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성명-공멸의 길, 끌려갈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그런 와중에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에서는 1만7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미 FTA 저지 제1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한미 FTA 졸속추진에 대한 반발이 국회에서도 튀어나오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한미 FTA 적극 추진 사설들을 띄우느라 바쁘지만 진보매체들은 안티담론들을 생산해내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미 정태인 전 청와대비서관은 ‘나를 처벌하는 마음으로’ 한미 FTA 졸속추진을 반대하며 그 반대의 중심에 서 왔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청와대는 거품을 물고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브리핑>은 17일자로 정문수 경제보좌관, 김종훈 외교통상부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 교수의 글을 동시에 내보냈다. 한마디로 한미FTA는 세계화시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며,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지 손해 보는 장사는 안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판론은 대부분 편견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청와대는 항상 그래왔다. 국민들의 반발이 심해지면 항상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런다, 홍보가 부족하다, 그런 식으로 대응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편견에 빠져서 그런거란다. 그래, 잘 모르니까 제대로 가르쳐달라, 정확한 정보를 모두 제대로 공개하라! 잘 모른다고 호통 치면서 바로 다음날 노무현 정권은 한미 FTA 협상문서들을 3년간 공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는가?
정부는 결코 졸속추진이 아니라고 항의하는데, 제발 생떼 좀 쓰지 마시라! 2003년 확정한 ‘FTA 추진 로드맵’에서조차 한미FTA는 일본 및 중국 등과 체결한 후에 추진해야 할 중장기적 사안으로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덜컥 ‘의약품 가격 인하조치 중단’,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완화’, ‘쇠고기 수입재개’, ‘스크린쿼터 축소’ 와 같은 미국이 제시한 4대 선결조건을 충족시키는 조치를 취하며 미국 일정에 맞춰 1년 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출범시켰으면서 졸속이 아니라고? 공청회가 무산되었는데도 개최된 것처럼 우겨 한국땅도 아닌 미국에서 협상 출범 선언을 한 꼴이 졸속추진이 아니고 뭔가? 부문별로도 수많은 쟁점들이 산재해있는데 그 쟁점들을 1년 내에 체결한다하니 도대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 일인가?
<청와대 브리핑>에 실린 김종훈 대표의 주장이야말로 억지에 불과한데 딱 한가지 맞는 말이 있기는 하다. 그는 기고문에서 “국민적 공감대 없이 한미 FTA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그래 맞다, 국민적 공감대 없이 성공할 리 있을까? 차라리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하라! 한미 FTA가 외부충격 수법이라면 대국민전쟁밖에 더 없지 않은가? 아니 지난 15일 국민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노무현 정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우리는 결코 공멸의 길로 끌려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미FTA를 단호히 거부한다. ‘한미 FTA 쓰나미’를 잠재울 ‘한미 FTA 저지 쓰나미’ 바람이 몰아치고 있지 않은가?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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