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더 재밌다! ‘오프사이드’ 속 이란축구

뉴스 제공
스폰지
2006-06-09 18:50
서울--(뉴스와이어)--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개봉하는 축구영화 <오프사이드>의 배경이 눈길을 끈다.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금하는 이란에서 소녀들의 경기장 진입작전을 그리는 이 영화는 비록 그라운드에서 뛰는 축구선수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2006 독일 월드컵 출전을 결정짓는 실제 예선경기(2005년 6월 8일,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 이란 Vs 바레인 전)를 배경으로 촬영된 덕에 풍요로운 디테일과 함께 밀도 높은 현장감을 안겨주고 있다.

월드컵 참가국의 전력 및 선수구성은 어느덧 상식이 되어가는 요즘, 한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이란의 대표팀에도 관심을 돌려보자. <오프사이드> 속 그녀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안달하는 이란팀, 그들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아도 영화는 훨씬 더 재미있어진다.

이란이 2006 독일 월드컵에 오기까지~!

이란은 바레인, 북한, 일본과 함께 월드컵 예선 아시아 2조에 속하며 일본에 이어 아시아 조 2위로 독일 월드컵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시안컵에서는 당당히 역대 1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아시아 최강자이지만 월드컵 운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이번이 겨우 세번째 참가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이어 1998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 진출, 2002 한일 월드컵으로 2회 연속 진출을 꿈꾸었으나 아일랜드전에서의 패전으로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일까지 오는 길도 순탄치 만은 않았다. 2005년 북한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경기에서 이란은 2대 0으로 승리하였으나 이에 성난 북한 군중들이 이란팀에 물건을 던지는 등 혼잡한 상황이 이어져, 이에 FIFA에서는 북한에 제 3국에서 관중없이 경기를 치루게 하는 조치를 취하게 했다. 홈경기에서의 열광적 반응은 이란도 못지 않아서, 이란에서 치루어진 대 일본전에서는 자그마치 11만명의 사람들이 경기장 주변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경기 진행을 위해 배치된 군인들의 과잉진압으로 7명이 죽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오프사이드>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 때 밝혀지지 않은 7번째의 사망자가 소녀라는 루머를 소개했는데, 영화 속에 일본 전 경기에서 친구를 잃은 소녀가 등장하기도 한다.

<오프사이드>는 비록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니지만, 2005년 6월 8일 아자디 경기장에서 치뤄진 이란Vs 바레인 경기 현장에서의 촬영으로 이란의 독일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그 날의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란의 슈퍼스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란의 축구선수들

이란의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유럽,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 리그에 속해 있으며 각기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세가 대단하다. 이란팀에게 독일 월드컵은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라는 분석과 함께 평가전에서의 연이은 승리로,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되는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오프사이드>에서 소녀들은 끊임없이 대표팀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축구의 국제대항전인 A매치 통산 최다 골잡이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이란팀의 노장, 알리 다에이를 비롯, 십대 유망주로 시작해 이란의 차세대 대들보로 성장한 카리미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선수 4명을 소개한다.

기네스 기록 A 매치 최다 득점왕
알리 다에이
생년월일: 1969년 3월 21일
키: 192 cm
포지션: 공격수
소속팀: 사바 바테리 테헤란 (이란)

올해 37세의 노장이지만 아직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선수. 이란팀이 독일로 오기까지 알리 다에이는 예선전에서 이미 9개의 골을 기록해 아시아 최다 득점왕의 자리에 올라 있다. 그 스스로 잊을 수 없는 경기라고 이야기하는, 그리고 한국이야말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1996년 AFC 아시안컵의 한국전으로 유명하다. 후반전 초반까지 2-1로 뒤지고 있던 이란팀은 다에이의 도움으로 동점골을 기록했고 뒤이어 다에이 혼자 무려 4골을 더 몰아넣어 결국 6-2의 놀라운 역전승을 거두었다. 국제대회 통산 최다 골잡이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알리 카리미
생년월일: 1978년 11월 8일
키: 178 cm
포지션: 미드필더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 (독일)

이란 축구계의 십대 유망주였던 카리미는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에서 활약을 펼친 후 테헤란의 강호 피루지로부터 영입제의를 받는 등 20세의 나이로 일약 유명선수가 되었다. 그가 입단한 후 피루지는 1999년과 2000년 리그 우승과 컵 우승을 모두 차지했고, 이에 이탈리아의 페루자와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부터 영입제의를 받기도 했다. 직접 골을 넣는 것 외에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에도 특출한 재능을 지닌 그는 2005년 영입을 제의한 유럽의 여러 클럽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으로 마음을 정했다. <오프사이드>에서 소녀가 가면처럼 사용하는 브로마이드의 주인공이 바로 알리 카리미다.

독일에서 날아와 이란의 힘이 된 선수
페리둔 잔디
생년월일: 1979년 4월 26일
키: 184 cm
포지션: 미드필더
소속팀: 카이저스라우테른 (독일)

독일인 어머니와 이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에서 대표로 뛸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선수. 실제로 독일 청소년 대표팀의 소집을 받기도 했으나 오랜 논란 끝에 이란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이란 팬들이 그에게 이란 축구대표팀에 입단해줄 것을 호소하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오프사이드>에서 소녀들이 각각 축구선수 역을 맡아 모의 경기를 연출할 때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럼 네가 ‘잔디’ 해.” “난 머리 짧은데?” “그래도 니가 해. 외국애 같이 생겼잖아”)

헬리콥터 득점왕
바히드 하셰미안 생년월일: 1976년 7월 21일
키: 182 cm
포지션: 공격수
소속팀: 하노버 96 (독일)

이란 대표팀에서도 특히 유럽축구스타일을 가진 선수로 꼽히는 바히드 하셰미안, 역시 분데스리가에서 활동 중인 공격수로, ‘헬리콥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다에이에 이어 두번째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게 된 이란 선수가 되었으며 현재는 하노버 96으로 이적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예선 등에서 대표팀으로부터 찬밥신세였던 그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새로 부임한 이반코비치 감독의 설득으로 복귀하여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2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눈부신 활약 중이다.

불발로 그친 여성의 축구장 관람 허용선언, 그리고 대통령의 친 나치 선언, 핵유치 선언 등으로 시끌시끌한 가운데 전세를 가다듬고 있는 이란 팀은 현재 독일 경찰로부터 가장 강도 높은 경호를 받고 있는 팀. 한 때 선수들의 복장까지 규제해 논란까지 빚은 바 있다. 비록 정치적 상황은 좋지 않지만 실력은 누구못지 않은 그들은 평가전에서의 연이은 승리로 국민들의 기대를 드높이는 중이다.

한국과 붙을 그날까지~!

한국과 이란이 경기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각각 D조와 G조에 속한 두 팀은 둘 다 조 3위의 평가를 얻고 있으며, “이변을 연출할 수 있는 지수”로는 이란이 1위, 한국이 2위의 평가를 얻고 있으나 대진표상으로는 8강전 이상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태니, 이란 Vs 한국의 경기를 기원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006 독일 월드컵, 이란의 첫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6월 12일 새벽1시, 멕시코를 상대로 뉘른베르크에서 치뤄질 예정이다.

연락처

스폰지 이지혜, 김하나 540-5132

국내 최대 배포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