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문화연대, “국민적 합의없는 한미FTA를 즉각 중단하고, 4대 선결조건을 원상복구하라”
정부는 한미FTA가 한국의 필요에 의해 충분한 준비 아래 추진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정부 자료를 통해 철저한 기만임이 확인되고 있다. 심상정 의원에 의해 밝혀진 정부의 제2차 대외경제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FTA추진 우선순위 국가는 중국, 멕시코, 홍콩, EU, 미국의 순서다. 즉 중국이 1순위고 미국은 5순위다. 그런데 제5차 대외경제위원회 자료에서 확인되듯, 중국이 한중FTA와 관련해 “쌀을 비롯한 한국의 민감품목에 대해선 예외인정 등 유연한 처리가 가능하다”며 대폭적인 양보의 뜻을 전하자,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과 소수친미관료들은 5순위의 미국과 급박하게 FTA협상을 추진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중국의 대폭 양보를 뒤로하고 사전 준비도 없이 미국과의 FTA를 그토록 서두르게 만들었는가?
노무현 정부의 거짓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8월4일 미국 상원의원 31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으면 한미FTA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낸, 무례하기 짝이 없는 압력성 경고서한에는 매우 심각하고 충격적인 내용이 확인되고 있다. 한국의 모든 언론이 경고서한에 초점을 맞추면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그 서한에는 “올해 말로 예정된 FTA 협상 타결”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좌우할 한미FTA 협상을 추진하면서 겨우 6개월만에 모든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약속하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정부가 매우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에서 분명한 사실임이 확인된다.
도대체 이런 엉터리 협상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좌우할 협상을 이렇게 추진해도 좋단 말인가. 노무현 정부의 무능함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음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조순 전부총리, 정운찬 서울대 전총장 같은 사람들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더 이상 한미FTA가 우리 사회에 미칠 심각한 폐해를 눈가림하며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예술은 사회적 공공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존재한다. 문화예술은 한 사회의 역사적, 시대적 정체성을 담고 있다. 우리는 한미FTA가 문화예술의 사회적 공공성과 다양성을 전면 거부하고, 문화예술을 자유시장 경쟁을 위한 하나의 상품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문화예술은 상품 · 교역이 아닌 소통 · 교류의 문제이다. 문화예술을 수익 창출을 위한 상품으로만 취급하여 문화 정체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파괴할 한미FTA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바이다. 이것은 전세계가 유네스코를 통해 채택한 세계 문화다양성협약의 정신이기도 하다.
우리는 한미FTA 체결을 막는 것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 정체성과 다양성을 지키며, 우리 공동체의 삶과 혼을 표현하는 문화예술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문화예술을 천박한 흥정의 대상으로 내어놓고 대다수 국민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 한미 FTA를 밀어붙이는 위정자들과 이에 찬동하는 소수 기득권층에 맞서 끝까지 반대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IMF 10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과 같다는 한미FTA, 제2의 을사늑약이라 불리는 한미FTA 추진의 권한을 국민들이 임기 1년 반을 남겨놓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위임하지는 않았다. 한국사회를 파탄으로 내 몰 한미FTA를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스크린쿼터 축소를 포함한 4대 선결조건을 즉각 원상복구하라!
2006년 9월 5일 한미FTA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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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문화연대 김상민 02-754-8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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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8일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