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온 거장, 장이모우 감독 인터뷰
7월 20일 개봉하는 <천리주단기>로 마음의 고향으로 다시 회귀한 장이모우 감독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Q.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무협 영화도 아닌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은 10년 전부터다. 중일 영화 페스티벌에서 만난 우리는 함께 영화를 하기로 바로 동의했다. 다만 실행에 옮기기까지가 오래 걸린 것이다. 이 영화는 중국과 일본이 함께 제작한 합작 영화인데다가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한 남자의 감정과 스타일 등을 중국인이 단숨에 표현해 낸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시나리오와 같은 작업들에 신중을 기했고 많은 자문을 구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Q. 그동안 공리, 장쯔이 같은 배우들을 발굴하여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는 신인 배우가 아닌 일본 배우 다카쿠라 켄과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왜 그와 작업하길 원했는가?
다카쿠라 켄은 젊은 시절 나도 좋아했던 배우였기에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은 매우 특별하다. 영화를 위해 그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내 영화에 출연해 줄 것을 부탁했을 때 행여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그가 내가 힘들게 만들어낸 스토리를 싫어했다면 다시 그를 위해 모두 고쳤을 테지만 다행히 그는 좋아했다.
Q. 거대한 스케일의 <영웅>과 <연인>의 흥행은 고무적이었다. 그런데 다시 <천리주단기>와 같은 영화로 복귀한 이유는 무엇인가?
복귀란 표현들을 하는데 그런 건 아니다. 근래에 찍었던 영화 <영웅>과 <연인>때문에 그러는 것 같은데, 사실 나는 훨씬 상업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단지 우리에게 허락된 여건이 많은 돈을 제작비로 쓸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이어왔다고 생각한다.
Q. ‘부정’이라는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세상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만큼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난 부모의 사랑을 선택할 것이다. 영화 <천리주단기>에서 나는 그런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 난 부모님으로부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란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아들로서 최선을 다하란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나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셨고, 어려울 때마다 항상 나에게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의 임종 순간에도 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자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실이다. 이상하리만큼 그 특별한 사랑은 여전히 내 가슴 속에 담겨있다.
Q. 제목인 ‘천리주단기’는 작품 속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역할을 톡톡히 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선 이야기이다. ‘천리주단기’는 무엇인가?
천리주단기는 중국의 고전 ‘삼국지’ 중에서 조조에게 생포된 관우가 유비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한나라 조조로부터 탈출하여 유비를 찾아 떠난 길고 고된 여정에 관한 이야기로 중국에서는 이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경극이 유명하다. 영화에서는 아들과 아버지를 이어주는 중요한 소재이지만 영화 외적으로 보면 5년이란 오랜 기간을 준비하는 동안 나와 다카쿠라 켄 사이에 존재했던 일종의 믿음과 우정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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