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동아시아 채권시장 현황과 발전방안’

서울--(뉴스와이어)--SERI 경제 포커스 제100호 '동아시아 채권시장 현황과 발전방안'

1. 동아시아 채권시장 현황과 특징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규모 확대
아시아 채권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2005년 말 기준 동아시아 채권시장 규모(자국통화표시 기준)는 1.7조 달러로, 1997년(4,053억 달러)에 비해 4.3배 증가. 1997~2005년간 동아시아 채권시장은 연평균 16.6%의 증가율을 보였고, 그 중 국채, 회사채 시장의 규모는 각각 19.1%, 14.7% 증가. 국가별로는 2005년 말 현재 한국의 채권시장 규모는 1997년에 비해 4.9배 늘어난 6,378.6억 달러로,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규모

경제규모에서 채권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 동아시아 국가의 GDP 대비 채권시장 규모는 1997년 말 17.3%에서 2005년 말에는 48.0%로 2.8배로 확대. 그 중 GDP 대비 국채와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05년 말 각각 23.1%, 25.0%로 1997년 말 대비 각각 1.3배, 2.8배 증가.한국의 GDP 대비 채권시장 규모는 1997년 25.1%에서 2005년 말에는 83.0%로 3.3배 증가. 국가별로 채권시장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이. 2005년 말 현재 말레이시아는 93.2%로 가장 높은 반면에 베트남은 9.9%로 가장 낮음.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국채 발행규모 비율이, 한국, 말레이시아, 홍콩은 회사채 발행규모 비율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

발행 채권의 표시통화 구성 비율의 차이와 유동성 수준의 저조
국가간 발행 채권의 표시통화 구성비는 상이. 2004년에는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국통화 표시 채권 발행 비중이 높은 수준을 차지. 반면 2005년에는 국가간 발행 채권의 표시통화 구성비는 괴리가 발생.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는 외화표시 채권발행 비중이 상승한 반면, 한국,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은 자국통화표시 채권 비중이 상승. 특히 2004년 자국통화 표시 발행 채권 비율이 절반을 넘었던 필리핀,인도네시아는 2005년에는 반대로 외화표시 발행 비율이 50%를 상회. 2005년 말 기준 필리핀과 싱가포르의 GDP 대비 외화표시 채권 발행 비율은 각각 29.5%, 27.8%로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편.

동아시아 국가의 채권시장 유동성은 저조. 채권시장의 유동성 지표 중 하나인 매매회전율(=연간 매매규모/채권잔액)은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 2004년 말 기준 매매회전율은 홍콩(34.7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는 4배 미만에 그치고 있음. 같은 기간 중 미국은 31.6배, 일본은 5.4배. 동아시아 국가의 채권시장에서의 거래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신용등급,규제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2. 아시아 채권시장 육성의 추진과정과 필요성

추진과정: 채권시장 발전을 위한 역내 협력이 본격화
초기에는 동아시아 역내 통화 스왑 등을 중심으로 금융협력 체계를 구축. 1998년 APEC 5차 재무장관 회의에서 홍콩의 제안으로 역내 채권시장의 발전 initiative 출범 등이 제시. 각국의 채권시장을 거시경제 정보, 회계 및 공시기준, 신용평가기관의 범주 안에서 평가하는 방안을 논의. 1999년 2차 ASEAN+3(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아시아 지역의 포괄적인 금융협력에 합의. 이후 2000년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ASEAN+3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통화스왑 제도 출범을 포함한 '치앙마이 initiative(CMI)'를 합의. 치앙마이 initiative를 통해 아시아 지역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2000년 10월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이 발효. 2002년 6월에는 동아시아 지역 금융협력 실무자 그룹회의인 ACD(Asia Cooperation Dialogue)가 개최되어 동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을 모색. ACD는 2003년 8월 치앙마이 선언과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을 위한 로드맵, ABF(Asia Bond Fund) initiative 등을 발표.

2002년 이후 동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이 본격화. 다양한 역내 포럼 등을 통해 동아시아 채권시장 육성에 관한 initiative가 논의. 2003년 8월에는 동아시아 채권시장 발전의 필요성과 추진현황 등을 포함한 'Asia Bond Market Initiative(ABMI)'를 채택. 이에 따라 '아시아 보증기구 창설', '역내 등급기관 육성' 등 채권발행 주체 확대, 채권시장 육성을 위한 여건 정비 등 다양한 분야를 검토.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2003년 6월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채권기금(ABF)' 이 조성되어, 동아시아 역내의 채권시장 활성화 토대가 마련. 2003년에 출범한 중앙은행그룹(EMEAP: Executive's Meeting of East Asia and Pacific Central Banks)에서는 아시아 채권펀드(ABF1)의 운용을 개시. 아시아 채권펀드는 2단계로 실시되는데, 2004년부터 운용이 가시화된 ABF2는 총 20억 달러가 조성되어 역내 국가의 국채 등에 투자.

ABF2의 운용은 동아시아 채권시장 육성에 중요한 의의. ABF1은 달러표시 국채 등을 주 운용대상으로 하므로, 자국통화 표시 채권시장 성장에 기여도는 미흡. ABF2는 ABF1과는 달리 각국의 자본시장에 상장되어 중앙은행은 물론 일반 투자자의 접근이 용이. 또한 EMEAP 8개국의 국채 등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등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형성. ABF1,2는 주로 국채에 운용되므로 회사채 시장의 성장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못하나, 장기적으로는 회사채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 선진국 및 신흥국가 채권시장을 분석한 결과, 국채 규모가 높은 국가일수록 회사채 시장 규모가 큰 편.

채권시장의 발전을 통해 금융 리스크 축소가 가능
외환위기를 계기로 동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시스템의 중요성을 재인식. 외환위기 이전 한국을 비롯한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장기 투자자금 조달은 은행의 단기 자금차입 등에 크게 의존. 90년대 이후 자본자유화로 자본유출입이 급격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금융시스템의 불안이 역내에 빠르게 확산. 아시아 외환위기는 채권시장의 발전수준이 낮을 경우,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변화 등에 국가경제의 리스크가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음. 최근에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식시장 침체시 이를 대체할만한 투자대상이 부재하여 해외투자 자금이 이탈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발전은 역내 국가의 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채권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스템의 선진화는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제고. 채권시장의 발전이 장기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며, 금융위기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국가에는 중요한 과제로 부각.

역내 자금공급 확대를 위해 필요
현재 아시아 경제는 금융인프라의 미비로 잉여자금의 상당 부분이 역외로 유출. 2003년 10월말 기준 아시아 28개국의 외환보유고는 1.8조억 달러로, 전세계 외환보유고의 60.1%를 차지. 이는 아시아 주요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 동아시아 국가의 경우, 역내로 유입된 외환보유고를 주로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데 사용. 2005년 말 기준 일본은 전체 외환보유고의 80.9%를 미국 국채로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중국, 홍콩 등도 30%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미국 국채에 투자. 이는 동아시아 역내 금융불안을 야기하는 동시에 역내 기업이 필요자금을 역외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비효율적인 구조. 이처럼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국채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아시아 지역 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동아시아 역내에 안정적으로 투자할만한 채권시장을 만들어 역 내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시급. 또한 동아시아 역내 자금조달은 주로 단기 은행차입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조달비용도 높은 편.

채권시장을 통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자금공급의 원활화를 유도. 역내 다수기업이 채권발행으로 장기투자용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되어,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하는 경우에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축소. 채권시장의 발전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의 다양화와 리스크 관리의 원활화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강화시키는 動因.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발전에 대응하여 국내 채권시장을 정비하고 국제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 현 아시아 채권펀드(ABF)에 의한 국채 시장의 확대는 정부의 재정집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 민간부문의 자금운용이나 금리 리스크 헤지수단을 제공. 이를 통해 중앙은행은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효율적으로 금융시장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

3. 발전방안과 시사점

동아시아 각국의 채권시장 인프라 개선을 모색
국채는 물론 회사채 시장의 발전을 위한 여건 조성이 필요. 역내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의 개선과 정보공개, 기업 도산법안의 정비 등을 개선. 기업 도산법안의 신뢰성 확보는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촉진하는 동시에 시장의 유동성을 제고. 회사채 시장의 발전을 위해 금융시장의 중심인 은행의 역할이 중요. 외환위기 이후 위축된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을 회사채 수요 확대로 해소함으로써 금융중개기능 회복과 채권시장의 성장에 긍정적 효과로 작용.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간접적인 자금조달 창구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채권시장의 발전을 도모.

채권시장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채권투자 확대를 유도.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시장의 수요기반을 확충. 세 부담과 유동성 미흡 등은 외국인의 역내 채권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 유동성 제고를 위해 금리선물 거래 제도를 활성화. 금리선물 거래의 확산은 채권투자의 리스크를 헤지하는 동시에 채권시장의 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신용보증기구의 조기 설립이 관건
ABF(아시아채권기금)의 활성화는 역내 통화표시 채권의 신용보강 문제 해소가 선행과제.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는 리스크의 불일치 현상. 이는 투자자는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기 원하는 반면, 동아시아 역내에 공급되는 채권의 신용등급은 낮기 때문에 발생.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구의 설립이 주요 현안과제로 대두. 그러나 동아시아의 역내 국가 대부분의 신용도가 선진국에 비해 낮고 신용도 차이도 커서 신용도의 향상과 표준화 등이 필요.

신용보증기구 설립은 역내 채권시장 발전과 채권발행 비용을 낮추는 효과. 국제보증기구들은 동아시아 경제의 리스크를 과대 평가하여 동아시아 역내에서 발행된 채권 보증에 과다한 보증료를 청구. 기업이 보증채권을 발행하여 얻는 비용절감분을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보증기관이 대부분을 획득. 신용보증기구 설립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역내 신용평가기구를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

해외진출 한국 기업 및 금융기관은 투자확대 기회로 활용
동아시아 지역 진출 기업의 자금조달 다양화가 가능. 역내 채권시장 발전이 본격화될 경우, 각국의 채권발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 이에 따라 동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은행융자나 현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 자금조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정책당국은 역내 국가의 채권발행 등에 대한 정보를 동아시아 지역 진출. 한국 기업에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자금조달의 원활화를 도모.

국내 금융기관은 동아시아 진출 전략 방안을 재구축. 증권사의 경우에는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계기로 투자은행의 형태로 사업확대 기반을 마련....삼성경제연구소 최호상 수석연구원

웹사이트: http://www.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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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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