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성명-제4회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맞아
네 번째 세계문화다양성의 날을 맞는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심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2005년 10월 유네스코 총회에서는 ‘문화다양성 협약’이 미국과 이스라엘만 반대한 가운데 148개국이 압도적으로 지지해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자유무역 질서에 의해 파괴되어온 인류의 문화생태계를 복원하고 ‘공존과 교류’라는 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 세계 각국이 협력할 기반을 만든 문화사적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문화다양성 협약 채택이후, 세계 각국은 문화다양성 협약의 비준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약 채택이후 7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이미 캐나다와 모리셔스가 국내 비준 절차를 마치고 비준서를 유네스코에 기탁하였고, 멕시코와 부르키나 파소, 캄보디아는 국내 비준을 마치고 비준서 기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 경우 핀란드, 프랑스, 오스트리아, 키프로스, 슬로바키아 등의 유럽 국가들이 향후 몇 달 내에 비준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며, EU는 다수 회원국의 비준이 완료되는 대로 공동으로 비준서를 기탁할 예정이다.
이것이 국제사회의 진정한 대세임에도, 문화다양성 협약 지지에 한 표를 행사했던 한국정부는 나머지 147개 협약 지지국에 등을 돌리고 협약정신에 반하는 행태에 앞장서고 있다. 문화는 통상협정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주권국가는 자국문화 진흥을 위한 문화정책을 시행할 주권을 가진다는 것이 전세계가 동의한 문화다양성 협약의 정신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한미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면서 전제조건으로 스크린쿼터를 반으로 줄이라는 미국에 요구에 굴복하였다. 앞으로 얼마나 더한 문화시장 개방으로 문화의 가치를 시장에 내동댕이칠 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 문화예술인은 한미FTA가 문화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끔찍한 재앙을 몰고 올 것이 분명하기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 설 것이다. 이것이 문화다양성의 날이 갖는 의의를 실천하는 길이라 믿는다. 아울러 행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할 의무가 있는 국회에 요구한다. 조속히 문화다양성 협약의 비준절차를 마무리하여 현 정부가 초래한 국가적 불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하길 바란다. 세게 문화다양성의 날이 그 본래 취지대로 다양한 인류의 문화를 마음껏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날이 될 수 있도록 위정자들의 천박한 문화인식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결의한다.
2006. 5. 19
한미FTA 저지와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한 문화예술 공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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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문화연대 김상민 02-754-8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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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8일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