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근, 이댁은’ 크랭크업 현장공개로 마무리
<이대근, 이댁은>은 말썽원단 아버지와 문제백단 자식들의 비밀스런 속사정에 관한 영화이다. 공개된 촬영장면은 도장쟁이 이대근 노인이 도장가게에서 인감을 파는 장면이었다. 극 중 70대 노인 역할에 어울리는 흰머리와 흰수염을 붙인 분장을 한 이대근은 노인분장에도 여전히 생기넘치는 눈빛과 카리스마로 현장을 주도했다. 두 평 남짓한 도장가게에서 돋보기를 끼고서 도장을 파고 있는 이대근은 실제 도장공처럼 빠른 손놀림을 보여주었다. 이대근의 손놀림을 따라갈 사람이 없어 도장을 파는 인써트 장면도 실제 도장을 파는 사람이 아닌 이대근이 직접 할 정도로 숙련되고 빠른 도장파는 솜씨를 선보였다.
한적한 부안의 거리에서 진행된 촬영은 현지 주민들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실제 도장가게가 많이 자리잡은 거리여서 영화 속 리얼리티를 더욱 살릴 수 있었고, 촬영장소를 제공한 실제 도장가게 주인은 촬영을 구경하러 나왔다가 제작진의 엑스트라 출연 부탁에 흔쾌히 들어주기도 하였다. 또한 동네노인의 쉼터인 다방도 스탭들과 이대근을 위해서 자리를 비켜주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당대의 스타 이대근이 찾아온 것이 마냥 신기한 듯 촬영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 날 촬영은 <이대근, 이댁은>크랭크업 이기도 했다. 크랭크업 날임에도 현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부안거리에서 도장가게 촬영을 부지런히 마친 촬영팀은 20분정도 떨어진 계화도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씬을 촬영하였다. 드넓게 펼쳐진 계화도의 푸른 평야를 보고, 취재진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에 어울리지 않는 가방을 메고, 고집스럽게 걸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이대근. 여전히 뜨거운 여름의 뙤약볕에도 여러 겹의 한복을 입었지만, 이대근은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먼 거리를 서슴없이 걸었다. 들길을 따라 걸어오는 이대근의 발걸음이 빠르고 힘차서 기자들은 움직이는 이대근을 따라 뛰며 사진을 찍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취재진의 촬영요청에도 컷소리가 났음에도 감정을 유지해 역시 베테랑임을 증명하였다.
촬영장 근처 다방에서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질문은 영화 <이대근, 이댁은>으로 오랜만에 주연으로 컴백한 이대근에 초점이 맞춰졌다. 심광진 감독은 그와의 작업에 대해 “작품 속 이대근의 캐릭터는 매일 화내고 자식들의 일에 항상 반대하는 아주 꼬장꼬장한 인물이다. 이대근이 아닌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제목에 아예 선생님이름을 넣고 만나 뵈었다.” 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을 드러내었다. 또한 수십년동안 수백편의 영화를 한 이대근과의 의견 충돌은 어떻게 해결하냐는 질문에
‘나는 영화 300편했고, 너는 1편했으니 내 말 들어라!’고 선생님이 말 씀하신다며 간단히 상황을 종료했다. 현장공개 씬이었던 ‘도장’ 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각인이다. 가족들한테 아픔의 각인일 수도 있고 화해의 각인일 수도 있다.”며 도장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대근도 자신의 이름을 건 이 영화가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또한 에로틱한 이미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변강쇠’는 에로티즘 영화가 아닌 우리 민족의 정서와 한이 담긴 우수한 문학작품이라며 오히려 기자들을 한 수 가르치기도 하였다.
낮부터 이어진 촬영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도장가게에서의 과거(회상)씬. 몰래 도장을 파고 있는 막내아들의 모습에 화가나 손찌검을 하지만, 뒤늦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발견하고 후회하는 장면이었다. 주로 희화화된 이미지로 인식되었던 이대근이 아들의 진심을 알고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글썽이는 모습은 애잔함을 불러 일으켰다. 이 날 크랭크업 장면은 새벽 2시까지 진행되었지만 이대근은 화통한 웃음을 지으며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며 크랭크업 소감을 밝혔다.
<이대근, 이댁은>은 3년 만에 한 자리에 모인 말썽원단 아버지와 문제백단 자식들이 자정이 다가오면서 숨겨왔던 서로의 비밀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로 현장공개와 더불어 크랭크업, 오는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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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윤앤준 02-515-0133,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