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수출로 활로를 모색 중인 문화콘텐츠 산업’
2005년 상반기동안 19개 엔터테인먼트 상장기업 중에서 3개 기업만이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나머지는 적자. CJ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주력 문화콘텐츠 기업들도 수익성이 악화.'예당'은 2005년 약 2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여 2004년 5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팬텀'은 2005년 영업손실 69억원, 순손실 74억원을 기록. 산업의 특성상 흥행산업이기 때문에 부익부빈익빈의 현상은 당연한 것이나 국내시장의 성장둔화가 동반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음
국내 영화산업의 경우, 자국영화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수익률이 저조. 투자ㆍ제작 부문에서 2002년, 2003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였고 2004년에는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특이치(Outlier)를 제외하면 적자.
국내 게임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경쟁이 심화되고 채산성악화로 일부 중소업체가 철수. 최근 수년동안의 경쟁심화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많은 중ㆍ소형 온라인 게임업체가 도태. 인기캐주얼게임과 외산게임의 출현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이 원인. 전체 출시 온라인 게임 중 10% 미만의 게임이 겨우 손익분기를 넘김. 모바일 게임의 경우 확실한 유료 콘텐츠 시장으로 자리잡으면서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었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 500여개의 업체들이 치열한 마케팅경쟁으로 비용이 크게 상승. 향후에는 중ㆍ소형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M&A, 해외매각 등이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
음반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업체들도 극심한 침체로 많은 업체들이 도산하고 구조조정이 진행. 음반시장은 2000년 당시 4,000여억 원이었으나 온라인 불법다운로드 등으로 현재는 1,000억 원에 불과.
수익성 악화의 원인
국내 콘텐츠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수급불균형 때문임. 국내수요(내수) 성장이 둔화되는데 비해 과도한 신규기업 참여로 수급의 균형이 깨지고 제작비가 상승하여 채산성이 악화. 문화콘텐츠의 국내수요는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라이프사이클상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조짐.
기업의 신규수요창출 노력과 소비자들의 문화소비지출 증가 등으로 시장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으나 성장률은 둔화. 영화의 경우 이미 연간인당관람회수가 2.95회로서 한국영화점유율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향후 한국영화의 성장률은 둔화될 수 밖에 없음. 미국이 5.5회로 가장 높고 4회 이상을 넘는 국가는 극히 소수. 계속해서 안정적인 흑자를 기록하던 극장부문에서도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 점차 포화상태에 다다랐음을 시사. 한계에 달한 모바일ㆍ인터넷 보급률로 인해 모바일ㆍ인터넷콘텐츠는 이제 대체수요와 가입자 당 수익증가로만 이익을 기대할 수 밖에 없음. 기대했던 신규 통신ㆍ방송서비스 개시를 통한 신규수요 창출은 지연되거나 아직까지 미미. DMB는 신규서비스의 수요가 기대만큼 증가하지 못하고, IPTV는 시행일정이 불투명
공급측면에서는 신규업체들이 진입하면서 과당경쟁에 따라 기업당 이익률이 감소. 최근 통신업체들이 콘텐츠 부문에 새롭게 진입하고, 투자를 확대하면서 공급능력이 증가. SK는 음반회사인 ‘YBM서울’, 연예엔터테인먼트 회사인 IHQ를 인수하여 콘텐츠 산업에 진출. KT도 영화사인 ‘싸이더스FNH’의 51% 지분 취득함으로써 콘텐츠 산업에 진입. 특히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 콘텐츠, 작은 시장에 많은 업체가 진입한 애니메이션 등은 더욱 치열한 경쟁상황. 1990년대 말부터 신설된 많은 콘텐츠 관련학과와 아카데미의 졸업생들이 창업을 서두르면서 공급능력이 확대.
제작비의 상승도 채산성 악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 대작 온라인게임의 제작비가 2003년에 40억 원에서 현재는 100억 원으로 상승. 최근 온라인게임 업계가 계획하고 있는 게임은 현재보다 개발비가 10배이상 많은 1,000억 원 규모. 방송프로그램의 경우도 주연배우의 출연료 상승 등으로 제작비가 크게 증가. 최근 4년 간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는 56.8% 상승했으나 주연배우의 출연료는 231.6% 상승. 편당 영화제작비도 2005년도에 약간 주춤했으나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 21.5억원('00년)→37.2억원('02년)→41.6억원('04년)→39.9억원('05년)
수출증가로 활로 모색
최근 수출추이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수출의 확대. 2005년 수출은 2000년부터 매년 46%씩 성장하여 7억2,000만 달러 규모를 보이고 있음. 2005년 방송프로그램의 수출은 전년대비 72.8%가 증가한 1억 2,350만 달러로 수출액이 수입액의 3배 이상. 이는 한류의 영향으로 대만, 중국, 일본 등으로의 드라마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데 기인. 2005년 영화수출은 7,600만 달러로 전년대비 30% 증가하였는데, 수출의 79%가 일본에 집중. 영화 '쉬리' 이후 일본은 한국영화에 대한 흥행성을 높게 평가하여 고가격에 구매. 게임수출은 2004년 3억 8,800만 달러(4652억원)에서 2005년에는 5억6,700만 달러(576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 엔씨소프트, 넥슨, NHN 등 주요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해외 지사매출과 로열티 수입이 크게 증가
수출증가 요인
문화콘텐츠의 수출성장이 빠른 것은 한류의 확산, 수출단가의 상승, 기업의 시장개척 노력 등에 의한 결과임. 한류가 확산되면서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드라마, 영화, 음악 등의 수출이 증가.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 상승에 따른 수출증대효과가 발생하고 있으며,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지로의 수출도 증가. 정부가 문화산업에 대한 수출지원을 서두르고 기업들은 국내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 "이미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포화상태로 북미, 유럽, 일본, 중국 등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엔씨소프트 관계자 인터뷰). 한류확산으로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해외수요가 늘어나자 수출단가가 크게 상승. 2005년 방송프로그램의 수출단가는 4,349달러로 2004년 3,455달러에 비해 크게 상승.(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영화의 경우에도 수출최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 '쉬리' 130만 달러(1999년)→'친구' 210만 달러(2001년)→'올드보이' 220만 달러(2003년)→'외출' 700만 달러(2005년)
우수한 국내 통신인프라와 내수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 등을 통해 국내 문화콘텐츠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 세계최고 보급률을 자랑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과 최첨단의 무선망 등에 힘입어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콘텐츠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 우수한 통신인프라 구축을 통한 개발ㆍ이용환경의 조성은 콘텐츠의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역할. 국내시장에서의 까다로운 소비행태와 경쟁체제가 국내 콘텐츠의 경쟁력을 향상. 방송3사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과 국내 시청자들의 시청행태가 한국드라마 경쟁력을 제고.
수출확대를 위한 향후 과제
매년 40%의 수출확대가 필요
수요가 위축되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 하에서 과거와 같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수출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 내수시장이 최근 매년 9% 성장률에서 2008년 경부터 약 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여 이를 보상할 수 있는 수출확대가 무엇보다도 필요. 과거와 같이 문화콘텐츠 생산이 9%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2010년까지 매년 40%씩 성장해야함. 이는 문화콘텐츠 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현재 5.3%에 불과하나 2010년에는 18%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 매년 40%의 수출성장률 달성은 2000년부터 46%씩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유아기 단계를 지난 현시점에서 매우 어려운 과제
기업의 수출확대 전략
수출확대의 기본적인 전제는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확보. 우수한 시나리오의 발굴, 해외수출선의 시장조사, 제작시스템의 선진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우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담부서를 확충. 국내시장에서 성공한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활용하여 국내시장을 경쟁력 강화의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 '전세계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대형기업의 적극적인 진입과 중소기업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기업의 대형화가 필요.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수출경험이 많고,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기업의 역할이 중요
문화적 장벽을 초월하여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유니버설 콘텐츠를 제작. 해외 플랫폼에 채용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언어, 문화, 감성 등을 고려한 유니버설 콘텐츠를 개발. 문화적 장벽이 낮은 온라인게임, 모바일콘텐츠 등 디지털콘텐츠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수출을 강화. 이들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수출이 가능하므로 성장잠재력이 높음. 해외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문화적 장벽을 해소. 현지 연예인을 채용하여 현지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해외인력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 상대국의 수요트렌드를 파악하고 거부감 없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공동제작, 공동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
해외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 인력을 확충하고 양성.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국내사업을 위주로 전개해왔기 때문에 해외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수출상담, 시장개척, 글로벌 마케팅 전개 등이 가능한 글로벌 콘텐츠 인력을 채용하고 육성.
조기에 제작비를 회수하여 사업의 위험도를 경감할 수 있도록 프리세일 등 다양한 해외판로를 개척.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출을 통한 제작비의 회수율이 100%가 넘는 사례가 등장. 드라마 '신입사원'은 170%, '원더풀 라이프'는 119%에 달했고 '대장금'은 59%에 이름
일본 및 중국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수출시장을 다변화. 일본에 대한 수출은 드라마(2005년)의 경우 일본이 60%, 영화(2005년)는 79%, 게임(2004년)은 중국 및 일본이 65%를 차지
정부차원에서의 수출여건 개선
경쟁을 촉진시키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 국내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를 과감하게 제거. 정부는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규제철폐 등을 통해 경쟁을 촉진시키며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지양
해외진출의 기반이 되는 세계 최초의 신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도입. 국내기업들이 세계최초의 콘텐츠를 개발하여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다양화, 신규 통신ㆍ방송서비스의 개척 등이 필요. 국내에서 충분한 경쟁을 거친 후 한국형 모델을 가지고 해외시장에 진출
한류를 지속화하고 전세계로 확산시키는 글로벌 한류 및 디지털 한류를 지향. 한류를 미주 및 유럽으로 확대하고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한류의 의미를 재정리하고 그 확산방안을 강구. 게임기술의 국외유출 방지, 해외에서 국산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등 해외 시장질서확립 정책도 마련.....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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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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