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말레이시아의 FTA 정책과 배경’

서울--(뉴스와이어)--SERI 경제 포커스 제98호'말레이시아의 FTA 정책과 배경'

1. FTA 추진 현황

동시다발적 FTA 추진
말레이시아는 다수국가와 동시에 FTA 협상을 진행 중. 쌍무적 FTA인 말레이시아-일본 경제동반자협정(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EPA)이 7월 발효 예정. 뉴질랜드, 호주 등 대양주 국가와의 협상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과는 1차 협상 개최. 아세안의 일원으로서 중국, 한국, 인도 등 주요국가와 FTA를 추진

-말레이시아의 FTA 추진 현황(2006년 6월 말 현재)
구분 /대상국 /현재단계
쌍무적 FTA
말-일본 - 협상타결(2005.12)하고 발효예정(2006.7)
말-뉴질랜드 - 제 6차 상품분야 협상 개최( 2006.4)
말-호주 - 제 4차 상품분야 협상 개최 예정(2006.7)
말- 파키스탄 - 약 120여 조기자유화 품목 자유화 시작(2006.1)
말-미국 - 1차 협상 개최 (2006.6)
말- 칠레 - 제 2차 공동연구그룹 회의 개최(2006.6)
말-인도 - 공동연구 완료(2006.5)

지역적 FTA
아세안-한국 - 상품분야 타결(2006.5)하고 관세인하 시작(2006.7)
아세안-중국 - 상품분야 발효(2005.7)
아세안-일본 - 현재 협상 중
아세안-인도 - 현재 협상 중이며 잠정적으로 2007.1 발효예정
아세안-호주 & 뉴질랜드- 5차 상품분야 협상 개최(2006.4 )
자료: 말레이시아 상공부

7월 발효되는 말-일본 EPA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거대경제국과의 FTA. 남남협력체인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의 회원국에 머물렀던 말레이시아가 본격적으로 남북협력을 시작. 2004년 1월 협상 시작이후 6차례의 실무협상 후에 2005년 12월 서명. AFTA에서도 강력하게 보호해 왔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을 개방.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내에 실질적으로 모든 광공업제품 관세 철폐. 말레이시아는 과일을 중심으로 일부 농림수산품의 일본 시장 접근을 확대했지만 쌀 등 곡류, 육류 등의 시장확보에는 실패. 일본은 망고, 두리안 등 열대과일의 관세를 철폐. 쌀, 밀, 보리 및 특정 지정 유제품, 쇠고기, 돼지고기, 전분, 수입 할당적용 제도 하의 수산품 등은 민감품목으로 분류.

말레이시아는 미국과 제 1차 FTA 협상(6.12~6.15)을 개최했으며 2007년 초까지 협상을 완료할 계획. 말레이시아는 교역과 투자에서 최대 경제협력국인 미국과 FTA를 통해 한 단계 높은 협력을 도모. 미국은 2005년 말레이시아의 총 무역의 16.8%를 차지했고, 50억 링깃의 투자로 최대 투자국. 전자·전기 제품, 섬유·의류 등 말레이시아 수출품에 대한 시장접근 확대. 투자유치, 고등교육, 보건, 관광 등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협력을 기대.

아세안의 일원으로 중국, 한국, 인도와 FTA 추진
아세안의 일원으로 중국과 FTA를 체결하고 공산품의 관세를 인하 중. 아세안과 중국은 2004년부터 농수산물을 대상으로 조기자유화를 실시했고 2005년 7월부터 일반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 일반품목의 관세는 2010년까지 철폐돼 말레이시아의 경우 무관세품목비율은 HS6단위 기준으로 92.5%.

양측은 상품교역에서 일반분야와 민감분야로 구분하고 관세를 인하. 일반분야에서는 전체의 92% 이상인 일반품목은 2010년까지, 최대 150개로 제한된 예외품목은 2012년까지 관세를 철폐. 민감분야는 민감품목과 초민감품목으로 구분해 민감품목은 2012년까지 20% 이하로, 2018년까지 5%이내로 인하. 자동차 등 96개 초민감품목은 2015년까지 관세율을 50% 이하로 인하.

말레이시아는 아세안의 일원으로 한국, 인도와도 FTA를 추진. 아세안과 한국은 2006년 5월에 상품 교역 협상을 타결하여 일반품목에 대해 2012년까지 5% 이내로 관세를 철폐. 민감품목은 2012년까지 20% 이하로, 2016년까지 5% 이하로 인하. 아세안과 인도는 지난 수년 동안 협상을 진행 중이며 2007년 1월 FTA를 발효시키기로 잠정적 합의한 상태.

2. FTA 정책의 추진 배경

경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개방 확대
말레이시아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활력이 급속히 저하. 말레이시아는 1990년대 전반 과잉·중복투자로 동남아 외환위기의 급류에 휩쓸림. 경제위기 이전 10여년 간 8%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으나 위기가 종료된 1999년 이후 2005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5.3%에 불과. 내수(소비+투자) 부진으로 경상수지가 과도한 흑자를 기록하고, 전체적으로 경제활력이 저하. 투자율(고정자본형성/GDP)이 1997년 43%에서 2005년 19.8%로 하락.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개입이 증가하면서 90년대 흑자를 보였던 재정수지가 만성적 적자현상을 보이면서 미래 국가경제 운용에 부담.

수출은 증가하지만 중국의 부상 후 미· 일 시장에서 점유율은 계속 하락. 말레이시아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 미국 3.82%, 일본 2.35%에서 하락. 2006년 1/4분기 일본시장 점유율은 1.92%, 미국시장 점유율은 2.71%.

말레이시아는 경제활력제고를 위해 개방확대 및 선진국과 관계개선 추진. 개방을 확대하여 중국의 부상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차단하고 투자와 산업이 발전하는 지역으로 성장시킬 계획. 다수의 FTA 체결로 동남아의 허브 경쟁에서 앞서가는 싱가포르를 추격.

국내산업의 효율 제고를 위한 역량 구축
말레이시아는 수출형 전기·전자산업 의존도가 높아 해외여건변화가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침. 전기·전자산업은 2005년 현재 말레이시아 총수출의 5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산품 수출에서 비중은 65.8%. 동시에 전기·전자산업은 다국적기업의 투자에 의해서 발전하여 다국적기업의 저급전자제품 및 부품의 하청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음.

자동차산업을 보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특혜를 제공해 왔으나 기술역량의 한계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함. 높은 관세율로 국민차를 보호했으나 자체적인 기술역량의 부족으로 품질을 제고하지 못했음. 규모의 경제 달성에 실패한 상태에서 AFTA 등 국내외 개방압력에 직면하여 이를 FTA를 통해 해결하고자 함.

말레이시아 정부는 FTA 내용에서 중국 및 한국에 비해 일본을 우대하면서 자동차산업의 발전에 대한 일본의 지원을 기대. 일본과의 FTA에서 현지 조립차(CKD)용 부품의 관세는 즉시 철폐하고 기타 부품에 대해서는 2008년에 0-5%까지 인하하고 2010년까지 철폐. 2000cc-3000cc의 승용차, 3000cc 초과 다목적차, 20t 초과 트럭, 버스에 대한 관세는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철폐. 3000cc 초과 승용차는 2008년 0-5%까지 인하하고 2010년까지 철폐. 상기 이외의 모든 완성차에 대한 관세는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철폐. 일본은 자동차 시장의 특혜를 받는 대신 전문가 파견, 연구생의 일본 자동차 공장 파견, 자동차 테스트 센터 설립, 수출진흥 사업 협력 약속.

말레이시아는 일본으로부터 무역 및 투자 외에도 다양한 경제협력을 통해 산업발전을 추진. 농수산업, 교육 및 인력양성, IT, 과학기술, 중소기업, 관광, 환경 등 7개분야에서 협정 발효와 함께 24개의 구체적인 협력을 실시키로 합의. 말레이시아는 10년에 걸쳐 1,000명의 유학생 및 연수생을 일본에 파견.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강화
말레이시아는 외국인직접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 70년대 이후 외국인직접투자를 통해 제조업을 육성하면서 성장 달성. 최근 외국인직접투자가 부진하고 2001~2002년 수준에 미달. 2005년의 경우 미국과 일본의 투자가 증가하여 외국인직접투자가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2001~2002년 수준을 하회.

제조업 내 비중이 가장 큰 전기·전자부문의 투자는 외국인이 주도. 전기·전자산업의 투자는 36.3억 달러로 전체투자 47.1억 달러의 77.1%. 전기전자산업에서 외국인기업의 투자는 29.8억 달러로 82.1%를 차지. 외국기업의 투자는 확장 다각화 투자가 26.7억 달러로 89.6%를 차지하고 신규투자는 3.1억 달러에 불과.

말레이시아는 FTA를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 말레이시아의 전자산업이 한 단계 질적 제고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 말레이시아에 투자한 미국의 전자업체들의 기술이전, 추가투자가 필요. 미국과의 FTA를 통해서 비우호적 관계를 개선하면서 투자를 유치

3. 시사점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전수상 집권기의 말레이시아는 반서방적 외교통상 노선을 견지. 말레이시아는 높은 해외의존도에도 불구하고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자본통제를 실시했으며 FTA도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외에는 소극적. 마하티르 수상은 아세안-중국 FTA도 중국상품의 홍수로 아세안의 산업기반이 붕괴할 것이라고 초기에는 반대. 그러나 현재 바다위 수상은 서방과의 관계강화를 외교통상정책으로 중요목적으로 삼고 국제적 FTA 추세에 편승.

WTO 도하라운드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분야까지 FTA 내용에 포함. 말레이시아는 미국 및 일본과의 FTA에서 투자, 지재권, 경쟁정책, 무역구제,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 노동, 환경, 금융서비스 등을 포함. 과거 말레이시아가 WTO에서 경쟁정책, 투자, 환경 등 새로운 통상이슈에 거부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변신.

말레이시아는 전체 교역의 상당부분을 자유무역협정 하에서 행하게 됨. 아세안, 일본, 중국, 미국 및 호주-뉴질랜드 등 조기에 FTA가 체결될 지역에 대한 수출은 2005년 전체 수출의 65%를 차지. 말레이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유화 수준을 유지. 미국 및 일본과의 FTA로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산업분업을 강화해가면 말레이시아 무관세 수출비중은 더욱 증가할 전망.

FTA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자국내에서 비판도 고조. 일본과의 FTA가 자동차시장 개방으로 말레이시아에 불리하게 체결되었다는 비판이 있음. 말레이시아는 국민차 프로톤을 보호하기 아세안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AFTA에서도 자동차 부문을 끝까지 민감부문으로 지정. 미국이 집중적으로 요구할 정부 조달분야, 지적재산권보호, 자동차 수입개방, 금융시장 진출 등에 대한 이해당사자의 반발 등장. 미국은 말레이시아 정부조달 제도 중 부미푸트라정책에 근간을 둔 말레이인 우대에 대해 불만. 마하티르 전수상은 정부조달 정책이 화교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말레이인을 지원하기 위해 30여 년이나 지속되어 온 것이라고 주장.

우리도 유연한 FTA 정책 추진 필요
동남아에서 FTA에 대해 가장 소극적이었던 말레이시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시사적. 말레이시아의 경제 활력저하, 외국에서의 경쟁력 하락, 외국인직접투자 정체 등이 FTA 추진의 주요한 이유. 관세 및 비관세조치를 철폐하여 시장접근을 개선하고 경제개발, 무역, 투자를 촉진. 말레이시아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협력을 통해 특정 타겟분야의 역량을 구축.

우리도 FTA 정책이 불가피하지만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함. 외환위기 이후 투자부진, 중국의 부상에 따른 선진국에서의 시장점유율 하락 등 우리와 말레이시아는 유사한 경제적 환경에 직면. 이런 환경에서 적절한 외부충격은 경제체질 개선에 기여할 전망.

그러나 과도한 충격으로 경제체질이 약화되지 않도록 하고 사회적 비용이 FTA의 편익보다 크지 않도록 조절해야 함. 특히 외부충격이 클 한미 FTA는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유연하게 협상을 할 필요가 있음....박번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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