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원화강세와 상장기업 손익분기점 환율’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원화강세와 상장기업 손익분기점 환율' 보고서

1. 원화강세와 기업 수익성

2005년 원화는 나홀로 강세
2005년 이후 세계 주요통화의 움직임과는 달리 원화는 미 달러에 대해 큰 강세를 보였으며 2006년 들어서도 '나홀로 강세'가 지속. 원/달러 환율은 2001년 전년 평균 대비 14% 이상 상승했으나 이후 장기하락세로 돌아섰고 최근 들어서는 그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 2005년에는 전년에 비해 10.51%가 하락했으며 2001년과 비교시에는 20% 이상 낮은 수준. 2006년 들어 4월까지의 평균환율이 971원으로 전년 평균에 비해 이미 5.4% 하락. 2005년 미 달러화 강세기에 주요국의 통화는 약세를 보였으나 원화만 유독 강세를 보였으며 그 기조는 2006년에도 이어지는 상태. 2003년∼2004년에는 엔, 파운드, 유로 등 주요통화의 달러 대비 환율에 비해서는 절상폭이 현저히 작았으나 2005년부터는 원화만 강세가 진행

원화강세로 인한 기업 수익성 악화는 지속
원화 절상이 상장사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까지는 주로 수출물량 감소보다도 채산성 악화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 수출물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세계경기로서, 최근 세계경제의 호황지속이 원화절상의 악영향을 상쇄. 하지만 원화절상의 수출가격 전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 설문조사 결과 기업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도 '채산성 악화', '매출액 감소', '외화자산 가치하락', '수출계약 취소' 순. 수출채산성은 2004년 4분기부터 2006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하락하였고, 그 주 원인은 환율 하락

상장기업의 수익도 환율하락이 심했던 2005년에 전년에 비해 악화. 유가증권시장 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의 기업도 다른 통화에 비해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작았던 2004년에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본격화된 2005년의 영업이익률은 2004년에 비해 급격히 하락했으며 이 결과 2003년 비해서도 낮은 수준을 기록. 대부분의 상장기업은 2004년에 비해 3%p에 가까운 영업이익률 하락을 경험

원화 강세에 의한 수출채산성 악화에 대해 기업수익성은 물론 주식시장의 활황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회의의 목소리가 높아 가는 상태. 주요 증권사들은 상장사들이 수익이 작년에 비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음. 작년 하반기 들어 시작된 주식시장의 '롱 랠리(long rally)'가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것에 대해 회의론도 제기. 일각에서 더 나아가 한국 수출의 경쟁력이 아예 상실될지도 모른다는 소위 'doomsday' 시나리오를 거론.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등 원화강세에 적응하는 노력 경주. 원화강세가 본격화된 2003년부터 원가절감과 동시에 환헤지, 수출시장 및 결제통화 다변화 등 대책 마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선도기업들은 국내외 의견을 수렴하면서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비가격경쟁력의 강화를 통해 향후 수출가격 인상을 준비.

지금까지 원화강세에 대한 기업들의 적응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이었으며 향후 어떠한 추가노력이 필요한지를 점검해볼 시점. 원화의 '나홀로 강세'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는 하나
글로벌 달러 약세현상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 위안화 절상, 엔캐리 트레이드 축소 등에 의한 엔화의 강세 반전 등. 원화강세를 추세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적응 노력을 계속해 나가면서 미진하거나 보완해야 될 점을 점검하고 실천할 필요. 80년대 중반 급격한 엔고 시절 일본기업들의 적응 노력은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음

2. 상장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 추이

대체로 잘 적응해왔으나 2005년 이후 적응여지가 축소되는 양상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하락에 잘 적응하면서 손익분기점 환율을 낮추어 왔으나 작년부터 이러한 여지가 줄어드는 모습. 2003∼2005년의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은 14% 하락했으나 상장사들(제조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도 12% 하락.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1.9% 하락하였고 동기간 코스닥 상장사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2.8% 하락. 특히 전년 대비 원/달러 환율이 48원 감소한 2004년의 경우 기업들은 손익분기점 환율을 전년 대비 80원 이상 하락시키면서 잘 적응. 하지만 전년 대비 원/달러 환율이 120원이나 하락한 2005년에는 전년 대비 손익분기점 환율의 하락 폭은 30원 정도에 그침

환율하락에 적응여지를 나타내는 시장환율과 손익분기점 환율간 갭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적응여력인 연 평균 환율과 손익분기점 환율간 갭이 2004년에는 269원으로 증가했으나 2005년에는 160원로 급감. 2005년도 수치는 2003년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 이는 원화강세에 대한 기업들의 적응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은 현재 시장환율이 손익분기점 환율에 근접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보다는 코스닥 상장기업이 원화강세에 대한 적응여력이 떨어지며, 업종별로도 상당수 산업은 채산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 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 환율이 917원으로 나타나, 최근 시장환율인 930원대에 근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조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849원으로 분석. 단,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손익분기점 환율이 낮은 대기업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듦. 산업별로는 화학, 전기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손익분기점 환율수준에 도달. 최근 정밀기계와 자동차 산업도 손익분기점 환율에 근접해가는 모습

기업별로도 적응능력에 큰 차이
수출기업이 내수기업보다 원화강세에 대한 적응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며, 수출기업 중에서도 상위 기업과 그 외 기업 간의 큰 격차 존재. 내수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844원인데 비해, 수출기업의 경우는 863원으로 약 20원 차이.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후 계산한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더욱 상승. 두 기업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863원에서 916원으로 50원 이상 상승. 2005년 전산업 수출 대비 비중: 삼성전자 (16.2%), 현대자동차 (5.6%). 수출 제조기업 중 수출액 상위기업과 그 외 기업간에는 100원 이상의 손익분기점 환율 차이가 존재. 2005년 수출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과 그 외 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836원 vs. 939원

산업별로 개별기업의 손익분기점 분포가 상이하므로 원화강세의 부정적 영향 정도는 산업마다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추정. 자동차 산업의 경우 개별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900∼1,000원 근처에 밀집해 있어 원화강세 지속은 산업 전체의 영향. 전기전자 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 환율의 분포가 상대적으로 분산되어있으므로 원화강세의 영향은 개별 기업마다 상이할 것으로 판단

손익분기점 환율은 기업의 원가절감 및 연구개발 노력 등과 연관
상장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변수에 대한 손익분기점 환율의 민감도를 측정한 결과, 비용절감과 달러화 결제비중 축소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남. 손익분기점 환율은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데 필요한 제반비용의 감소에 민감하게 반응. 산업별로 차이가 크지만 달러화 결제비중도 중요

연구개발 투자는 기업의 비가격 경쟁력 확보를 가능할 뿐 아니라 손익분기점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과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 사이의 관계를 실증 분석. 이 결과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관련 투자 비중의 1%p 상승은 30원 정도의 손익분기점 환율 하락으로 연결. 특히 전기전자 산업의 경우 그 효과가 제조업 평균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음

3. 시사점

원화의 고평가시기 도래, 세계경기 둔화 등 외부 환경악화에 대비
글로벌 달러 약세, 미국경기 둔화, 유가 상승 등으로 기업의 수출 채산성 악화와 함께 달러표시 매출액도 그 신장세가 갈수록 둔화될 가능성. 2003년 하반기 이후 2005년까지는 세계 경기가 호황이었지만 2006년부터의 세계 경기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 세계적인 주택시장 버블 파열 조짐,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의 조정 임박 징후 등.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수입자재비용의 약 1/3을 차지하는 유가의 급등으로 수입자재비용 오히려 상승

원화가 저평가 시기에서 고평가 시기로 접어 들면서 그 동안 원화 저평가로 누렸던 환율에 대한 이점은 소멸된 상태. 2006년 이후 원화는 1997년 11월 이후 2005년 말까지 지속된 저평가 시기를 마감하고 2006년부터 원화 고평가 시기에 진입.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당국의 대응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원화 강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극복하려는 노력이 요구

환율변화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기회의 시기로 활용
원론적인 원가절감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R&D 강화를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비가격 경쟁력 강화로 원화강세의 난국을 정면 돌파.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자세로 경영전반에 대한 비용절감 여지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여 원가절감 노력을 한층 더 제고. 디자인력, 브랜드력 등 비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 강화로 최근 들어 다소 상승세가 둔화된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높이는 데 주력. 달러표시 수출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2004년에는 원화강세에 대한 적응여지도 크게 나타남. 80년대 중반 엔고 시대에 일본기업들에서 교훈을 얻어 '한번 도전해보자'는 자세도 중요. 엔/달러 환율이 거의 반으로 떨어지면서 수출이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는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일본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로 난국을 정면 돌파. 위기의 시기를 도전의 해로 인식을 전환하고, '고급화', '브랜드가치 극대화', '생력화(원가절감)' 및 '현지화 전략' 등에 주력. 도요타는 원가절감과 고급화전략으로 3년간 제조원가를 약 30% 절감했으며, 렉서스 브랜드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때도 이 시기. 캐논은 엔고 현상이 가속화되자 제품생산비중을 일본:미국:유럽=2:1:1로 목표하는 '211구상'을 통해 해외생산 50% 달성을 위해 노력. 실증분석결과가 보여 주듯 장기적 차원의 연구개발투자는 손익분기점 환율 하락시켜 기업의 내성을 키우는 데 일조

아시아 통화 및 유로화에 대한 결제 비중을 높이는 등 결제통화를 다변화하고 달러 이외의 통화의 거래를 활성화.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될 전망인 바, 달러화 결제 비중을 축소하여 향후 원화강세 지속으로 인한 수익성에 대한 악영향을 완화. 한국 기업의 달러화 결제비중은 82.4%(2005년 기준)로 일본(52.4%),프랑스(34.2%), 독일(32.3%), 이태리(20.5%), 헝가리(12.2%)3)보다 매우 높은 편. 기업의 결제통화 다변화를 위해 이종 통화간 거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여 국내 외환시장의 양적, 질적 향상을 도모....삼성경제연구소 김정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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