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최근 설비투자 흐름과 시사점’
최근 설비투자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적정수준에 미달
2005년 하반기 이후 설비투자는 호조세를 지속. 설비투자 증가율이 2005년 4/4분기 중 10.2%를 기록하였으며 2006년 상반기 중 7.3% 증가. 동 기간 중 운수장비 및 기계류 투자가 모두 큰 폭으로 증가. 업종별로도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기계수주가 2006년 상반기 중 각각 28.3%와 11.2%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시현. 그러나 설비투자 수준은 여전히 경제규모 대비 적정수준을 하회. GDP와 설비투자간에는 GDP가 1% 성장할 때 설비투자는 1.26%p 증가하는 장기적 관계가 존재. 외환위기 이후 보수적 기업 경영으로 인한 투자성향 약화, 내수침체 등으로 설비투자가 수년간 부진. 설비투자는 2000~2005년간 연평균 1.1% 증가하여 1990~1997년 평균 증가율 7.8%를 크게 하회. 경제규모대비 투자수준이 하락하여 경제규모가 커지는 만큼 설비투자가 늘지 않는 추세. 2005년 실질설비투자 비율은 10.8%로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 실질설비투자 비율: 13.8%('90~'97) → 11.2%('01) → 10.8%(’05)
본 고에서는 2000년 이후의 설비투자를 업종별, 기업규모별로 세분화하여 추이를 분석. 업종별로는 제조업 및 비제조업, 그리고 각각의 개별 업종별로 투자의 추이를 살펴봄. 투자의 가장 큰 결정요인인 내수와 수출 등 수요요인이 업종별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추이를 파악. 최근 대기업의 투자성향을 살펴보고 중소기업 투자의 부진상황을 검토
2. 업종별·규모별 설비투자 흐름
1) 최근 업종별 설비투자의 현황과 특징
2005년 이후 내수회복으로 비제조업 투자가 증가
내수경기는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에 큰 영향. 현 국내경제구조가 수출보다는 내수에 더 크게 의존. 2000년 산업연관표에 의하면 부가가치유발의 최종수요항목별 의존도는 소비가 54.5%, 투자가 20.5%, 수출이 25.0%로 내수가 더 큰 비중. 2005년 설비투자계획조사에 의하면 전산업 설비투자 중 내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7.7%, 수출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2.3%를 기록. 비제조업의 경우 설비투자의 95.7%를 내수기업이 차지
2005년 하반기 이후 내수경기 회복으로 비제조업 투자도 증가세로 전환. 2003~2004년의 기간 중 소비가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비제조업 투자도 침체. 민간소비가 2003년과 2004년 중 각각 1.2%와 0.3% 감소하면서 비제조업 기계수주도 각각 13.3%와 7.1% 감소. 반면, 2005년 중 민간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비제조업 투자도 하반기 이후 크게 상승. 비제조업 투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도소매, 운수창고 및 통신업 투자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 2005년 4/4분기와 2006년 1/4분기 중 운수장비 투자가 각각 15.1%와 25.1% 늘어났으며 설비투자도 각각 10.2%와 6.9% 증가
제조업 투자는 수출경기에 크게 좌우
제조업 투자는 자동차, 기타운송장비(조선), 영상음향통신(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 전기기계 등 수출 관련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 2005년 산업은행 설비투자계획조사에 의하면 제조업 설비투자는 수출기업의 비중이 68.6%, 내수기업의 비중이 31.4%를 차지. 제조업 투자 중 10대 수출산업4)의 비중이 75%에 달하는 수준. 철강, 화합물 화학제품 등의 중간재 생산산업의 경우 생산물이 국내 수출기업에 재차 투입되며 수출에 크게 의존. 제조업 투자는 수출경기와 동행성이 큰 것으로 분석. 2001년 수출감소로 제조업투자도 줄어든 반면, 2003~04년에는 수출호황으로 큰 폭으로 증가. 2005년에도 수출이 두 자리수의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제조업 투자도 증가세를 유지
제조업종별로도 투자는 수출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수출경기는 투자에 크게 영향.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산업과 기계 및 장비산업 투자는 호조.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산업의 투자는 2002~04년간의 수출호조기간 중 크게 증가하였으며 2005년에도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투자도 16.2% 증가. 기계 및 장비산업은 2002년 이후 수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면서 투자도 크게 증가. 자동차산업은 2005년 중 수출이 10.6% 증가하면서 투자도 5.9% 증가. 기타운송장비산업 투자증가율도 2005년 선박수출이 둔화되면서 2004년(17.1%)에 비해 둔화. 컴퓨터 및 사무용기기, 섬유산업은 최근 수출과 투자가 모두 부진. 컴퓨터 및 사무용기기산업 투자는 2004년 중 크게 증가하였으나 2005년 컴퓨터 수출이 17.6% 감소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 섬유산업 투자는 직물 및 의류 수출이 수년간 부진하면서 2004년과 2005년 중 마이너스를 기록
수출을 위한 제조업 투자는 수입자본재 위주로 확대
수출호조로 제조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첨단 수출재화를 생산하기 위한 자본재 수입이 동시에 크게 확대. 설비투자에서 수입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5년 중 50%를 상회. 특히, 특수산업용기계와 정밀기계 투자의 수입자본재 비중이 2004년 중 각각 54.3%와 90.7%까지 상승.
환율하락은 수입자본재 비중을 확대시키는 유인으로 작용. 환율하락은 수출감소가 투자하락으로 이어지는 효과보다 자본재 구입비용을 하락시켜 설비투자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더 강한 것으로 분석. 원/달러 환율이 2002년 이후 하락을 지속하는 가운데 설비투자 중 수입자본재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
2) 최근 기업규모별 설비투자의 현황과 특징
대기업 투자는 활발, 중소기업 투자는 부진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투자간 격차가 지속. 대기업 투자는 2001~2002년까지의 구조조정 과정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후 2003년 이후 크게 증가.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의 투자활동이 2003~04년 중 수출호조와 함께 활발하게 전개. 중소기업 투자는 2002년 중 내수경기 호조로 증가세를 보인 후 2003~04년 중 크게 하락. 내수침체와 맞물려 비제조업체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투자가 크게 감소. 2005년 중 내수회복과 함께 중소기업투자도 다소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 중소제조업과 제조업 대기업의 생산증가율은 2001~02년 중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격차가 확대. 고임금 등의 이유로 중소제조업체들의 해외이전이 확대되며 중소기업투자가 부진. 그러나 대기업의 투자성향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경제구조 변화 등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화. 기업경영의 보수성이 강화되고 투자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설비투자의 조달재원으로서 내부자금 비중이 상승. 외환위기 이전 30%대에 불과했던 내부자금 조달비중이 2000년대 들어 80%까지 상승. 투자성향 약화로 제조 대기업들의 현금흐름대비 투자비율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현저하게 하락. 주식시장에서 배당을 중시하는 외국인 보유비중 상승 및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방어 등으로 투자대신 기업의 현금보유 비중이 상승. 외환위기 이후 경기가 단기적 등락을 거듭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투자가 지연
3. 전망 및 시사점
하반기 설비투자 증가세는 6%대로 둔화
하반기 중 소비와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약화될 것으로 예상. 실질국민소득 정체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의 이자지출부담 확대 등으로 소비여력이 축소 → 내수경기 둔화. 하반기 중 세계경제도 감속성장으로 전환 → 수출증가세 약화. OECD 선행지수가 5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
하반기 설비투자 증가세는 6%대로 상반기(7.3%)에 비해 둔화될 전망. 비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는 내수둔화로 상반기에 비해 축소. 도소매, 운수창고 및 통신업 등의 설비투자는 내수에 민감.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 및 원화절상의 영향 등으로 수출위주인 제조업체들의 기계류 설비투자 증가세도 약화. 그러나 상반기 중 설비투자확대에 힘입어 실질 설비투자율은 11.1%로 2005년에 비해서는 소폭 확대. 기술개발 및 기업투자에 유리한 환경조성이 필요
투자를 촉진하고 생산활동의 부가가치율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부품 및 소재산업 육성에 의한 수입 자본재 대체가 절실한 과제. 수출품목은 갈수록 첨단화되는데 반해 부품 및 소재산업의 기술부족으로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이 심화. 수출로 인한 생산증대에 비해 부가가치 확대는 상대적으로 미약. 기술개발 및 부품 및 소재산업 육성으로 중간재 및 자본재의 수입의존도를 완화하여 국내산업에 대한 생산 및 투자유발을 강화
자금여력이 풍부한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규제완화와 기업 친화적인 환경조성이 필요. 수도권 총량규제, 출자총액제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여 투자확대와 신산업에 대한 진출을 도모.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노사관계를 지양하여 기업의 투자의욕을 제고. 기업투자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해외직접투자 유치에도 유리하게 작용....삼성경제연구소 정형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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