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성명-대통령과 국방장관은 1980년 5월의 전두환과 주영복이 되고 싶은가

서울--(뉴스와이어)--‘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이 ‘국익’을 들먹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국익이고, 한반도 남쪽을 지키는 게 본령인 주한미군이 동북아시아 기동타격대가 되는 것도 국익이란다. 그 놈의 국익은 상식을 지닌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대화로 문제를 푼다던 윤광웅 국방장관은 그 말을 한 지 불과 나흘만에 1만5천여명의 군대와 경찰, 용역 깡패들을 동원해 대추리 주민과 학생은 물론, 취재하던 언론인들까지 무차별로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국방장관답게 국민을 상대로 거짓 ‘심리전’을 편 것이다. 그 심리전은 적나라한 국가폭력의 전주곡이었다.

처음엔 경찰과 용역 깡패들이었다. 군대에겐 주민들이 때려도 맞고 있으라고 지시했고 몇 주간에 걸쳐 교육을 시켰다고 국방부는 언론에 떠들어댔다. 이 역시 고도의 거짓 심리전으로 드러나고 있다. 철조망에 손을 대거나 초병들과 몸싸움을 할 경우, 군 형법으로 다스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아니, 단지 으름장이 아니다. 아예 80cm 짜리 진압봉을 군대에 지급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국방장관 단독으로 결정했을까. 나중에 혼자 덤터기 쓰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대통령은 ‘오케이’ 신호를 보냈음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혹시 묻기나 했을까. ‘당신, 왜 나흘 전에는 대화로 문제를 푼다고 했느냐’고 말이다.

기대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하는 청개구리가 된 지 이미 오래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을 논하면서 이승만의 ‘친미-반일 노선’을 답습하는 것이나, 일자리 창출을 한다면서 일자리를 없애는 한-미 FTA를 추진하는 모습에서, 대통령다운 혜안과 그릇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할 수 없다.

누가 애국자일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어긋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정부 부처끼리 ‘오십보 백보’인 논쟁을 하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사실상 인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게 적나라한 이 정권의 슬픈 현실이다.

대추리는 온 몸을 던져 그 위선에 저항했다. 국익도 모르는, 농사나 짓는 무지몽매한 자들이란 낙인이 찍혔다. 하지만 과연 누가 옳을까. 청암 송건호 선생이 말한 ‘역사의 길’을 가는 이들은 진정 누구인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주저 없이 ‘대추리 국민들’, 곧 주민과 학생, 노동자라고 단언한다. 현 정권은 그저 안락한 ‘현실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도대체 어디에다 대고 군형법 적용 운운하는가. 천문학적인 이전비용을 물게 된 주한미군기지 이전 협상의 실패는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는가. 정작 국익의 이름 아래 군 형법을 적용해야 할 장본인들은 바로 그들이다.

‘대추리 국민들’에게 현 정권과 군대·경찰은, ‘반외세 반봉건’의 기치를 높이 든 동학농민군을 일본 제국주의 군대와 함께 때려잡던 부패한 매판 왕조세력과 그 군대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총만 들지 말라 지시했을 뿐, 현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광주민주항쟁을 짓밟은 전두환과 당시 국방장관 주영복씨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심하다고? 전혀 그렇지 않다. 그나마 사법부가 무절제하게 남발하고 있는 ‘대추리 국민들’에 대한 공안세력의 구속영장 청구를 가려내는 모습만이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유일한 위안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참여정부’를 자처하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대화와 설득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와 한-미 FTA는 현 정권 5년에 대한 평가와 심판을 뛰어넘어 한민족 자체의 운명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국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 그 저항 과정에서 현 정권이 소수로 몰고 있는 ‘대추리 국민들’은 행동하는 민주적인 다수가 될 것이다.

2006년 5월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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