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의 향방’

서울--(뉴스와이어)--SERI 경제 포커스 제106호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의 향방'

1. 미국 경기진단

미국경기 둔화 조짐

지난 8월 8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를 5.25%에서 동결. 연준은 이번 금리 동결 이후 2004년 6월 이후 17차례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통화정책의 목적이 달성되고 있다고 시사. 주택경기 과열, 인플레이션 압력, 글로벌 불균형 등 세 가지 위험 요인이 일부 해소되고 있음을 반영. 당분간 연준은 정책금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5.25%-5.5%에서 유지시키면서 경기둔화 속도를 예의 주시할 듯. 2006년 하반기 유가의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경우 한 차례 추가 인상이 단행. 하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만일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빠르면 연말쯤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 연준은 부동산 경기 위축, 실업률 증가, 소비증가율 감소 경기둔화를 나타내는 시장시그널을 예의 주시

미국 금리인상 기조의 잠정중단은 연준의 발표와는 달리 그간 호조를 보이던 미국경기의 둔화가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커지는 상황. 지난 몇 년 간 미국경제는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를 통해 사실상 세계 소비시장으로서 기능. IT 버블붕괴 이후 주식가격의 하락에 따른 역자산효과를 주택경기 호조가 상쇄하면서 소비 상승세가 꾸준히 유지. 소비의 호조는 2005년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2001년 대비 107% 증가한 8,05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등의 부작용 수반.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4분기 5.6%에서 2/4분기 2.5%로 3.1%p 감소하는 등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조짐은 여타 경제지표에도 반영. 주택시장은 지난 2월을 기점으로 판매건수가 감소 추세로 반전되었으며 신규주택 판매 역시 2월 이후 상승세가 점차 둔화

'완만한 하강'이냐 '급냉'이냐의 기로에 선 미국경제의 향방

현재 미국 경제가 경기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콘센서스. 미국 경기는 2006년 1/4분기에 정점을 찍고 2/4분기 이후 하강국면에 진입. 불확실성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내년상반기까지 실물경기 둔화는 불가피. 이는 선행지수에도 반영.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5월 -0.6%에서 6월 현재 0.1%로 소폭 상승하였으나 추세적으로 하강세가 완연. 미국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OECD 경기선행지수도 2006년 6월 현재 전월 대비 0.1% 감소하여 2005년 5월 이후 1년 만에 하락세로 반전.

현재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경기의 「완만한 하강」또는 「급냉」이냐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태여서 경기 향방을 가늠해 볼 필요. 아직까지는 완만한 하강에 더 많은 공감대가 형성. 하버드 대학의 펠드스타인 교수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금리인상과 주택경기 냉각 등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다양한 복병이 존재. 하지만 급냉보다 완만한 둔화를 예상. 시티은행(3.1%)과 크레딧 스위세(3.3%)의 경우에도 2006년 하반기 경기가 완만한 둔화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 반면, JP 모건(2.8%), 리만 브라더스(2.7%) 등은 하반기 경기 둔화 폭이 클 것으로 예측. 특히 메릴 린치의 경우 2006년(3.3%)에 비해 2007년(2.3%) 경제성장률이 1.0%p 하락할 것으로 전망

2. 미국 경제를 보는 주요 포인트

미국 주택경기와 소비의 연착륙 여부

최근 미국 경기둔화 현상은 IT버블 붕괴 이후 경제를 외끌이해 오던 '주택 가격 상승에 의한 소비 증가'가 금리인상으로 제동이 걸린 형국.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2006년 6월 현재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 건수가 662만 채로, 지난해 6월 대비 -8.9% 감소. 서부 및 북동부 지역의 기존주택판매 실적은 지난 해 6월에 비해 각각 -17.1%와 -9.8%로 가장 두드러진 하락세. 2004년 6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17차례 계속된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침내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 6월 현재 모기지 고정 금리는 6.8%로 올해 1월의 6.15% 보다 0.65%p 상승. 2006년 6월 현재 전년 대비 주택판매증가율은 -8.9%로 2004년(9.7%)과 2005년(4.7%)에 비해 둔화세가 뚜렷. 하지만 기존 주택가격은 2006년 6월 현재까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급속한 버블붕괴를 속단하기에는 이른 상태. 단, 기존 및 신규주택 가격 상승세는 6월 들어 꺽인 모습. 마켓 워치의 발표에 따르면 7월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657만 채로 전월대비 0.8%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

현재 주택경기에 대한 전망은 금리가 현 수준 또는 한 차례 더 인상된다는 것을 전제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견해가 우세. 주택경기는 현재 금리수준에서 더 이상 금리인상이 없다면 붕괴보다는 조정적 성격이 강한 연착륙. 리만 브라더스의 드루 매터스는 현 주택경기를 "붕괴가 아니라 조정"국면으로 분석. 하지만 일부에서는 급락 가능성을 경고. 앤더슨 포캐스트의 크리스토퍼 손버그는 "집값이 급등하면서 고위험 부동산 대출이 크게 늘어났고 이는 부동산 시장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징후"라고 주장하며 급격한 조정을 암시

금리인상 기조는 주택경기를 통한 간접적인 영향 이외에도 직접적으로 민간소비 둔화에 영향. 주택가격 하락 등에 역자산효과를 제외하고도 고유가, 금리인상 등이 겹친 상황이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소비심리에 악영향. 개인소비의 경우 1/4분기 4.8% 증가에서 2/4분기 2.5%로 2.3%p 급감. 개인소비의 성장기여도 또한 1/4분기 3.4%p에서 2/4분기 1.7%p로 감소.

금리와 유가가 안정된다면 소비도 연착륙을 점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다수. 베어 스턴스의 존 라이딩은 소득 증가세가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소비지출의 급격한 둔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 결론적으로 금리가 현 수준 또는 한 차례 더 인상되는 것에 그칠 경우 주택경기와 소비는 연착륙하여 경기도 완만한 하강세를 시현할 가능성

허리케인의 여파

올해 허리케인의 파급효과는 허리케인 피해가 맹위를 떨쳤던 작년에 비해서도 더 커질 가능성. 미 중앙기상대(NOAA)는 지난 8월 6일 올해 미국에 상륙할 허리케인의 수는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임을 강조. 2006년 현재 모두 12~15개의 허리케인이 미국을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 중 3~4개가 카테고리 3 이상으로 8월~10월 중 상륙

미국 경기 둔화속도의 향방에 허리케인이 변곡점이 될 전망. 허리케인이 산업생산 시설 등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면서 경기하강 추세 속에 성장률을 더 끌어내릴 가능성. 지난 해 카트리나와 데니스 여파로 4/4분기 경제성장이 1.7%로 3/4분기 4.1%에서 2.4%p 급감. 이 경우 경기하강을 가속화. 허리케인에 의한 직접 파괴가 적더라도 정유시설 피해 등으로 유가급등이 초래될 경우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며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 투기적 거래요인에 따라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 되기 이전 유가 변동폭이 시즌 이후 변동폭 보다 클 가능성. 하지만 미국의 원유 저장 및 정유시설이 있는 뉴올리언스 헨리 허브지역을 비켜 갈 경우, 유가상승, 금리인상 및 경기하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

3. 시사점

아직 경기급냉을 말하기는 시기상조이나 불안한 하강세 예상

연준은 향후 금리를 현재 수준이나 최고 한 차례 더 인상하는 수준에서 유지.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 상승 국면은 이미 끝난 것으로 주장.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코노미스트들도 현재 금리수준은 물가상승 압력과 주택경기 연착륙을 가능케 하는 금리수준으로 최고 5.5%까지를 산정. 주택경기 경착륙, 물가상승 압력을 유발할 수 있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은 상황.

이에 따라 주택경기와 소비가 연착륙하면서 미국경기의 완만한 하강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 주택경기 하강세는 금리 수준이 현재 수준보다 더 오르지 않을 경우 연착륙. 펠드스타인 교수는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는 완만한 둔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

하지만 허리케인은 향후 경기둔화를 촉발할 경제외적 잠재요인으로 크게 작용. 하반기 금리 지표에 허리케인은 중요한 단기적 경제외생 변수. 예년의 경우 허리케인은 경기에 1/4분기 정도 단기적 파급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 허리케인 시즌 동안 원유저장 및 정유 시설이 밀집해 있는 남부 주요 주에 피해가 예상. 허리케인의 후폭풍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금리인상 압력은 불가피할 전망. 하지만 이 경우 금리인상은 단기 조정을 위한 성격이 클 전망

허리케인의 피해가 클 경우 올 해 하반기 미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될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에 큰 악영향이 우려. 올 해 상반기 동안 미국경제의 호조세가 한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때, 8월~10월 중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한 미국 경기 급냉 가능성을 예의 주시할 필요....삼성경제연구소 곽수종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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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곽수종 수석연구원 02-3780-8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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