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성명-아직도 한-미 FTA의 실체를 모르겠거든 론스타의 작태를 보라

서울--(뉴스와이어)--미국계 투기펀드 론스타가 부동산을 매각해 얻은 수천억원의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백악관 비서실, 미국 상원과 하원,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로비에 들어 갔으며, 이런 로비의 최종 귀결이 바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용하는 것임이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해 6월22일 확인됐다. 론스타가 지난 2월10일 미국 상원 사무처에 제출한 ‘로비 보고서’를 보면, 구체적인 로비 항목에 “한국 정부와의 투자자 조세 관계 그리고 제안돼 있는 미-한 FTA 아래에서의 투자자 보호들”이라고 적혀 있다. 로비 대상은 상원과 하원, 무역대표부, 상무부, 재무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이 추가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 세금을 떼먹기 위한 론스타의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 전방위 로비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5월25일 구체적인 로비 내용을 “한국 정부와의 투자자 조세 관계”로 명시한 론스타의 로비활동이 처음으로 등록됐고, 다음달인 6월13일에도 “한국 정부와의 투자자 조세 관계”라고 로비 목적을 적은 론스타의 또 다른 로비활동이 등록됐다. 론스타는 두 곳의 로비통로를 통해 한국에서 탈세를 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의회가 압력을 넣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두 로비활동의 차이는 로비 대상에서 발견된다. 상원과 하원, 재무부, 무역대표부는 공통이었으나, 한 로비활동에는 국무부와 백악관 비서실이, 다른 한 로비활동에는 상무부가 대상으로 포함돼 있다.

우리는 로비의 시점에 주목한다. 먼저 론스타의 로비 활동은 지난해 4월12일과 21일 론스타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직후 시작됐다는 점이다. 론스타의 2005년 초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하고 2800억원의 차익을 얻었음에도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을 사고파는 편법을 동원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국세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통용되는 조세원리를 이용해 과세 방침을 세우고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보다 우리가 더 주목하는 사항은 올해 2월10일 상원 사무처에 접수된 론스타 로비활동 내용과 시기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밝힌 때가 바로 2월2일이다. 그 열흘 뒤에 접수된 이 로비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와의 투자자 조세 관계 그리고 제안돼 있는(proposed) 미-한 FTA 아래에서의 투자자 보호들”이라고 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투자자 보호들”의 내용은 투자자가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걸 수 있는 권리의 인정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 5월19일 미국에 전달했다고 하는 협정문 초안에는, 미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양자투자협정 2004년 모델’을 전폭 수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핵심 내용은 △투자의향 단계부터 국내기업과 동일한 대우 △현지인과 현지부품 사용 및 기술이전 등과 같은 이행의무 부과 금지 △투자자 재산의 직·간접적 수용 때 정부의 보상(대위변제) △투자 관련 분쟁 때 투자유치국 정부를 제소할 수 있는 투자자 권리 인정 △핫머니·지식재산권 등의 투자개념 인정 등이다.

우리는 두 가지 의혹을 제기한다. 로비 보고서에 나와 있는 “제안돼 있는(proposed) 미-한 FTA”라는 표현이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점이다. 먼저, 이 표현은 “전례 없는(unprecedent) 사전협의”를 거쳐 한·미 두 나라가 짜고 치면서 한-미 FTA 협정문을 이미 거의 완성해 놓은 상태라는 의혹을 자아낸다. 아울러, 론스타가 한-미 FTA에 미국의 ‘양자투자협정 2004년 모델’에 따라 투자유치국 정부에 대한 제소권 등 투자자의 권리를 대폭 반영하라는 강력한 로비를 벌였으며, 이를 한국에서 탈세하는 데 이용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지난해 5월부터 론스타가 펼친 탈세 로비활동의 종착역은, 한-미 FTA를 활용해 탈세를 꾀하는 쪽으로 귀결된 것이다. 따라서 투자유치국 정부에 대한 투자자의 제소권 인정 등 미국의 양자투자협정 2004년 모델을 전폭 수용한 한국 정부의 ‘알아서 긴’ 태도는 론스타가 로비를 통해 요구하는 내용을 받아들인 것에 해당한다. 그동안 도하개발의제 등 다자협상에서 핫머니나 지식재산권은 물론 주식·채권 투자자금은 ‘투자’ 개념에서 제외하고 장기투자만을 ‘투자’로 인정하는 태도를 확 뒤집어버린 한국 정부의 태도는 론스타와 같은 투기꾼들의 편을 들어준 것에 해당한다.

우리는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론스타 문제를 FTA 내용에 준용해 처리하자고 주장한 적이 있는지를 밝힐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 아울러, 우물우물 하던 론스타의 외환은행 편법 인수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지난 2월2일 한-미 FTA 협상 개시 선언 이후 강도 높게 진행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밝힐 것을 요구한다. 론스타 문제가 조세 정의 차원이 아니라 한-미 FTA 협상용 카드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 론스타의 전방위 로비를 수용하지 않고 한국에서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은 간단한다. 한-미 FTA 협상을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것이다.

2006년 6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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