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베르너 헤어쪼그 특별전
- 베르너 헤어쪼그
베르너 헤어쪼그는 1970년대 ‘새로운 독일영화’를 함께 이끌었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나 폴커 슐뢴도르프, 알렉산더 클루게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낭만주의 전통의 연장선상에 서 있는 예술가이다. 극한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목표를 추구하며, 고통 속에서 결코 희망적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과 직면하는 그의 영화는 일관되게 사회의 외톨이를 묘사해 왔다. 정상인이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 혹은 사회의 부적응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의 영화는 주류영화의 틀에서 벗어나고 사회를 공격하면서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을 비추고, 우리들 자신의 존재와 우리를 존재케 하는 현실을 사유하게 한다.
페루 산악지대에서, 전투를 방불케 한 극단적인 로케이션과 촬영에 넌더리를 내던 클라우스 킨스키에게 총을 겨누고 "영화를 찍을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죽을 것인가?"를 물었다는 대표작 <아귀레, 신의 분노>를 비롯한 대표작 아홉 편을 상영한다. 헤어쪼그가 작업하는 영화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작품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행사명 : 베르너 헤어쪼그 특별전
주 최 :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주한독일문화원
후 원 : 루프트한자, 영화진흥위원회
일 시 : 2006. 6.14 Wed. - 6.22 Thu.
장 소 :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낙원상가4층)
문 의 : 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특별행사 안내
행사명 : 베르너 헤어쪼그 특별전 (총 50점 전시)
주 최 :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주한독일문화원
후 원 : 루프트한자, 영화진흥위원회
일 시 : 2006. 6.14 Wed. - 7.7 Fri.
장 소 :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낙원상가4층)
문 의 : 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 위 사진전은 2004년부터 전 세계에서 순회 전시되고 있습니다.
"나는 내 자신의 영상문법에 따라 영화를 찍고, 우리의 시대에 걸맞는 이제까지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영상을 찾고 있다."
베르너 헤어쪼그는 그의 영화에서 항상 신체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힘을 요구하고 있다. 영상의 신뢰성은 그에게 있어 거의 고통의 한계점까지 다다르는 실제의 체험에서 생겨난다. 헤어쪼그는 그의 연출 스타일을 우선 "육체적인 작업"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산문의 형태로 쓰인 그의 시나리오들은 즉흥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두고 있다.
스틸 사진가로 헤어쪼그의 영화 세 편을 지켜보고 기록했던 비트 프레서는 이러한 육체적인 측면을 확신을 갖고 앵글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사진 속에서 헤어쪼그는 움직이고, 뛰며, 지휘하고 있는데, 그는 열정에 찬 연출가며 그의 영화에서 지칠 줄 모르는 엔진과도 같다.
상영작 Films (총 9편)
난쟁이도 작게 시작했다 Auch Zwerge haben klein angefangen 1970 독일 96min 35mm B/W
파타 모르가나 Fata Morgana 1970 독일 79min Color
침묵과 어둠의 땅 Land des Schweigens und der Dunkelheit 1971 독일 85min Color
아귀레, 신의 분노 Aguirre, Der Zorn Gottes 1972 독일 93min Color
카스퍼 하우저의 신비 Jeder für sich und Gott gegen alle 1974 독일 109min Color
유리의 심장 Herz aus Glas 1976 독일 94min Color
슈트로스첵 Stroszek 1977 독일 109min Color
코브라 베르데 Cobra Verde 1987 독일 111min Color
나의 친애하는 적-클라우스 킨스키 Mein Liebster Feind - Klaus Kinski 1999 독일, 핀란드, 영국, 미국 95min Color
상영시간표 Schedule
※ 1회 관람료 6,000원/청소년 5,000원
인터넷 예매는 맥스무비(www.maxmovie.com), 무비OK(www.movieok.co.kr) 등 지정예매사이트에서 가능합니다. 현장 예매는 6월 14일(수) 오후 12시부터 시작합니다.
※ 문의: 서울아트시네마 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상영작 상세 소개
난쟁이도 작게 시작했다 Auch Zwerge haben klein angefangen 1970 독일 96min 35mm B/W
출연: 헬무트 도링, 게르트 지켈
영화의 등장인물 전부가 난쟁이인 영화. 이 작품에서 '난쟁이'는 인류를 가리키는 은유로 쓰이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난쟁이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동일한 장애와 한계를 갖고 있지만, 그들은 자신보다 못한 단점을 지닌 다른 난쟁이들을 괴롭히는데 주력한다.
이를테면 좀 더 키가 작거나 장님인 난쟁이들을 괴롭히는 식이다. 영화의 이런 테마는 자신이 가진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좀 더 많은 한계를 가진 대상에게 자신의 폭력적인 양상을 투영하는 인류를 강렬히 빗대고 있다.
파타 모르가나 Fata Morgana 1970 독일 79min Color
출연: 볼프강 폰 운게른 스테른버그, 유겐 데스 몬타그네스
죽음 혹은 사멸화된 식민주의에 관한 SF적인 엘레지. 이국적이고 자연과의 전투적인 로케이션을 즐기는(?) 헤어쪼그는 여기서는 사하라 사막을 선택한다. 그 사막의 이미지는 신기루처럼 다루어진다. 절멸을 의미하는 죽음처럼.
침묵과 어둠의 땅 Land des Schweigens und der Dunkelheit 1971 독일 85min Color
출연: 하인리히 플레이쉬만, 블라디미르 코콜, 피니 슈트라빙거
이 다큐멘터리는 청소년기 이후부터 벙어리에 장님이 된, 그러면서도 다른 장애인의 대변자로서 일하는 피니 슈트라빙거를 따라가면서 장애인들이 어떻게 세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에 대해 보여준다. 자신들을 무참히 외면한 그 세상을 말이다.
헤어쪼그의 영화들이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으로 극히 냉소적이며 잔인하고 광기서린 ‘고통’ 이라면, 그의 이 휴머니스트적인 다큐멘터리는 관객에게 그 고통이 일종의 숭고한 희망이라는 것과 서로 긴장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귀레, 신의 분노 Aguirre, Der Zorn Gottes 1972 독일 93min Color
출연: 클라우스 킨스키, 헬레나 로조
1560년,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를 찾아 나선 스페인 군대, 군대를 이끄는 장군 피사로는 정글에 막혀 꼼짝 못하게 되자, 엘도라도로 가는 길을 미리 확인할 선발대를 뽑는다. 부대장 아귀레는, 대장으로 임명된 우르수아와 40명의 병사와 노예를 이끌고 흙탕물 가득한 아마존 강을 따라 내려간다. 아마존의 거센 소용돌이에 뗏목 하나가 도리 없이 갇혀버린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부하들을 구하려는 우르수아와, 이에 맞서는 아귀레. 인디언들의 공격과 거센 물살로 더 이상의 탐험은 무리라고 판단한 우르수아는, 선발대를 되돌려 피사로에게 돌아갈 것을 명령한다.
카스퍼 하우저의 신비 Jeder für sich und Gott gegen alle 1974 독일 109min Color
출연: 브루노 S., 발터 라덴가스트, 브리짓 미라
1828년 오순절 일요일 뉘른베르크에서는 길에 버려진 부랑아 카스퍼 하우저에 관한 소문이 퍼진다. 그는 이제까지 사슬에 묶여 지하실에서 식물처럼 살았다. 한 남자가 그를 해방시켜주었고 걷는 것과 서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몇 마디 말과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는 정도까지 가르쳤다. 소년은 카스퍼 하우저로 불렸다. 서커스단에서 잠시 있다 한 교수 집으로 도망 온 그는 그때부터 학문과 음악, 미술, 종교 언어 등을 접하게 된다. 심술궂은 사람들은 그를 실험대상으로 삼고자 했고 차츰 자기 나름대로의 자아세계를 형성하게 된 그는 종교와 합리주의에 갈등을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한다. 그는 어느 날 길에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게 된다. 1833년 두 번째 폭행을 당하고 가슴 깊숙이 칼로 찔린 채 살해된다. 사람들은 그의 기형성을 분석해보기 위해 시체를 해부한다.
유리의 심장 Herz aus Glas 1976 독일 94min Color
출연: 요셉 비어비클러, 스테판 귀틀러, 소냐 스키바
19세기 바바리아 지방의 유명한 전설을 기초로 한 영화. 진홍의 유리로 이름높은 마을에서 유리장인이 제작비법을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난다. 유리공장의 젊은 주인은 비법을 찾으려 하지만 아무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다. 포기하지 않고 비밀을 밝혀내려고 애쓰던 공장주는 결국 유리에 넣을 처녀의 피를 구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그러나 이것마저 실패하자, 공장에 불을 질러버린다. 이때 예언능력을 가진 양치기가 방화혐의로 체포되어, 살인혐의로 수감된 공장주와 만나게 된다. 헤어쪼그의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기묘한 영화. 최면에 빠질 듯한 영상과 매혹적인 음악이 멜랑콜리한 정서를 자아내며, 초월적이며 시적인 대사가 인상적이다.
슈트로스첵 Stroszek 1977 독일 109min Color
출연: 브루노 S., 에바 마테스
알콜중독자인 떠돌이 악사 브루노 슈트로스첵은 감옥에서 나온 후 매춘부 에바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포주의 폭력을 피해 미국에서 새롭게 시작하기로 한다. 위스콘신의 평원에 도착한 그들은 신세계에서의 새 삶을 꿈꾸지만, 행복한 날들은 오래 가지 못한다. 트레일러와 컬러TV를 사느라 빌렸던 은행의 대부금을 갚지 못해 모든 것이 압류되고, 에바마저 트럭운전수와 떠나버린다. 비탄에 빠진 슈트로스첵은 술에 절어 목적 없는 길을 떠난다. 헤어쪼그의 전형적인 인물인 나약하고 고독하며 소외된 존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주연을 맡은 브루노 S.는 사생아로 태어나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등 불행한 삶을 살았던 화가 겸 음악가로 <카스퍼 하우저의 신비>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코브라 베르데 Cobra Verde 1987 독일 111min Color
출연: 클라우스 킨스키, 킹 앰파우
코브라 베르데는 "Slave Coast(노예해변)"라는 영어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노예해변은 서아프리카의 기니 만에 위치한 19세기 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중심지였다. 이 영화는 브루스 체트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헤어쪼그가 클라우스 킨스키와 함께 작업한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가나,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강행된 이 영화는, 노예무역의 활성화를 위해 일종의 무역관리인으로서 서아프리카로 보내졌던, 브라질 태생의 코브라 베르데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프리카에 고립되어 점점 공황상태에 빠지고, 증오만을 키우던 베르데는 해안의 버려진 요새로 숨어 들어가 군대를 조직하고 광대한 노예무역 사업을 송두리째 거머쥐려는 야심을 품는다. 코브라 베르데의 자기 파괴적이고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지극한 폭력성과 우매한 욕망을 헤어쪼그와 킨스키는 능숙하고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제목에서 'Verde'는 영어로 'green'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다.
나의 친애하는 적-클라우스 킨스키 Mein Liebster Feind - Klaus Kinski 1999 독일, 핀란드, 영국, 미국 95min Color
출연: 클라우스 킨스키, 베르너 헤어쪼그
1991년 사망한 독일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 그는 베르너 헤어쪼그 감독의 페르소나이며, 헤어초크 감독과 애증의 관계를 넘나들며 예술적 교감을 이루었다. 헤어쪼그는 킨스키가 죽은 후, 킨스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들고 그와 함께 했던 시간과 그 속에서 피어난 감정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99년 칸 국제영화제 상영작.
감독 소개
- 베르너 헤어쪼그에 관하여
세계영화계에 독일영화의 중흥을 알린 ‘뉴저먼 시네마’.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로 대표되는 이 경향은 1962년 2월 "아버지의 영화는 죽었고, 우리는 새로운 영화를 믿고 새롭게 나아갈 것이다." 라는 <오버하우젠 선언>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들은 2차 대전을 거치며 이전의 고유 전통과 단절된 기존의 독일영화에 대한 대안으로 출발하였다. 그 당시 베르너 헤어쪼그는 뮌헨에서 자신의 공식적인 첫 (단편)영화인 <헤라클레스 Herakles>를 만들기 위해 철강소에서 일하며 돈을 모으고 있었다. 1942년생인 헤어쪼그는 학교를 싫어했고, 18세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아프리카 수단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이 여행 중에 쥐에 물려 5일 동안 창고에서 고생을 하기도 했다. 세계 각지를 방황하던 그는 뮌헨으로 돌아와 단편 <헤라클레스>를 만든 뒤, 미국 피츠버그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이곳에서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총기밀수에 관여하기도 했으며, TV 방송국에서도 일했다. 하지만 헤어쪼그는 영화학교를 다닌 적도 없으며, 공식적인 교육을 받지도 않았다. 68년에 만든 헤어쪼그의 첫 장편 <삶의 기호 Lebenszeichen>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주목받는 감독이 되었다. 71년 <난쟁이도 작게 시작했다>와 <파타 모르가나>를 거쳐 72년작 <아귀레, 신의 분노>로 헤어쪼그는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잡게 된다. 이 작품은 국내 팬들에게는 그의 대표작으로 인지되고 있을 만큼 잘 알려져 있으며, 헤어쪼그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와 처음 만나 찍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정작 <아귀레, 신의 분노>가 유명한 이유는 이 작품이 이후에도 계속 반복되는 헤어쪼그의 극영화 스타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헤어쪼그 영화의 주된 테마는 극한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목표를 추구해 가는, 그 고통 속에서 결코 희망적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과 직면하는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헤어쪼그의 영화는 기이하고 폭력적이다. 그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아웃사이더이고, 주변부 인물들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경우가 흔하며 패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무너져 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로 헤어쪼그를 숙명론자라고 그리고 비정상을 사변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헤어쪼그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합리적인 회의론으로 인간의 한계를 계몽적인 방법으로 드러낸다.
뉴 저먼 시네마(신 독일 영화 / New German Cinema / Das Neue Kino) 소개
1960년대부터 70년대에 거친 새로운 영화운동. 뉴 저먼 시네마를 시기적으로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1962년의 오버하우젠 선언부터 1979년 함부르크 공표까지이다.
독일영화는 1920년대의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쇠퇴와 나치즘의 대두로 활기를 잃게 되었고, 전후에는 전범국가에 대한 연합국의 통제에 의해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되었다. 독일 영화의 기반이 약해진 이러한 상태에서 무차별적으로 수입된 할리우드 영화는 독일 영화의 쇠퇴를 더욱 가속화 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1962년 오버하우젠 영화제(Oberhausen Film Festival)라는 단편 영화제에 참여하였던 독일의 26명의 젊은 영화 작가들은 그 중 알렉산더 클루게(Alexander Kluge)를 중심으로 기존의 관습적인 영화 산업 구조로부터 탈피하며, 시대와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기존 영화에 대한 파산선고를 내리는 "오버하우젠 선언"을 채택한다. 아래는 그 선언문 중 일부이다.
"이제 새로운 영화가 도래할 기회가 왔다.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독일의 단편 영화들이 토대가 되어 새로운 독일의 장편영화를 만들게 될 것 이다. 이 영화들은 새로운 자유를 원한다. 기존의 산업적 관심으로부터의 자유, 상업적 고려로부터의 자유, 특정 그룹의 지배로부터의 자유를. 이제 아버지 세대의 영화는 죽었다. 우리는 새로움을 신봉한다."
이러한 선언에 관심을 가진 연방정부는 '청년 독일 영화 관리국(Kuratorium Junger Deutscher Film)'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만들어 지원하였으며, ARD, ZDF등의 TV방송국에서도 이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그 후 몇 년 뒤 이들을 지원할 재정이 바닥나고, 새로 제정된 독일의 영화 지원책이 마련되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은 유명무실하게 된다. 그 후 여러 감독들이 직접 '작가 영화 제작사(Filmverlager Autoren)'를 설립하여 TV방송국들과의 협력 하에 공동으로 제작비를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기존의 영화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화 만들기의 시도에 의해 국제적인 관심을 끈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폴커 슐렌도르프(Volker Schlondorf)의 <젊은 퇴를레스 Der Junge Torless>(66)와 알렉산더 클루게의 <어제의 소녀 Abschied von Gestern>(66)등의 작품들이 그것이다.
그 뒤 이 운동은 70년대에 들어서 절정을 맞게 되는데, 그 시기의 대표적인 세 감독으로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einer Werner Fassbinder), 베르너 헤어쪼그(Werner Herzog), 빔 벤더스 (Wim Wenders)를 꼽을 수 있다.
베르너 헤어쪼그는 뉴 저먼 시네마의 감독중 가장 광적인 감독으로 평가된다. 특히 엘도라도를 찾아나선 스페인 군대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그린 그의 대표작 <아귀레, 신의 분노>(73)는 그야말로 전쟁을 하듯 남미의 정글에서 촬영되었고, 80년대 우리나라의 영화광들의 필수목록에 오르곤 했던 작품이다. 그 외의 헤어쪼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피츠카랄도 Fitzcarraldo>(82)가 있다.
그리고 뉴 저먼 시네마의 요절한(36세의 나이로 사망) 천재인 파스빈더는 독일 사회의 부조리와 편견, 그리고 파시즘을 브레히트의 소외효과와 할리우드의 멜로 영화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으로 그려냈다.
그는 13년 동안 40여편의 영화를 만든 다작(多作)으로도 유명하다. 파스빈더의 대표작으로는 <사계절의 상인 Der Handler der vier Jahreszeiten>(71),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Angst essen seele auf>(74),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Die Ehe der Maria Braun>(78)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벤더스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갖춘 일련의 영화들로 산업 사회속에서 소외되어가는 인간의 비극과 독일 전통에 대한 거부를 다루었고, 특히 소위 그의 로드무비 3부작이라고 일컬어지는 <도시의 앨리스 Alice in den Statden>(74), <잘못된 움직임 Falsche Bewegung>(74), <시간의 흐름 속에서 Im Lauf der Zeit>(75)에서는 그들의 정신적 뿌리를 잃은 독일 젊은이들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외 그의 대표작으로는 <미국인 친구 Der Amerikanische Freund>(77), <파리 텍사스 Paris, Texas>(84), <베를린 천사의 시 Der Himmel uber Berlin>(87)등이 있다.
뉴 저먼 시네마의 철학이나 스타일은 감독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해서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려우나, 그들은 공통적으로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영화 속에서 그에 대한발언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네오 리얼리즘, 프랑스의 누벨 바그 운동으로 이어져 온 예술영화 운동을 계승하고 있는 뉴 저먼 시네마 운동은 작가 영화가 산업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이며, 우리의 영화를 보건말건, 심지어는 우리 영화와 전혀 다른 영화를 꿈꾸는 관객일지라도 우리의 동조자다.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라고 한 79년 함부르크 선언은, 관객이 그들의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을 극복하지 못한 채 사라져갔다.
웹사이트: http://www.cinematheque.seoul.kr
연락처
서울아트시네마 이경선 02_741_9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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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9일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