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성명-헌법재판소는 ‘참주선동’에 대해서도 공개변론을 듣는가

서울--(뉴스와이어)--헌법재판소는 오는 4월6일 오후 2시부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낸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신문법) 위헌심판청구에 대해 각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공개변론을 실시한다.

공개변론의 한 당사자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착잡함과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조선과 동아의 위헌심판청구 내용은 참주선동으로 가득 찬 중대한 흠결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리지 않고 심사를 진행하는 데다, 예외적으로 공개변론까지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조선과 동아의 위헌심판청구가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종이신문을 포함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들의 균형발전을 위해 온 힘을 쏟아도 모자라는 상황이다. 그런데, 언론자유는 언론사 소유자의 자유라고 강변하며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상징적으로 명시한 조항들에 대해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한가한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심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두 신문의 참주선동과 강변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게 이제는 지겹기까지 하다. 하지만 스스로 지겨워 제 풀에 지치도록 하는 수법이, 족벌 가족 소유 신문들이 보여 온 행태임을 우리는 잘 알기에 기꺼이 대응하고자 한다.

누누이 말했던 것처럼, 편집위원회 설치와 편집규약 제정은 임의조항에 불과하다. 하기 싫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조항들은 선언적인 규정들이다. 이에 상응하는 아무런 제재수단도 두고 있지 않다. 조선과 동아는 이로부터 어떠한 이득의 침해도 받지 않는다.

여론다양성을 보장하고 신문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신문발전위원회가 조선과 동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두 신문의 과대망상이자 정치공세일 뿐이다. 신문유통원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지난해 12월6일 강기석 신문유통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적으로 유리하고 공익성에 문제가 없다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뻔뻔스럽게도 신문법을 헐뜯는 ‘후안무치’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다.

신문은 공익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신문법 조항들을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청구 내용을 보고 있자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런 조항이 신문들이 각자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는 것을 저해한다는 게 이들 두 신문의 주장이다. 공정성과 공익성을 지키면서 신문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실보도와 논평을 구분할 줄 아는 신문에게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두 신문은 경향성을 그토록 강조한다. 하지만 만약 두 신문에 ‘당파성’이 있다고 말한다면 펄쩍 뛸 것이다. 그것이 이들 신문의 수준이다. 신문은 국가적, 사회적 의제에 대해 분명한 의견을 말해야 하고, 그 의견이 일관성 있게 전개되면 당파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일관성 없게 ‘이현령 비현형’ 식으로 펼치거나, 상황에 따라 분명한 근거도 없이 정략적으로 태도를 돌변하는 것은 당파성도 아니고 경향성도 아니다.

두 신문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을 발행부수 기준 1개 사업자 30%, 3개 사업자 60%로 규정한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 그러면, 역으로 묻고 싶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에서 일반 산업에 대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기준을 1개 사업자 50%, 3개 사업자 75%로 규정한 합리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냉정하게 말하면 없다. 입법권자의 재량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신문산업의 경우 △여론이라는 공적인 상품을 생산한다는 점 △불공정거래 행위를 통해 영향력이 커져온 신문산업의 역사 △지배적 여론에 대한 외국의 기준 등을 감안해 일반상품과 견줘 기준을 높인 것이다.

그리고 두 신문의 참주선동과 달리, 신문법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일반 산업에서처럼 강제로 끌어내리는 규정이 어디에도 없다. 다만,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가중 벌칙을 하도록 돼 있을 뿐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도 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부유층에게 더 많이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두 신문은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관한법률도 헐뜯고 있다. 특히 정정보도청구권을 행사할 때 언론사의 고의, 과실, 위법이 없어도 된다는 조항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진다.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에서다. 두 신문에 한 가지만 묻고 싶다. 최대한의 취재를 거쳐 보도했지만, 진실이 아닌 보도가 있을 수 있다. 당시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만큼 명예훼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면 여기서 그쳐야 하는가. 결과적으로 진실이 아닌 보도에 대해 언론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사자가 정정보도를 청구하기 전 스스로 결과적으로 진실이 아닌 보도로 밝혀졌다고 알려야 하는 게 정도다.

한국에서 언론자유는 두 신문의 주장처럼 언론사주·발행인·언론 소유자의 자유인가, 아니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언론사가 사회적 책임 아래 수행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을 보장하는 사회적 자유인가. 우리는 눈 부릅뜨고 헌재의 행태를 지켜볼 것이다.

2006년 4월 4일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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