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 17호(2006년 여름호) 출간
'작가들' 17호 표지
임선기 시인 외에도 「작가들」 여름호는 지역 내외에서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시인들의 다채로운 시 작품들로 하여 풍성한 <시>란을 꾸미게 되었다. 신현수, 김정희, 정민나, 김형식, 조영관, 하승무, 김경철, 조동례 시인의 작품은 그야말로 신선한 시적 성찰의 언어를 보여줄 것이다. 여기에 꾸준하게 문학적 성과를 창조하고 있는 소설가 김혜경, 홍명진, 최경주의 단편과, 3회의 연재 만에 이번호를 끝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유채림의 장편 「금강산, 최후의 환쟁이」가 게재됨으로써 창작을 본령으로 하는 문학지 「작가들」의 위상이 한층 공고해졌다고 자평한다. “우리네 민족분단사는 과거사이며 현재진행중이다. (······) 거대한 담론대신 신변잡기가 유행하고, 또 그것이 돈이 된다. 다 떠났다. 그 텅 빈곳에서 나는 (···) 보수니 진보니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예술적 완성도에 모든 것을 걸고 한 화가의 아름다운 생을 그렸다.”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 분단사의 문제를 한 장인적 예술가의 삶을 통해 재조명한 장편 「금강산, 최후의 환쟁이」는 우리 소설계에 새삼 묵중한 문제의식을 던져주거니와, 연재를 마치고 곧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번호의 평단 또한 다른 호에 비해 풍성해졌다. 한동안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천명관의 장편 「고래」를 이론적으로 깊이 있게 파고든 임병권의 평론을 비롯하여 여성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천착하는 작가 박정애에 대한 류수연의 작가론 그리고 글쓰는 아이들을 주인공한 한 아동문학작품을 통해 작가의식의 깊은 곳을 엿본 박숙경의 아동문학 평론 모두 우리 문학을 더 깊이 이해하는 도움을 주고 있다.
「작가들」이 터하고 있는 인천 지역의 생활과 그 주변을 파고드는 『작가들』만의 고유한 목소리인 <현장통신>에서는 연속기획으로 진행하고 기록하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인천지역 민간인 학살」의 전체적 개요를 정리하였고,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역사적 평가와 정당한 명칭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5·3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성찰을 시도한 정치평론을 수록하였다.
「작가들」은 이번호의 특집으로, 인천작가회의의 전 부지회장이자 계간 「작가들」의 편집자문위원이었던 고 박영근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추모하는 특집을 마련하다. 시인의 연보와 함께 그의 시 세계의 본령을 보여주는 시 작품 7편을 후배인 이세기 시인을 선하여 연보와 함께 수록하였다. 시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선배 시인 이경림 시인이 「조사」를 써주셨고, 친구이자 동료였던 문학평론가 김창수가 그의 인간적인 풍모와 죽음을 예비한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음미하게 하는 추모의 비평문을 보내주었다.
시인 박영근은 1958년 9월 3일 전북 부안에서 출생하여 1981년 시 「수유리에서」를 발표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 혹독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지난 뇌수막염과 폐혈증으로 별세할 때까지 「취업공고판 앞에서」 「대열」 「김미순전」『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저 꽃이 불편하다』등 우리 시사에 지울 수 없는 또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를 잃은 것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커다란 충격이며 손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갑자기 마련한 이 추모 특집이 그의 웅숭깊은 서정성과 탁발한 리얼리즘 정신을 어찌 다 담아낼 수 있으랴만, 이를 통해서나마 우리 모두의 안타까운 마음과 비통함을 조금이라도 달래보고자 하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웹사이트: http://www.writer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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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작가회의 이희환 010-7123-8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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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10일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