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책임당원제는 한나라당이 17대 국회 들어 당의 주요개혁과제로 선정해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제도이다.

당 혁신과 정권재창출이라는 대의명제를 그 기반으로 하면서 종이당원을 양산해 온 기존 동원정당체계를 혁신해 실질적인 대중정당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당의 재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민주화 정도를 평가하는 여러 기준 중에서 주요한 요건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정당 내 민주주의 절차와 제도의 확립이다.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주어진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음은 만인주지(萬人周知)의 공유가치이고 진리이다. 피선거권(후보)이라는 권리를 가지려면 책임당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만 한다.

이번 오세훈 후보의 당비 미납문제로 대두된 피선거권 논란은 후보자들 간에 양해할 그런 사안이 분명 아니다. 당헌과 당규(‘당원규정’ 및 ‘공직후보자추천규정’)에는 피선거권과 함께 책임당원의 자격요건과 의무사항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과거에는 후원회 제도가 있어 재정마련의 길이 있었으나 개정된 정당법에서 이를 폐지함으로써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제’의 의무와 권리가 새롭게 마련된 것이다.

소위 ‘오세훈 법’이라는 정치개혁법안을 주도한 사람이 정당의 재정이 국고보조금과 당원이 내는 당비로만 운영하게끔 되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니 모순의 극치를 보는 듯 하다.

특히, 오세훈 후보는 해명에서 ‘책임당원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당비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납부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진심이라면 책임당원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단 한번이라도 당비를 냈는지 반문하고 싶다.

당비를 내는 당원이 책임당원이다. 우리 한나라당은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35만 여명의 책임당원을 확보했다. 그 분들은 어려운 야당정치 환경에서도 당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 당연히 책임당원들에게는 공직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선거권이 부여되어 있다.

그런데 후보로 나선 사람이 책임당원으로서의 자격이 없고 그래서 피선거권의 유무(有無) 논란이 있다니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이 얼마나 아이러니 한 일인가.

만약 피선거권을 가질 수 없는 자가 후보로 용인된다면 책임당원제 자체가 내포하고 있던 민주주의적 함의(含意)가 크게 훼손함은 물론 공당(公黨)의 당헌·당규가 한순간에 무용지물(無用之物)로 될 것이다.

피선거권을 포함한 당원으로서의 권리와 그 행사 등에 관해서는 당지도부가 정하는 것도 아니고, 후보자들끼리 타협할 사안도 분명 아니다.

제도와 법, 즉 당헌과 당규에서 규정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따르면 된다. 법과 제도의 중요성, 그리고 당헌·당규가 어느 특정인을 위하여 왜곡되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점을 오세훈 후보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 이상 35만 책임당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현명한 결단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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