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에서 느끼는 저음의 현장감...북소리는 주로 귀가 아닌 가슴의 떨림으로 느낀다

서울--(뉴스와이어)--월드컵 응원에서 느끼는 저음의 현장감

- 북소리는 주로 귀가 아닌 가슴의 떨림으로 느낀다.
- 우리는 저음의 현장감을 느끼기 위해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직접 찾는다.
- 사물놀이 공연에서 북소리의 저음으로 현장감을 실감한다.
- 월드컵의 응원에서 저음의 현장감으로 일심동체가 된다.


1. 개요

각 가정마다 비디오나 텔레비전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주로 찾는다.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 곳에는 외국인들도 함께 어우러져 어깨춤을 추곤 한다. 또한 월드컵 응원에서 북소리의 리듬으로 모든 사람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선수들에게 응원의 힘을 몰아주고 있다. 이렇게 소리를 듣고서 사람들은 그 현장감을 실감나게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귀로 들리는 소리가 아닌 신체를 통해서 느끼는 저주파 사운드라는 사실을 본 연구에서 밝혀내었다.


2. 인간의 가슴을 울리는 저주파 사운드

인간의 귀는 20 헤르츠에서 20만 헤르츠까지의 소리를 듣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들리는 소리의 범위가 남녀노소에 따라 서로 다르다. 즉, 30세만 넘어도 1만 5천 헤르츠 이상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실험통계에 따르면 [그림 1]과 같이 인간의 귀가 아주 민감하게 듣는 1000헤르츠에 비해서 북소리에서 들리는 200 헤르츠의 소리는 20데시벨 정도의 차이로 둔감하게 듣는다. 즉, 20 데시벨의 차이는 그 세기가 10분의 1의 감도를 갖는다는 것인데, 동일한 음압세기의 소리가 들려도 1000 헤르츠의 소리에 비해 북소리는 10분의 1의 소리로 약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북소리와 같은 저주파 사운드를 귀가 아닌 신체의 촉감으로 느끼기 때문에 현장의 열기를 더욱 더 느낄 수가 있게 된다.


[그림 1] 주파수에 따른 청각감도의 한계

각 가정에는 첨단화된 비디오나 텔레비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는다. 이미 영화를 감상했던 사람들도 한번 더 경험해 보려고 영화관을 또 찾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1000만 영화관객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화질이 선명한 DVD나 홈-씨어더를 집에서 즐겨도 될법한데 왜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는 것일까? 그것은 공연장에서 화면이 크다거나 또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분위 탓도 있었겠지만, 저음의 음향효과를 통해 강력한 현장감을 바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왕의 남자”에서 나오는 풍물의 소리에 매료되고 그 음향효과에서 나오는 소리에 가슴이 시릴 정도로 박력 감을 느낀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폭탄 터지는 리얼한 현장 음에 가슴을 쓰라리면서 음향효과를 만끽한다. 그 뿐만 아니라 “맘마미아”의 공연장에서도 들리는 음악소리에서 저음의 강력한 가슴 떨림을 느꼈으며, 공연이 끝나면 그 여운 때문에 혼연일체가 되어서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바로 음향효과의 강한 저음에서 발생하는 가슴 떨림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놀이 공연을 현장에서 지켜보면 보통 사람들도 어깨가 저절로 들썩들썩 거려서 어깨춤을 함께 출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물놀이 공연을 텔레비전 중계로 보면 그러한 현장감을 느끼지 못해서 재미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사물놀이 소리에서 현장감을 잘 전달해 주는 것은 바로 북소리에서 나오는 강력한 저음 때문이지만, 텔레비전 중계에서는 그러한 저음을 각 가정으로 잘 전달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컵 축구응원에 북을 동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소리는 선수들에게 단순히 소리를 전달하기 보다는 응원에 참여한 사람들의 혼연일체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주로 한다. 북소리에서 들리는 강력한 저주파 사운드를 귀로 들을 때는 10분의 1밖에 느끼지 못하며, 소리의 대부분은 신체의 울림을 통해서 촉감으로 느끼게 된다. 북소리를 들으면서 응원에 참여하면 신체의 동조감을 느끼게 되고 응원박자를 놓치는 일이 없다. 어쩌면 그렇게도 획일적인 반응을 보일 수가 있는 것인지 놀라울 정도이다. 그것은 바로 북소리가 응원팀의 신체를 흔들어서 손뼉을 치거나 구호를 외칠 때 일치감을 제공하여 주고, 동시에 가슴을 흔들어서 선수들에게 마음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3. 실험 및 결과

북소리의 강력한 저주파 사운드가 과연 귀로 듣기보다는 신체를 흔들어 주는 소리인가를 입증하기 위해 우리는 총 30명의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북소리 체험실험을 2차에 걸쳐서 수행하였다. 이 실험에는 큰북 한 개와 작은 북 두 개를 지원 받아서 대학 운동장에서 수행하였다. 눈을 가리고 귀에 헤드폰으로 음악소리를 충분히 들려주어서 귀로는 북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였다. 북에서부터 거리를 이동하면서 북소리를 들려주었다. 가슴에 손을 대고서 북소리의 가슴떨림이 느껴지면 깃발을 번쩍 들어 올리게 하였다. 북에서부터 5미터, 10미터, 15미터 까지는 30명 전원이 북소리에 맞춰서 손을 들었다. 20미터부터는 북을 두개이상 추가하였을 때 모두다 가슴 떨리는 북소리를 느꼈다.

두 번째 실험은 10평정도의 연구실에서 10명의 청취실험자들을 모아두고서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20헤르츠의 초저주파 사운드를 발생시켰을 때의 느낌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먼저 20헤르츠의 저주파를 50와트 정도로 크게 발생시켜 들려주었을 때는 5명(50%) 정도가 머리가 흔들려서 어지럽다는 느낌을 가졌다. 100와트로 높여서 좀 더 크게 들려주었을 때는 전원이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가 없는 초저주파의 소리는 인간의 귀가 아닌 신체로 느끼게 되고, 그 음압이 약하면 가슴보다는 머리로 먼저 느낀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다.


[그림 2] 거리에 따른 북소리의 가슴 떨림 응답율(북소리 1개)

사람의 신체는 북소리와 같은 저주파사운드를 느끼기에 적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등뼈를 기준으로 갈비뼈가 심장을 싸고 있는데 이것은 마치 사람의 앞쪽에서 강력한 저주파가 오면 신체의 구조가 이러한 소리를 감싸듯이 소리를 모으게 된다. 그래서 소리의 진동이 모여서 그 소리에 큰 동조감을 느끼게 된다. 세 번째 실험으로 인간의 가슴과 유사한 나무책장을 칼라박스의 구조로 만들어서 뒷면에다 물 컵을 매달아놓고서 그 떨림을 관찰하는 실험을 하였다. 작은 북에서부터 이 칼라박스의 몸통을 각각 5미터, 10미터, 15미터 거리에 두었을 때도 북소리의 저음에 따라서 물 컵에 들어있는 물의 흔들림을 충분히 관찰할 수가 있었다.


4. 결 론

지금까지 공연장이나 영화관 등에서 들리는 음향효과는 인간의 귀가 청취할 수 있는 20에서 2만 헤르츠까지로 알려져 왔으나, 북소리와 같은 저주파의 소리는 귀로 느끼기 보다는 인간 신체의 떨림을 통해서 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밝혀내었다. 따라서 월드컵 응원에서 북소리가 들리면 응원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그 소리에 신체의 동조감을 느끼게 되고, 그 진동음에 혼연일체가 되어서 응원리듬에 맞춰 응원을 하게 된다. 선수들에게 함께하는 힘을 모아줄 수 있게 된다.

웹사이트: http://ssu.ac.kr

연락처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 (011-75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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