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최근 외환시장 특징과 환율 전망’
1. 최근 외환시장 특징
국내외 외환시장은 크게 3가지 특징으로 요약. 국외적으로 ①글로벌 달러화의 약세 반전, ②위안화 강세 심화, 국내적으로는 ③2005년과 금년 상반기에 나타났던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나홀로 약세로 전환
①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 반전
2006년 6월 이후 보합세를 보이던 글로벌 달러화가 7월 중순이후 약세로 반전. 달러/유로, 엔/달러 환율은 7월 18일 각각 1.25달러, 117.3엔에서 8월 4일에는 1.29달러(달러화대비 2.9% 절상), 114.6엔(2.4% 절상)으로 변동. 원화, 대만 달러화 등 일부 통화를 제외하고 세계 주요 통화는 달러화대비 강세를 기록
달러화 약세 반전의 계기는 미국의 금리 인상 종결 기대감에다 유럽 및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까지 가세했기 때문. 7월 18일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하는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이후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되었고, 이후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 미 연준 의장은 "성장률이 둔화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으며 정책 결정시 과거의 정책결정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 2004년 6월 이후 17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1%에서 5.25%까지 인상.
한편 금리 인상의 초기 국면에 있는 유럽과 일본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미국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임. 유럽중앙은행(ECB)은 2006년 8월 3일 정책금리를 0.25%p 인상하는 자리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 8월 2일 일본중앙은행의 금융정책위원이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은 잘못되었다"고 발언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 및 일본, 유럽의 금리 인상 기대감은 국제자본의 흐름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으로 연결되며 달러화 약세를 증폭. 일본 및 유럽의 추가 금리 인상은 신흥시장 및 미국시장 등에 유입되어 있는 엔 및 유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본국으로 환류시킬 것이라고 시장은 인식. 그 동안 일본은 대폭적인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제로금리에 의한 엔 캐리 트레이드로 자본수지 적자를 지속한 점이 엔화 약세의 주 원인
② 위안화 강세 심화
2006년 초 하락하다가 4월~5월에 횡보세를 유지하던 위안/달러 환율이 6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시현. 2005년 말까지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2005년 7월 21일 2.1% 평가절상을 단행한 이후에도 경직적인 환율 정책을 유지해 소폭 강세에 그쳤음. 2005년 9월 23일 비달러화 통화에 대한 환율변동폭을 소폭 확대(±1.5%→± 3.0%)하였으나 달러화는 여전히 ± 0.3%를 유지. 6월 21일에는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8위안이 붕괴되었고 이후 더 떨어지며 8월 2일 현재 7.971위안을 기록
위안화 강세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경기 과열 진정을 위한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용인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계속해서 위안화 절상을 강하게 요구. 8월 1일 폴슨 미 재무부 장관은 “중국은 좀더 유연해진 위안화 환율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발언. 7월 26일 린지 그레이엄,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으면 중국 수입품에 대해 27.5%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9월 말에 표결 처리하겠다고 의견을 피력. 그 동안 중국 정부의 대출 금리 인상, 지급준비율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경기과열이 진정되지 않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수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중국 정책 당국 내부에서도 제기. 중국 정부는 4월 대출금리를 0.27%p 인상, 6월 16일과 7월 21일에는 각각 지급준비율을 0.5% 인상(현재 8.5%). 8월 2일 중국인민은행은 중국의 가파른 경제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포함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
③ 원화의 나홀로 약세
최근 원화의 경우 글로벌 달러화 약세 하에서도 원화의 나홀로 약세라는 보기 드문 현상이 발생. 원/달러(7월 21일), 원/100엔, 원/유로 환율(7월 18일)은 각각 950원, 817원, 1,199원에서 8월 4일 각각 964.8원, 842.2원, 1,242원으로 상승. 같은 기간 원화는 달러화 대비 1.5%, 엔화 대비 3.0%, 유로화 대비 3.4% 절하. 이는 그 동안 원화는 꾸준히 나홀로 강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 2005년 1월 초 대비 2006년 5월 초반까지 원화는 달러화 대비 11.6%, 엔화 대비 21.4%, 유로화 대비 19.0% 절상
최근 원화의 나홀로 약세는 달러화 공급 우위 기조가 크게 흔들리면서 달러화 매도 일변도에 변화가 초래되었기 때문. 상반기 경상수지가 1997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적자(2.7억 달러)를 기록. 5월, 6월 흑자였던 경상수지가 7월 다시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제기. 금년 4월 이후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지속되고 있고,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공급 우위 기조를 약화.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시작되었던 2006년 4월 25일 이후 현재(8월 3일)까지 순매도 누적규모는 9조 7,600억 원에 달함.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23.6억 달러로 전년 동기 27.0억 달러에 비해 12.5%가 감소. 여기에 론스타, 월마트, 까르푸 등의 매각대금 송금 수요에다, 경기 둔화 우려, 한반도 긴장 고조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외에서 달러화 매수가 강화. 이로 인해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선매도가 크게 약화되는 반면, 달러화 매입을 미루고 있던 수입업체의 달러화 매수는 강화
2. 환율 전망
글로벌 달러화 약세 지속
미국 금리 정책, 미국 경제 여건, 쌍둥이 적자 등 달러화의 주요 결정 요인이 달러화 가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 미국의 경제 여건이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미 연준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인상하더라도 단 한 차례 금리를 인상 후 동결할 가능성이 높음. 2분기 GDP 성장률이 1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한 2.5%(전분기대비 연율)를 기록하고, 신규 및 기존주택판매수도 지속적으로 감소. 이에 반해 일본, 유럽은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음. 8월 3일 ECB 총재는 "금리 수준은 여전히 경기 부양적이며, 인플레이 선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매우 주의 깊게 감시할 것"을 언급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 미국의 금리 인상 재료가 소멸되면서 미국의 쌍둥이 적자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이는 달러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 IMF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미국의 경상 및 재정수지 적자는 각각 8,780억 달러, 2,960억 달러로 GDP대비 6.5%, 2.3%로 예상
제2 플라자 합의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
미국 경제의 대외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제2의 플라자 합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전망. 미국 경상수지는 사상 유례없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자본수지는 국제자본의 미국 유입이 지속되면서 국제수지는 불안한 균형을 유지. IMF, IIE(국제경제연구소), G7 등은 미국 대외 불균형의 위험성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경고하고 있고 불균형 해법으로 과거 플라자 합의와 같은 국제사회의 공조 방안을 제시. IMF는 세계경제 불균형의 원만한 조정을 위해서 아시아국가 및 석유생산 국가들이 자국 통화 절상을 용인할 필요성을 강조.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 합의 내용의 구상에 영향을 미쳤던 IIE는 최근 제2의 플라자 합의의 필요성을 제기. 2006년 4월 G7회담에서도 세계 경제 불균형의 해결을 위한 국제적 공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IMF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합의문이 채택
최근 상황이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 미국의 쌍둥이 적자, 보호주의 목소리 고조, 미국 경제의 위협국 부상, 세계 경제 불균형에 대한 우려 등 최근 상황은 플라자 합의 당시와 유사. 무역 불균형 대상국이 일본, 독일에서 중국 등 동아시아로 바뀐 점, 미국과 중국간의 보완적 무역관계, 미국 기업의 글로벌화 심화, 국제민간자본의 영향력 강화 등은 80년대 중반과 다른 점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조기에 타결되기는 어렵지만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달러화 가치는 크게 하락할 전망. 80년대와는 달리 미국내 위기의식이 약하고,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낙후된 데다, 중국 등 신흥국가와 미국간의 무역불균형문제를 다룰 마땅한 국제협의체가 없다는 점 등이 합의의 걸림돌. 미국과 중국간의 보완적 무역관계, 미국 기업의 글로벌화 심화도 새로운 플라자 합의 도출의 장애 요인. 제2의 플라자 합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것 자체가 달러화 가치의 취약성을 적시하는 것으로 외환시장은 해석
원화의 나홀로 약세는 단기에 그칠 전망
글로벌 달러화 약세의 재현으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빠르면 4분기에 하락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 9월말 미국의 대중국 무역보복법안 제출 예정,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계기로 미국의 대외 불균형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가 심화. 국내적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론스타, 월마트, 까르푸의 매각 대금 국외 송금도 빠르면 3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
원화가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 비달러화에 대해서는 강세가 중단되거나 약세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음. 한국 경상수지 흑자의 급감,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 가능성 등으로 국내 달러화 공급 우위 기조가 약화. 그 동안 달러화에 대해 원화의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엔화와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소폭에 그쳐 이들 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 달러화 강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2년 3월말 대비 2006년 8월 4일 기준으로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47.8%, 원화 37.6%, 엔화 16.1%, 위안화 3.8% 절상
3. 시사점
최근 원화 약세를 향후 강세에 대비하는 기회로 활용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 추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일러 원화 강세 기조를 상정하고 마련한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 최근 원화의 나홀로 약세를 향후 원화 강세에 대비하는 기회로 활용. 그 동안 원화 강세가 급격히 진행되어 수출 기업들은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음.
엔화와 유로화 대비 원화 강세가 중단되거나 약세 기조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은 조기에 마련. 정체되거나 위축되고 있는 일본,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을 확대. 국내 수출에서 일본, EU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각각 8.4%, 15.4%에서 2006년 상반기에는 각각 8.4%, 15.1%를 기록. 원/엔 환율의 상승, 일본의 금리 인상 등으로 엔화 차입에 대한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으므로 관련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 금융기관의 엔화대출 잔액은 2005년 말 99.4억 달러에서 2006년 3월 말에는 113억 달러로 13.7% 증가
수출 환경의 추가 악화로 근본적 대응이 요구
주로 원화 강세에 국한되던 수출 환경 악화가 향후에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위안화 절상 등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 세계 유동성 축소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이로 인해 국내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고조. 외환위기 이후 세계경기에 대한 수출탄력성은 8.42로 원/달러 환율 1.1에 비해 8배 정도 커 세계경기요인이 환율요인보다 더 중요. 위안화의 지속적인 절상 등으로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중국 위상이 약화될 전망
악화된 수출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시장 개척 및 다변화, 상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고 중국에 대한 전략을 다시 마련. 수출 시장의 수요 위축에 대해 新시장을 개척하거나, 고부가가치화 등 제품 차별화를 통해 기존 시장을 공략하는 근본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 중국을 생산기지로 뿐만 아니라 큰 판매 시장으로 인식하고 접근할 필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특징은 중간재를 중국에 보내 가공해 완제품을 만든 후 절반은 제3국으로 수출, 절반은 중국 내수 시장에 판매....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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