 다시 제로금리 정책으로 회귀한 경험. 그러나 금리인상 압력이 현재화되고 있어 일본경제는 수 개월 내 제로금리로부터 탈피할 것으로 예상. 일본경제는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물가상승 압력도 가속되는 양상. 경기선행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기업물가 상승률이 2006년 1월에 각각 0.5%, 2.6%를 기록. 후쿠이 총재는 금리수준이 장기적으로 '중립적인 수준'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함으로써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 경제정보 전문회사인 블룸버그의 조사결과 16개 기관 이코노미스트 중 12명이 늦어도 연말까지는 일본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

2004년 이후 주요국 중 금리인상을 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였던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적 금리상승 기조가 더욱 강화. 미국은 이미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1%에서 4.5%까지 인상했고, 향후에도 한두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 ECB(유럽중앙은행)는 2005년 12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2%에서 2.5%로 인상해 금리인상 대열에 동참. 한국도 2005년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0.75%p 인상.

정책금리 인상과 경기회복 등의 영향으로 각국의 시장금리는 이미 2005년 중반부터 상승기조로 반전. 2005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주요국의 금리(국채 5년물 기준)는 0.5~1.0%p의 상승세를 기록 중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
ECB와 일본의 통화정책이 긴축기조로 전환되고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결국에는 달러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 2005년에 달러화가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 강세로 반전된 것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미국과 유로지역, 미국과 일본 간 금리격차가 커진 것이 주 원인. 유럽과 일본의 금리상승으로 미국과 여타지역간 금리격차가 축소될 경우 달러화의 약세 압력으로 작용. 향후 달러화 가치의 향방은 미국의 금리인상 재료보다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재료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

엔 및 유로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의 존재가 달러화 약세를 가속시킬 가능성. 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는 일본은행이 양적완화정책을 도입한 2001년 이후 시중은행이 일본은행(BOJ)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수월해지면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 양적완화정책은 제로금리 체제의 강화와 함께, 엔화가치의 하락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 달러의 약세 가능성은 엔 및 유로 캐리 트레이드의 해소 압력으로 작용. 당분간 일본이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미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장에 엔 캐리 자금의 급격한 이동은 없을 전망. 그러나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엔화가 강세 움직임을 보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의 해소 과정이 현실화. 금리인상과 캐리 트레이드의 해소 과정이 맞물릴 경우 달러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는 압력으로 작용

국제자금 흐름의 변화
전 세계적인 통화긴축과 금리상승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신흥주식시장에는 악재. 캐리 트레이드의 변화까지 가세하면 전 세계 신흥 주식시장(Emerging Market)으로부터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 특히 그 동안 주가가 크게 올랐던 아시아 및 BRIC's 지역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 수출의존도가 큰 신흥시장국의 특성상, 수출경쟁력 악화도 주식시장에 부담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원화와 엔화 간의 동조화 현상 회복 가능성
달러화에 대한 원화와 엔화간의 탈동조화 현상으로 인해 2005년 중 원화는 엔화에 대해 큰 폭의 강세.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한 반면,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와 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강세 유지. 엔화는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따른 미일 간 금리차 확대로 약세. 달러화에 대한 원화와 엔화 간의 탈동조화의 결과 원/엔 환율은 2005년 1월 1,005.7에서 2006년 3월 830 수준으로 하락. 향후 원화와 엔화 간 탈동조화 현상이 끝나고 두 통화간 동조화 현상이 상당부분 회복될 가능성.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의 급격한 축소와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달러에 대한 추가적인 강세압력이 감소. 반면 엔화는 일본의 통화긴축과 금리인상 가능성,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확대 등으로 달러에 대한 강세 압력이 증가

엔화강세 가능성에 대비한 환위험 관리 강화 필요. 2005년 12월 말 현재 금융기관의 엔화대출 잔액은 99.4억 달러. 2005년 하반기 원/엔 환율의 하락을 계기로 엔화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 금융기관은 엔화대출 관리를 강화, 기업은 엔화가치 변동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
한국 주식시장은 세계 유동성 축소와 국제 자금흐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 한국 주식시장은 국제자금흐름의 변화에 민감한 시장.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40%에 달해 외국자본의 투자행태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 한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신흥시장 중 하나로 유동성 축소에 따른 영향도 민감하게 나타날 것임. 전 세계 주식시장이 상승국면에 접어든 2003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110%의 주가상승률을 기록. 한국 주식시장은 원화 저평가 상태가 해소되어 외국자본의 유인 능력이 약화. 2003년 이후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22.1% 절상, 엔화에 대해 20.0% 절상.......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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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 3780-8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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