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주, 박진형, 모은영 삼인의 프로그래머가 선한 제 3 회 서울환경영화제 절대 강추 영화 9편 대공개
개성넘치고 재미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가득한 제 3 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봐야할 지 모르겠다면 세명의 프로그래머가 고르고 고른 엑기스와 같은 9편에 주목하자.
요괴대전쟁 The Great Yokai War
미이케 다카시 Miike Takashi / Japan / 2005 /124min / 35mm / Color / Fiction
엽기와 파격의 대명사 미이케 다카시가 가족 영화를 만들었다? 미이케 다카시와 가족,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예상과 달리 그 결과는 꽤나 근사하다(감독 자신 역시 한 인터뷰를 통해 “틀림없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니 안심하고 즐기시라”고 당부한다). 제작사 카도가와의 창립 60주년 기념작인 <요괴대전쟁>은 제목 그대로 버려진 쓰레기들을 요괴와 결합해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마인(魔人)과 선택된 소년의 한판 승부를 다룬 판타지 액션 모험극. 1960년대 유행했던 다이에이의 요괴 3부작 등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컴퓨터 그래픽과 아날로그식 특수 분장으로 재현한 수많은 일본 토종 요괴들 그리고 화려한 액션이 화끈한 볼거리를 보장한다. 나약한 소년에서 영웅으로 거듭나는 주인공 주인공 소년의 활약상에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오지만 괴물로 변신해 인간을 공격하는 버려진 쓰레기들의 모습은 필요 이상으로 사서 함부로 물건들을 버려대는 우리의 일상에 경종을 울린다. 2살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연기로 참여하기도 했던 주인공 소년 카미키 류노스케의 연기에도 주목하시길.
에코 형사와 바이러스 Car Craze
에베르트 데 베이에 Evert de Beijer /The Netherlands / 2003 / 35mm / 12’30” / Color / Short, Animation
드디어 환경 애니메이션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는 상황이 되었다!
환경 범죄를 조사하는 한 형사가 기괴한 차들에게 점령당한 잊혀진 석유도시에서 길을 잃는다. 모텔에 잠깐 머무르는 동안에도 그는 쉴 틈이 없다. 그는 이 차들이 기생 생물체로 진화해 인류를 홀리고 지구로부터 생명액을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기생 생물체에게 공격 당한 그는 끝까지 임무 완수를 위해 필사적으로 본부에 연락을 시도하지만 정작 본부에서는…
인류를 파괴하는 자동차에 대한 경고를 담은 본격 환경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2003년 네덜란드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 할머니 집 My Grandmother's House
아단 알리아가 Adán Aliaga /Spain / 2005 / 35mm / 80min / Color / Documentary
천방지축 6세 손녀 마리나와 고집불통 75세 할머니 마리타의 세대를 초월한 한판 승부! 2005년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 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70년의 세월과 세대를 단숨에 뛰어넘는 두 여성의 교감을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건조하게 담은 스페인판 <집으로...> 격인 작품이다. 두 사람이 세대와 세월을 통해 교감을 나누게 되는 것은 50년도 더 넘은 할머니의 낡은 집을 통해서다. 하지만 마리나의 부모이자 마리타의 자식들은 그저 낡은 집을 헐고 돈이 될 새 집을 지을 생각뿐이다. 마리타에게 집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그가 살아온 삶 자체이건만 자식들에게 그곳은 단순히 더 나은 삶, 더 편한 삶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낡은 집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 부둥켜안고 눈물짓는 마리타와 마리나의 모습은 개발과 더 나은 삶이라는 명목 하에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아 왔던 것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시종일관 티격태격, 좌충우돌하는 와중에 서로를 보듬는 마리나와 마리타의 모습, 70년의 세월을 넘어선 진정한 ‘세대 공감’이 바로 이 영화 속에 있다.
몬도비노: 포도주 전쟁 Mondovino
조나단 노씨터 Jonathan NOSSITER / USA, France / 2005 / 135’ / 35mm / Color / Documentary
당신은 어느 나라의 포도주를 즐겨 마시는가? 캘리포니아의 쌀 칼로스로 지은 밥을 먹을 때는 캘리포니아 와인이 어울린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와인이라면 역시 프랑스 와인이라고? 영화 <사이드웨이>를 통해 미국의 끝없이 넓은 포도주 농장을 훔쳐본 당신에게 추천한다, <몬도비노: 포도주 전쟁>을. 와인학자이기도 한 감독이 프랑스와 이태리의 전통적이고 소규모인 포도주 농장과 미국의 대규모 포도주 산업 현황을 비교한 보고서인 이 영화를 보면 순진무구해 보이는 캘리포니아 와인 빛깔 뒤에 숨은 미국 대규모 포도주 산업의 시커먼 속을 알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세계화의 물결로 더 이상 ‘진맛’을 내지 못하게 된 프랑스 와인의 슬픈 초상도…
먹을거리의 위기 We Feed the World
에르빈 바겐호퍼 Erwin Wagenhofer / 오스트리아 / 2005 / 96분 / 다큐멘터리
매일 비엔나에서 버려지는 빵의 양은 오스트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그라츠를 먹여살리고도 남을 정도다. 라틴 아메리카에선 인구의 4분의 1이 기아에 허덕이는 동안, 35만 헥타르의 농지에선 오스트리아의 가축을 먹일 콩이 재배된다. 프랑스, 스페인, 루마니아, 스위스, 브라질, 오스트리아를 넘나 들면서, 영화는 우리의 먹을 거리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UN의 식량권 특별 서기관, 다국적 식량기업 네슬레의 CEO 등 식량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추적한다. 영화의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이미지들은 식량 생산에 대한 통찰과 세계 기아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달라스 지구 Dallas Among Us
로베르토 아드리안 뻬오 Robert Adrian Pejo / 헝가리 / 2005 / 93분 / 드라마
오랫동안 소원하게 지내온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린 시절 살던 쓰레기폐기장에 위치한 알루미늄 판자촌 달라스로 돌아온 집시 라두. 이 소외된 사회에 대한 증오와 저항감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곳 사람들의 가난에 대해 깊은 책임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살아온 다른 세상과 이 세상 간의 딜레마에 빠진다. 고향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도시 외곽의 게토 달라스는 인기 미국 TV 시리즈의 제목인 ‘달라스’를 따라 붙여진 이름. 이 버려진 공간 안에서 투쟁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미 ‘이방인’이 되어버린 주인공 라두와 충돌을 빚어내는 <달라스 지구>는 쓰레기폐기장의 충격적인 이미지와 다큐멘터리 적 기법,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내러티브가 잘 결합되어 있는 작품이다.
마킬라폴리스 Maquilapolis
비키 푸나리, 세르지오 델 라 토레 Vicky Funari, Sergio De la Torre/ USA/Mexico / 2006 / 70min / Digibeta / Color / Documentary
한 때는 번성했던 멕시코 타우아나 지역의 대규모 공장지대 마킬라폴리스. 하지만 다국적기업들이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동남아시아로 떠나 버린 이후, 그곳에는 가난과 실업 그리고 산더미처럼 쌓인 공업 폐기물과 심각한 환경오염만이 남았을 뿐이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부품 공장에서 일주일에 6일을 일하는 노동자인 카르멘은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함께 다국적 기업과 정부를 향한 지루하고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그들이 승산 없어 보이는 싸움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을 위해 그리고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이다. 그 시작은 미비했으나 끝은 장대할지니, 평범한 여성 노동자로 시작해 마침내 대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작은 승리를 얻어내기까지의 과정은 감동을 넘어 숭고함마저 느끼게 한다. 전문 다큐멘터리 감독의 도움을 받아 카르멘과 동료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들의 삶과 싸움의 과정을 담아낸 이 다큐멘터리에는 삶에 대한 절박함과 그만큼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잃어버린 바다 Troubled Water
길 카르니 Gil Karni / 이스라엘 / 2005 / 90분 / 다큐멘터리
가자 지구의 북부 지역 어촌마을 두깃에 정착한 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 1999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어업조합부터 시작된 일종의 영상일기로,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전부 내몰리는 결과를 가져온 엘 아크차 반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어부들의 사이는 평화롭기만 하다. 영화는 결국 마을의 파괴와 거주민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 새로운 장소로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그것은 새로운 삶의 희망을 안겨주기보다는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아련한 슬픔에 가깝다. 10여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이스라엘의 다큐멘터리 감독 길 카르니가 99년부터 기록한 이 영상일지는 정치적 분쟁이 우리의 삶과 환경에 얼마나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는지를 몇몇 가족들의 사적인 상황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사선에서 Conflict Tiger
사샤 스노우 Sasha SNOW/UK / 2005 / 61’25” / Beta / Color / Documentary
Asian Premiere
산림 지대 사람들이 살기 위해 야생 동물이 희생되는 것은 필연적이고도 당연한 일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 <사선에서>는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을 암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 지역 산림 지대에서, 한 미숙하고 어리석은 사냥꾼의 실수는 호랑이를 자극하고, 그 호랑이는 잇달아 사람들을 공격한다. 결국 관계 당국은 인명을 해치는 호랑이들을 추적해 죽이는 일의 전문가인 유리 트러시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식인호랑이를 잡으려는 유리의 노력을 스릴러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제시하는 감독의 이야기 방식이 참으로 세련되고도 정교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서울환경영화제 개요
국내 최초로 ‘환경’을 테마로 하는 서울환경영화제는 2004년 10월에 첫 발을 디뎠으며 환경영화 사전제작지원 제도 등을 통해 수준 높은 환경 영상물의 창작과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gffi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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