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최근 재고흐름과 경기’

서울--(뉴스와이어)--최근 재고동향을 보면 생산자 제품의 재고증가세 확대.

2006년 2월 이래 생산자 제품의 재고증가세가 확대. 재고증가세는 2005년 9월 이후 4개월 연속 둔화추세를 보이다가 2006년 2월부터 증가세가 다시 확대. 생산자 제품의 재고증가세는 2006년 1월 0.2%에서 4월에는 3.7%까지 상승(전년동월대비 기준). 일반적으로 경기가 확장국면에 진입하면 의도된 재고증가로, 하강국면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재고 발생 등으로 재고증가세가 확대. 재고증가세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던 2003년 2/4분기이후 둔화되었으나 경기회복세가 약화되었던 2004년 2/4분기부터 증가세가 다시 확대.

업종별로는 전자부품 및 영상음향통신, 기계장비, 그리고 자동차 등에서 최근 재고가 늘어남(전년동월대비 기준). 4월 전자부품 및 영상음향통신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19.4% 증가하는 등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 기록. 특히 4월 반도체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29.6% 증가하면서 5개월 연속 20%대의 증가세를 지속. 기계장비업종의 재고증가세도 2005년 9월(17.1%)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었으나, 1월(2.7%) 이후에는 다시 큰 폭으로 확대. 4월 기계장비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16.8% 증가하여 2개월 연속 10%대의 증가세를 지속. 2005년 8월 이래 감소세를 지속하던 자동차 재고도 2006년 4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반전(4월 자동차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2.1% 증가) 재고는 경기판단의 유용한 지표 중 하나.

재고는 생산활동의 완충(buffer stock)역할을 할 뿐 아니라 경기판단의 중요한 척도. 생산완충모형(production smoothing model)에 의하면, 기업은 예상하지 못한 수요변동으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로서 재고를 활용. 기업은 수요변동에 대해 즉각적인 생산조정보다는 재고조정을 통해 수요변동을 흡수하면서 비용을 최소화. 최근 원고, 고유가 등 한국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재고를 통해 향후 경기향방을 진단할 필요성이 대두. 본고에서는 출하와 재고흐름을 통해 제조기업의 규모별·업종별 경기흐름을 판단하고자 함

경기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재고-출하"는 다음과 같은 역시계 방향의 순환을 보이면서 4가지 경기국면을 알려 줌.

- 경기수축기(재고조정): 수요감소로 기업들이 생산을 줄여 재고를 조정하는 단계→ 출하와 재고가 모두 감소
- 경기회복기(재고감소): 수요회복이 시작되면서 제품출하가 늘어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단계→ 출하증가 속에 재고감소세 둔화
- 경기확장기(의도된 재고증가): 수요증가에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생산을 확대→ 출하와 재고가 모두 증가
- 경기하강기(재고누증):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 출하부진으로 의도하지 않은 재고가 누적→ 출하둔화 속에 재고확대. 의도하지 않은 재고는 예측된 수요와 실제 수요와의 괴리로 인해 발생

최근 재고흐름으로 본 경기

현재 경기는 정점으로 이동 중
일반적으로 출하증가율과 재고증가율의 격차로 나타내는 '재고순환선'은 경기 저점 근처에서는 플러스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임. 재고순환선은 제 8순환기의 경기 저점(2001년 7월) 직후인 2001년 4/4
분기에 플러스로 전환(-8.0%p→ 1.6%p). 반대로 경기 정점 근처에서 재고순환선은 마이너스로 전환. 재고순환선은 제 8순환기의 경기 정점(2002년 12월) 직후인 2003년 1/4분기에 마이너스로 변화(11.5%p→ -5.1%p)

최근 재고순환선으로 본 경기는 아직 정점을 통과하지는 않은 상태. 재고순환선은 2005년 3/4분기에 플러스로 전환된 후 3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 그러나 2006년 1/4분기 이후 재고순환선의 기울기가 +에서 -로 바뀌면서 향후 "0"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 상반기 중 경기정점 발생 가능성. 재고순환선의 추이(%p): 0.6(2005년 3/4)→ 6.2(4/4)→5.4(2006년 1/4)→ 3.8(4월)

특히 최근 제조업의 재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동률 수준도 하락. 제조업의 재고율1)은 2006년 1월 89.1%에서 4월 96.8%로 3개월 연속 상승한 반면, 평균가동률은 4월 중 79.1%로 전월에 비해 2.4%p 하락. 현재 제조업의 평균가동률 수준은 과거 경기 정점 전후의 수준과 유사하여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2005년 이후 고점대비 4.4%p 하락. 과거 경기정점2) 전후의 평균가동률 수준은 79,3%(정점을 포함해 전후 3개월 평균). 2005년 이래 제조업 평균가동률의 최고수준은 83.5%(2006년 1월)

기업 규모별: 대기업은 회복, 중소기업은 부진
"재고-출하순환도"로 볼 때, 대기업 경기는 2005년 2/4분기 이후 경기회복세를 지속. 대기업 경기는 2005년 2/4분기 이후 출하증가, 재고둔화의 전형적인 경기회복세 패턴을 보임. 그러나 2004년 4/4분기 이후 둔화되던 재고증가세가 2006년 1/4분기 이후 점차 확대되는 양상. 재고증가세(%): 12.8(2004.4/4)→ 5.4(2005.4/4)→ 7.9(2006.1/4)

반면, 중소기업은 2005년 2/4분기 이후 경기침체 국면에서 탈피했으나 재고조정이 아직 마무리 되지 못한 상황→ 경기회복세가 미흡. 중소 제조업의 출하는 2005년 3/4분기부터 증가세로 반전되었으나, 재고는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 2006년 1/4분기 중 중소기업의 출하는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하고, 재고는 3.3% 감소. 이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수요증가세가 크지 않아 생산확대보다는 과거에 누적된 재고 방출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

업종별: 내수 및 경공업 부진, 수출 주력업종은 호조세.

음식료품과 섬유제품 등 내수위주 업종의 경기는 아직도 부진
- 음식료품: 2005년 4/4분기 이래 출하가 3분기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재고증가세도 둔화. 과거 내수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누적된 의도하지 않은 재고가 최근 빠른 속도로 조정 중. 기업의 재고부담을 나타내는 재고율은 2006년 1/4분기 중 122.3으로 2001년 3/4분기 이래 지속적으로 100을 상회.

- 섬유제품: 2000년 4/4분기 이래 출하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재고는 2003년 4/4분기부터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 재고순환으로 볼 때, 섬유제품은 2003년 4/4분기 이후 재고조정 국면에 진입하였으며, 관련 산업의 경기침체는 장기화되는 상황. 섬유제품의 생산은 2006년 1/4분기 -7.8%로 2000년 3/4분기 이래 감소세를 지속할 정도로 부진하고, 재고율도 지속적인 재고조정에도 불구하고 122.3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 및 영상음향통신장비는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경기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

- 전자부품 및 영상음향통신장비: 2005년 2/4분기를 저점으로 하여 현재 경기확장 국면에 위치. 동 부문의 재고는 2001년 3/4분기~2004년 2/4분기 수요회복 기간 중 대체로 축소되었으나, 2004년 2/4분기~2005년 1/4분기에는 출하 증가세 둔화로 재고증가세가 다시 확대. 2005년 2/4분기 이후 수요회복으로 출하가 20%대의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재고증가세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출하증가율보다 낮음. 동 부문의 재고율 수준도 2006년 1/4분기 75.2%(반도체는 79.1%)로 아직은 높지 않은 상황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의 경기는 회복세가 아직 미약하고, 특히 기계류는 상대적으로 재고부담이 높은 것으로 판단.

- 자동차: 재고-출하 순환 국면상으로는 경기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으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2005년 3/4분기 이후 점차 회복되는 모습. 2005년 3/4분기 이래 3분기 연속 감소추세를 보였던 자동차 재고는 2006년 4월 들어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 자동차의 수출증가율은 2006년 1~4월 중 전년동기대비 8.0%에 그쳤으나 5월 들어서는 10%대로 회복

- 기계장비: 2004년 3/4분기 이후 경기둔화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는 증가하는 추세. 2006년 1/4분기 중 기계장비 출하는 전년동기대비 3.6% 증가에 그친 반면, 재고는 12.3% 증가(2006년 1/4분기 재고율 94.0%)

시사점

상반기 이후 경기 둔화 가능성 상존
재고흐름으로 본 최근 경기는 아직 정점은 지나지 않았으나, 정점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2006년 1/4분기 이후 재고순환선의 기울기가 '+'에서 '-'로 전환. 또한 4월 중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 수준도 다시 80% 이하로 하락

2006년 1~5월 중 수출이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타 경기관련 지표는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음. 원고 및 고유가 속에 하반기 기업의 생산활동이 둔화될 조짐.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전월에 비해 3개월 연속 하락. 주가불안 속에 소비심리도 다시 약화. 주가는 5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 때 1,300선 붕괴. 소비자기대지수(통계청)는 104.5(1월)에서 100.6(4월)으로 3개월 연속하락

기업은 재고관리와 신규 수요창출에 매진
기업 스스로 주요 품목별 재고수준에 대한 진단을 강화하여 품목별 강약점을 찾는 기회로 활용. 일부 품목의 장기간 지속되는 재고조정은 경기 외적인 구조적 문제로 인식할 필요. 수요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과잉설비 보유로 인한 초과생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 경기상황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재고보유도 기업의 비용부담만 가중. 기업의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재고관리 방식의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

재고관리와 더불어 신규수요 창출 등으로 수요변동의 충격을 일정 부분흡수. 기존 제품의 문제점에 대한 소비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 고객층의 이탈을 방지. 기업의 수익원천인 소비자들의 니즈를 경쟁기업보다 한발 앞서 파악하여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신규 수요처를 확대....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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