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가능했던 제방 붕괴, 인재 가능성은 100%
안양천 제방 붕괴 사고는 서울지하철 9호선 907공구 공사를 위해 안양천 제방을 절개하고 다시 복구한 부분이 집중 호우로 불어난 물에 의해 유실되어 인근 양평2동 일대가 침수된 사고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제방은 김포공항→종합운동장→방이동으로 연결되는 동서축 노선으로 주관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로부터 도급받아 설계ㆍ시공ㆍ감리를 턴키로 발주한 구간입니다. 이번 제방은 최고 홍수 수위 114m(인천 앞바다 해수면 기준)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 시공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방은 홍수 수위보다 4m 낮은 110m에서 붕괴되었습니다. 기준 수위가 4m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방이 무너져 907, 908 지하철 건설 구간을 완전 침수시키고, 양평2동 일대가 침수된 사실은 인재가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동안 진상조사단은 이번 재해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인가, 아니면 예방이 가능한 재해였는가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고 조사했습니다.
시방서에 따르면 안양천 수위 상승에 따른 유수에 의한 세굴 붕괴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한 보호공을 설치할 것, 하천제방과 하천 구조물 접속부는 그 기능 및 재료의 상이함으로 인하여 홍수류에 취약할 수 있고, 강한 와류로 인한 소규모의 세굴이 제방 전체의 유실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이 구간에서의 정밀 시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자료 조사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시공상에서 있어서 통상적인 제방 복구 이외의 별도의 보호공이나 정밀 시공이 이루어진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본 조사단은 현장 관계자의 사고 경위 설명 과정에서 사고 당일 비록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안양천의 유속과 유량이 설계와 시공 시의 수해 대비 상황을 뛰어 넘는 불가항력적 상황이었다는 아무런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시공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는지, 아니면 시공은 완벽했지만 설계부터 잘못된 것인지, 감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서울시 지하철공사의 관리감독 책임은 없는 것인지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명확히 가려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일은 책임의 경중을 가리는 일이지,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일은 아닙니다.
교각 장애물에 의한 와류가 세굴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본 진상조사단의 판단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조사와 실험을 통해 정확하고 책임있는 결론이 도출되어야 하겠습니다만, 본 조사단은 조사활동을 통해 원인 규명을 위해 핵심적으로 점검되어야할 부분에 대해 몇가지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번 사고는 홍수로 늘어난 하천수가 사고 제방에 인접한 양평교 램프 교각과 부딪히면서 발생한 와류로 인해 하상 세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차 세굴이 영향을 미친 부분은 안양천 절개면의 왼쪽 접속부였으며, 대규모 붕괴로 이어진 2차 세굴 지점은 안양천 절개면의 오른쪽 접속부였습니다.
수해발생보고서에 의하면 하천수의 침투가 양평교 램프의 교각 아래 절개면의 제방접속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방접속부가 기존 제방과 충분히 접속될 수 있는 조처가 설계와 시공에 반영되었는지 의문입니다. 여기에서 시작된 누수는 제방에 스며들어 양평교 교각쪽 제방접속부가 무너지는 2차 침투로 이어지게 됩니다. 침투수가 차단벽까지 도달하는 데 10일이상 소요되도록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과 두세시간에 걸친 짧은 시간에 급속한 붕괴가 진행되었습니다. 이것은 제방의 다짐상태, 투수계수, 제방의 공동, 누수 균열 여부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허위보고와 부실안전점검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
주관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당초 2006년 5월 31일까지 완료예정이었던 공기를 수방 기간인 6월 이전에 단축시키기 위해 24시간 교대 작업을 하여 5월 4일에 공사를 끝마쳤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수방기간인 6월 7일 영등포구청 치수과는 제방의 긴급 원상복구 공문을 보냈고, 시공사는 6월 19일자로 호안블록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올해 6월에 중앙종합안전기술연구원에 의해 이루어진 정기안전점검에 의하면 안양천 제방에 대해 제방복구 상태가 양호하고, 호안블록은 세굴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히 설치되고 있다고 점검되었습니다. 결국 세굴에 의해 제방이 무너졌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본 진상조사단은 이같은 정기안전점검이 부실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방계획에 따른 적절한 조처가 미흡했다
7월 15일 밤 11시부터 재해조치 1단계가 발령됐고, 16일 0시30분부터는 수방단 근무자절반이 근무해야 하는 2단계 비상근무가 발동된 상황인데도, 새벽 5시30분이 되어서야 처음 제방 균열을 발견했다는 것은 순찰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심을 가게 합니다. 본 진상조사단은 순찰 활동과 시간대별 상황 기록과 사진 자료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수해발생보고서의 내용이 대단히 부실하여 사고 당시의 상황과 경위가 명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 상태에 대한 불완전한 기록으로는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수해발생보고서에 세굴이 발생한 정확한 위치와 순서, 방향, 당시 수위와 유수의 상태, 시간대별 붕괴 진행 상황과 누수의 진행 상황, 당시 현장사진과 관계자 진술이 명확히 기재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속하고,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시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사고 원인 조사는 시간끌기, 책임회피용이 아니라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에 따른 책임소재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신속하고,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사고의 책임이 설계에 있는지, 시공과정에 있는지, 감리과정에 있는지, 관리감독의 책임은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가려져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수해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양평동 주민에 대한 공정하고 현실적인 보상의 근거가 반드시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본 진상조사단은 서울시의 진상조사활동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만약 서울시의 진상조사활동이 국민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사고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면 감사원 감사청구 등 국민이 국회에부여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밝힙니다.
한 나 라 당 수 재 진 상 조 사 단
원희룡 의원(단장), 고진화 의원, 김정권 의원, 이성권 의원, 이인기 의원, 정두언 의원, 정희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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