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한국 진출 글로벌 R&D센터의 특성과 상호작용 분석’

글로벌 R&D센터의 유형별 유치·활용 방안: <Ⅰ 그룹>은 첨단기술 핵심연구소의 유치·활용에 중점-수요 기업 주변에 글로벌 R&D센터를 집적시킨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 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체제를 구축. <Ⅱ 그룹>은 글로벌 제품개발 핵심연구소의 유치·활용에 초점.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글로벌 개발거점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업그레이드 전략이 필요. <Ⅲ 그룹>은 비영리 연구기관 및 벤처기업의 유치·활용을 고려. 비영리 연구소와 국제기구의 R&D 프로그램 및 자금과 상업화 지원 등이 필요한 해외 벤처기업을 유치
이들의 주요 진출 목적은 한국 기업의 부품·소재 수요에 대한 개발업무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한국의 현지공장 및 수요기업들과는 정보 및 지식교류, 공동연구 등 활발한 상호작용(interplay)을 전개하고 있지만, 다른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들과는 별다른 상호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글로벌 R&D센터의 역할을 구분하여 상호작용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기초연구 비율과 수요기업의 기술력이 높을수록 한국 대학 및 연구소와의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와 다른 이러한 분석결과는 글로벌 R&D센터들이 한국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능력보다 한국 기업의 부품·소재 수요를 목적으로 진출하였고, 한국 대학과 연구소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대응방안으로 유형별로 세분화된 유치·활용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한국의 기술력과 세계 시장점유율이 높은 분야(반도체, 정보통신 등)는핵심연구소(Center of Excellence, CoE)와의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한국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높은 분야(자동차, 기계 등)는 동북아와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제품개발 연구소를 유치·활용한다.
·한국의 기술력과 세계 시장점유율이 낮은 분야(바이오, 제약 등)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여 비영리연구기관과 벤처 등을 유치한다.
<요약>
Ⅰ. 연구 취지
R&D 세계화의 확산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기업의 R&D 세계화가 빠르게 확산.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평균 6.3개의 해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5년 기준), 전체 R&D 예산의 16%인 670억 달러를 해외에서 사용(2002년 기준). 세계 각지에 R&D센터를 설립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본국(home country)에서 구하기 어려운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 한국에도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R&D센터의 진출이 크게 늘어 2005년 8월 말 현재 898개가 설립되어 있음. 중국 내 글로벌 R&D센터 수가 750여 개임을 감안할 때 한국이 유치한 R&D센터 수는 적지 않은 규모
2000년 이후 한국의 유치실적 부진
2000년 이후 유치 건수는 줄어드는 반면 폐쇄 건수가 증가. 2004년 설립 건수는 32건으로 2000년 176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폐쇄 건수는 2000년 1건에서 42건으로 급증
기존 연구 미흡
글로벌 R&D센터의 진출 전략과 상호작용에 관한 분석이 미흡. 기존 연구들은 설문조사 항목을 중심으로 조사결과를 정리하거나 연구소가 아닌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파급효과를 분석
Ⅱ. 한국 진출 글로벌 R&D센터의 특성
시장규모가 가장 중요한 입지결정 요인
글로벌 R&D센터들은 입지결정시 한국 시장의 규모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 다음으로 한국 내 자사 공장 및 판매조직의 보유 여부,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용이성 등을 고려. 반면 연구소 관리의 용이성, 정부의 우대정책, 한국 내 생활 여건 등은 중요하지 않은 요인으로 평가
부품·소재 시장이 진출 목적
글로벌 R&D센터들은 소비재나 완제품 시장보다 기업의 부품·소재 시장을 목표로 진출함. 연구개발 대상품목 가운데 부품이 5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소재 및 산업용 완제품이 각각 31.6%와 10.5%를 차지함. 일반소비재를 연구개발 대상으로 하는 연구소는 6.6%에 불과. 기업의 부품·소재 수요가 글로벌 R&D센터의 진출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대만이나 중국의 경우와 다름. 대만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현지 중소기업의 신속한 개발능력을 활용하는 데 가장 큰 의의를 둠. 중국의 경우 13억 명의 거대한 일반소비재 시장 확보가 결정적 동기
소규모로 단독 진출
글로벌 R&D센터의 평균 연구원 수는 35명 수준. 연구원 수 20명 이하인 연구소의 비중이 60.5%. 단독 설립이 68.8%로 가장 많으며, 합작 형태로 진출한 경우가 19.7%이고 국내 기업을 인수한 경우는 10.5%. 설립년수 10년 이하인 경우가 53.9%를 차지하여 글로벌 기업의 국내진출이 외환위기 이후 비교적 활발하였음을 시사
연구(research)보다 개발(development)에 치중
글로벌 R&D센터들은 기초연구보다 개발업무에 치중. R&D 활동 가운데 기초연구 비중이 10% 이하인 연구소가 전체의 63% 이상을 차지. 50% 이상의 업무를 기초연구에 할당하는 연구소는 2개에 불과. 해외 인력 비중이 2% 미만인 연구소가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있어 최신 기술과 지식을 이전해줄 수 있는 해외 인력이 부족. 연구보다 개발 및 지원업무에 주력하기 때문에 특허출원이 부진. 글로벌 R&D센터의 특허등록 건수는 연평균 3건 정도에 그치며, 최근 3년간 특허등록 실적이 5건 이하인 경우가 68.4%에 달함
Ⅲ. 한국 진출 글로벌 R&D센터의 상호작용
한국내 상호작용이 미약
글로벌 R&D센터와 한국 내 혁신주체 간의 상호작용 강도가 미약. 5점 척도로 측정한 상호작용 강도는 한국 내 구성주체와는 2.81, 글로벌 기업의 혁신체계와는 3.27로, 기업 내부와의 상호작용이 강함. 상호작용이 중간값인 3을 넘는 경우는 한국 내 현지공장(3.88), 마케팅조직(3.63), 수요(고객) 기업(3.79), 공급 기업(3.25), 글로벌 본사(3.53) 등임. 한국의 대학(2.70), 공공연구소(2.53), 협회(2.25) 등과의 상호작용은 부진
내부연계 중심형이 최다
상호작용 강도를 기준으로 글로벌 R&D센터의 유형을 구분하면 ‘내부연계 중심형’이 가장 많음. 내부연계 중심형 28개(76개 표본 가운데 36.8%), 고립형 19개(25.0%), 통합형 18개(23.7%), 현지연계 중심형 11개(14.5%)
역할에 따라 대상별 상호작용에 차이
기초연구 비율이 높고 수요 기업의 기술력이 높을수록 한국의 대학 및 연구소보다 수요 기업 및 공급 기업과의 상호작용이 증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확보하려는 해외 진출 연구소들은 현지의 대학 및 연구소와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 한국 진출 글로벌 R&D센터들은 경쟁력 평가가 높은 수요 기업 및 공급 기업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획득
Ⅳ. 시사점
긴장과 갈등의 소지
R&D 세계화의 기대효과를 놓고 글로벌 기업과 유치국 간에 긴장과 갈등의 소지가 있음을 유의. 글로벌 기업에게 진출할 만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 글로벌 기업과 유치국이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
글로벌 핵심연구소의 유치와 활용이 중요
한국의 취약한 기술혁신역량을 보완하고 산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R&D센터를 선별하여 유치·활용하는 것이 중요.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첨단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글로벌 핵심연구소를 대상으로 유치·활용. 유치와 함께 한국의 기술혁신주체들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필요
한국 기업의 수요와 기술력을 지렛대로 활용
글로벌 R&D센터의 주요 진출동인은 한국 기업의 수요와 기술력에 있음.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획득하려는 글로벌 R&D센터들이 한국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 대상은 대학과 연구소가 아니라 수요 기업임. 한국이 글로벌 R&D센터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유치 동인인 한국 기업의 수요와 기술력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
맞춤형 유치·활용 전략 구사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유치 동인인 한국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을 기준으로 유형을 구분하고 차별화된 유치·활용 전략을 추진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복득규 수석연구원(3780-8168)
임태윤·임영모 수석연구원 한충민 교수(한양대 경영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