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총 논평-문화의 탈을 쓴 졸속 전시행정 ‘노들섬예술센터’ 건립 사업을 철회하라
그러나 이상하게도 시민의 참여를 강조한 서울시는 문화서울을 위한 구체적 계획 중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노들섬예술센터건립사업"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의 참여를 무시한 채, 진행과정상의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국제도시 경쟁력 강화 측면의 문화적 상징성, 도시경쟁력의 강화, 동북아문화중심 도시 및 문화예술 관광도시화 거점이라는 목표 아래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노들섬예술센터 건립 기본계획을 세웠다. 건립 계획 초기 예산이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시민의 혈세를 사용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사업계획과 시민의 의견을 수렴할 공개 공청회도 없이 타당성 조사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노들섬 부지를 매입했으며, 옹벽철거를 위한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에 포함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매년 1,000억원씩 2010년까지 5,000억원의 건립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하였다.
이에 대해 지난해 2월 서울시의 투자심사위원회는 신규 심사 항목으로 제출된 ‘2,905억원의 문화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조건부추진’으로 결정하고, ‘부지매입은 추진하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완료 후 재상정할 것’, ‘관계기관과의 협의 및 사전환경성검토, 환경영향평가, 기술용역타당성심의 등 제반 절차에 따른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것’, ‘문화단지의 명칭을 포함한 시설내용에 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추진할 것’, ‘향후 중기재정계획에 반영하여 재정투자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할 것’을 사업추진을 위한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위의 조건들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설계 아이디어 공모과정에서 사업예산이 5,000억 원대로 늘어나게 되자 일괄입찰 방식인 턴키방식에서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전환시켜 사업비를 줄였으며 착공도 2006년에서 2008년으로 일정을 바꿨다. 이와 같은 사업방식과 사업일정의 변경은 애당초 노들섬예술센터사업계획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공연기획 전문가에 의하면 전용극장은 다른 일반 건축물과는 달리 무대 및 음향시설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인데,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진행을 하면 부실공사의 가능성과 전문적인 영역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시간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작부터 부실공사의 위험이 있는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애초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예술의 전당 등 기존의 시설이 졸속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고급 전문공연을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으면서 기존 공연장 사례에 대한 반성없이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과정 또한 졸속으로 진행하는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 이는 문화도시 서울의 첫 단추부터 여전히 시민참여라는 껍질 속에 알맹이는 그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를 행정을 위한 행정만이 존재함을 극명히 드러내는 것이며, 애초의 목적과 계획에 상관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무책임한 시정과 예산낭비 시정의 전형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후보들은 “노들섬예술센터”건립에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고작 임기를 한 달여 밖에 남기지 않은 이명박 시장은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서울을 건설하겠다면서 정작 시민사회단체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지적한 “노들섬예술센터”에 대한 문제제기를 외면한 채 오는 5월 23일 노들섬에 청소년음악당 기공식을 진행하려고 한다. 어떤 일이든지 문제가 제기되면 사업이 시작되기 이전에 충분히 검토해보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이지 일단 저지르고 보겠다는 태도는 위험하다. 더구나 천만 서울시민의 혈세가 적게는 5000억원 많게는 1조원이나 투입되는 대규모의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었으면 의당 시일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검토하고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시정을 책임지는 사람의 역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노들섬예술센터건립반대 시민모임에서는 이명박 시장이 노들섬예술센터에 관한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가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난을 멈추고 무리한 공사 진행을 중단하여 서울시청사 건립을 차기 서울시장에게 넘겼듯이 “노들섬예술센터”건립과 관련한 모든 계획을 차기 시장에게 넘기길 강력히 촉구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장후보들은 자신들이 밝힌 노들섬예술센터건립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향후 시장이 되었을 때, 시민이 소외된 노들섬예술센터건립계획을 백지화하겠다는 확약을 촉구한다.
또한 차기 시장은 앞으로 서울시에 시민이 직접 예산 편성권과 심의권을 갖게 하는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통해 시정의 중심이 항상 시민이 되어 오늘의 “노들섬예술센터건립사업”과 같은 예산낭비 졸속 행정이 다시는 서울시에 발붙일 수 없게 되길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06년 5월 17일 노들섬예술센터건립반대 시민모임
웹사이트: http://www.kp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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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자료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가(이) 작성해 뉴스와이어 서비스를 통해 배포한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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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5일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