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성명-언론자유, 알권리에 대한 사법부의 역사적 판결에 주목한다
우리는 사법부가 보통사람들의 알권리, 재벌권력 비판의 자유, 저널리즘적 실천의 의무를 말살할 것인지 아니면 보호해 줄 것인지 주목한다. 2006년 한국사회의 언론자유, 자유언론은 심대한 위기를 맞이하였다. 자본의 검열, 국가의 선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용기 있는 기자들의 보도 노력이 심각하게 위축당하고 있다. 자기 보신만을 꾀하는 기회주의가 기자사회에서 득세하고 있다. 한미 FTA, 평택미군기지 이전,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문제, KTX와 포스코 노동자 파업과 투쟁, 이런 모든 것들이 참된 언론, 진실한 언론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예증한다. 권력과 자본, 수구이데올로기의 폭력과 속임수가 빛을 발한다. 이들 사건 모두에서 국가와 자본, 미디어의의 프로파간다가 괴물처럼 활개를 친다. 대신에 기자들은 선전에 편승하거나, 표피적 보도로 면피하며, 그럼으로써 권력의 일방주의를 방임하는 심각한 자질 미달의 모습을 보인다. 결국 희생되는 것은 진실과의 대면 기회를 상실한, 정확한 판단의 기회가 차단된 보통 사람들, 즉 우리 시민이다.
이상호 기자의 두려움 없는 진실보도, 양심적 자본/재벌 고발의 태도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너무나 값진 것이다. 기자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양심, 시민으로서의 의무, 그리고 지식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존재하는 자다. 거짓에 대해 진실로서, 선전에 대해 언론으로서, 폭력과 억압에 대해 평화와 해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회적 일꾼이다. 이상호 기자는 바로 이런 진정한 저널리즘 일꾼 중에서도 뛰어난 일꾼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이런 기자를 사법부가 어떻게 법이라는 이름으로 징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사법부 자신의 권위를 위해, 재벌을 비롯한 권력의 기득권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상식, 사회적 양식, 사회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만약에 전자라면 법은 권력의 하녀에 불과하다. 사회로부터, 역사로부터 인정을 결코 받지 못할 것이다. 거꾸로 만약 후자라면, 사법부는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자 한, 진실을 보도코자 한, 권력을 견제·비판함으로써 바로 투명하고 상식적이며 민주적인 법질서 자체를 보호코자 한 이상호 기자를 자유롭게 해 줘야 할 것이다. 언론자유/자유언론을 말 그대로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이게 바로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제공해 줄 서비스의 내용이다. 올바른 판단의 방향이다. 앞서 밝혔듯이, 이번 사건은 결코 이상호 기자 일개인의 사건이 아니다. 삼성이라는 공화국의 불법적, 초법적 행태에 대한 사회적 규제의 문제다. 시민의 알권리, 기자의 양심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진실을 확인하는 사회적 판단의 문제이다. 거짓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부정한 권력은 철저히 처벌되어야 함을 확인하는, 그리고 부조리한 권력을 고발한 기자의 양심적 실천은 정확하게 보호되어야 함을 확인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언론자유/자유언론, 시민의 알 권리, 사회의 민주주의, 재벌지배에 관한 매우 중대한 역사적 판결의 시점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을 시민과 언론, 사회와 역사의 관점에서 지켜볼 것이며, 그 재판의 의미를 바로 이런 점에서 정확하게 짚어낼 것이다. 언론자유/자유언론을 승인하지 않는 그 어떠한 재판부의 판정도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우리는 이상호 기자에 대한 선고 공판이 한 개인에 대한 법적 판결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최소한의 양심과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판결임을 다시 한번 주장한다. 그리고 법원의 그 망치가 대체 어디를 향하는지를 지켜보고자 한다. 언론인들이여, 기자들이여, 그리고 시민들이여, 함께 이 판결을 주시하자. 판결은 이상호가 아닌 바로 우리를 향한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상호 개인을 향하지 않고, 우리 모두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속하든 자유롭게 하든, 그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지금 당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초법적 삼성, 불법적 재벌, 탈법적 자본에게도.
8월 10일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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