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성명-문화관광부의 한미FTA관련 보고서 은폐를 규탄한다
지난 5월 5일 경향신문 2면에는 <‘정부, 한·미 FTA 준비 부족’ 시인>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요약하자면 ‘한·미 FTA와 문화산업 대응방안’ 보고서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데 이 보고서에는 “취약산업에 대한 보완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 준비된 협상이라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 “FTA 협상과 병행하여 우선 추진할 수 있는 취약산업 보완책을 제시하여 반대 여론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에 대해 “이는 오래 전부터 한·미 FTA를 준비해왔다는 정부의 일관된 공식입장과 상충되는 것이며, 문화관련 취약산업 보완책 및 로드맵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미FTA 협상이 졸속이라는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데 국책연구원에서 ‘그래요 졸속이예요. 준비 안됐어요.’를 간접적으로나마 시인한 꼴이 되었으니 문광부 또는 정부부처 어딘가의 누구로부터 깨져도 이만저만 깨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상상이 쉽게 간다. 그래서일까? 문화관광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보고서가 바로 삭제됐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의 심백남 홍보팀장은 “지난달말 홈페이지에 올렸던 정책이슈리포트 제1·2호인 ‘한·미 FTA와 문화예술-문화다양성 논란에 대한 대비’와 ‘한·미 FTA와 문화산업 대응방안’을 지난 5일 내렸다”면서 “정책이슈리포트는 일정 시기가 지나면 시의성이 떨어지므로 다른 리포트로 대체하기 위한 것일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해당 홈페이지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올린 145개의 리포트는 다 남아있는데 채 한·미 FTA와 관련한 리포트 2개만 사라진 것이다. 5년전의 보고서를 그대로 두면서 올린 지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보고서를 시의성이 떨어져서 내렸다는 얘기인 것이다.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 한미FTA가 우리사회의 최대 이슈 중 하나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성이 떨어진다고 운운하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보고서에서는 “취약산업에 대한 보완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 준비된 협상이라는 인식을 확산”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준비된 협상이라는 인식 확산‘ 이라는 말 자체가 준비 안 된 협상임을 입증하는 것이며, 이는 FTA대응이 아니라 비난 여론 무마를 위한 또 한차례의 졸속적인 쇼일 뿐이다. 그리고 이 쇼가 들통나자 황급하게 판을 엎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문화관광부는 작년 11월 <문화산업 대미개방에 따른 영향분석> 보고서를 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위탁연구했으나 보안을 이유로 비공개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이 그리도 두려운가? 왜 항상 보안 운운하며 비밀을 유지하려하고 비밀이 들통나면 거짓으로 일관하는 것인가? 그러면서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잘 몰라서 그런다”고 몰아붙이는 작태는 또 무엇인가? 이것이 한 나라의 정책을 책임진다는 중앙부처가 할 짓인가? 당신들의 그런 작태는 한미FTA 협상에 있어 절차상의 문제때문이 아니라 본질적인 이유로 인해 체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문광부의 의도적 은폐와 기만적 거짓을 강력히 규탄한다.
아울러 숨겨버린 보고서들을 모두 공개하고 한미FTA 협상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웹사이트: http://www.culturalac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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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문화교육센터 팀장 김종필 02-773-7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