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황정민, 30년 된 선글라스 찾아 삼만리한 사연
<사생결단>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도경장’은 직업은 마약반 형사지만 ‘민중의 곰팡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지독한 악역 중의 악역. 도경장의 극중 트레이드마크는 복고풍 레이벤 선글라스로, 황정민은 영화의 상당 부분 장면에서 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등장한다. 황정민은 처음에 선글라스를 착용하자는 최호 감독의 제안에 눈을 가린 채 연기하는데 부담을 느껴 반대했다. 하지만 그것이 친형 같던 선배 형사를 죽인 마약계 거물 장철을 잡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살아가야 하는 도경장 캐릭터를 대변하는 중요한 소품이라는 최호 감독의 생각에 동의해 결국 선글라스를 착용하기로 했다. 이후부터 황정민의 선글라스 찾아 삼만리가 시작되었다. 백만원이 넘는 명품 선글라스부터 길거리에서 파는 1~2만원짜리 선글라스까지 100여개의 선글라스가 공수되어 왔지만 세월의 흐름과 삶의 때가 묻어있는, 황정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글라스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사생결단>의 제작팀을 통해 실제 마약 전문가와 만난 황정민은 마약 관련 실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선글라스 이야기가 나왔고 그가 자신이 30년 전 쓰던 레이밴 선글라스를 보여주자 황정민과 최호 감독, 의상팀은 만장일치로 그 선글라스를 선택했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오래된 선글라스에서는 꾸며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드라마틱함이 풍겨져 나왔기 때문이다. 도경장이 마약 중독자들에게 돈을 뜯으러 다니거나 범인 검거를 위해 현장을 덮칠 때 걸치는 군용 점퍼 역시 캐릭터의 리얼함을 가장 중요시한 황정민의 고집으로 미군 PX에서 특별히 공수해 왔을 정도.
<사생결단>의 황정민이 레이벤 선글라스와 군용 점퍼 외에 선보이는 중요한 의상 중 하나는 일반적인 형사 의상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리시한 브라운 컬러의 복고풍 슈트이다. 라인이 미끈하게 빠진 나팔바지와 날렵하게 걷어 올린 소매에서는 스타일리시함과 날카로움이 물씬 풍긴다. 이는 최호 감독이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70년대 일본 야쿠자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었던 스타일인데 시나리오 작업 초반에는 이런 의상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해치지는 않을까하는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 취재 과정 중 실제 마약반 형사들 중 슈트를 즐겨입는 멋쟁이 형사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최호 감독은 도경장의 이런 스타일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도경장의 복고풍 슈트는 팔 다리가 유난히 긴 황정민의 체형에 맞춰 <사생결단> 의상팀이 직접 맞춤 제작한 의상이다. 평소의 털털한 성격과 달리 연기할 때는 완벽주의자로 변하는 황정민은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의상이 완성될 때까지 자청해서 수십 차례의 피팅을 거쳤다. 특히나 밋밋한 바지라인을 나팔바지로 변형시킨 것은 황정민이 직접 제안한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는 허리선의 위치와 소매 길이까지 세심하게 체크하며 오직 자신만이 소화할 수 있는 의상으로 완성시켰다. 이렇게 완성된 황정민의 도경장 의상은 화려하고 럭셔리한 류승범의 이상도 의상과는 다른 강렬한 스타일리시함을 보여준다.
이렇듯 배우들의 의상에서도 완벽한 리얼리티를 추구한 <사생결단>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기파 배우 류승범과 황정민이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으로 만나 최고의 대결을 벌이는 영화.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준비한 ‘2006년 대한민국은 전국이 사생결단’이라는 슬로건의 전국 10개 도시, 5만 명을 초대하는 대규모 시사회를 거쳐 4월 27일 개봉할 예정이다.
연락처
필름마케팅비단 02-541-8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