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장상 공동대표 특강 요지
최근 들어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가 노골적으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고대사가 심각하게 왜곡되거나 훼손당할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국경 안에서 벌어졌던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겠다는 무모한 역사왜곡 프로젝트입니다. 흔히들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들 합니다. 그 뜻은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걸 기반으로 현재와 미래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중국 한족의 중원 농경문화에 맞서 만주대륙을 중심으로 일찍이 동이(東夷)문화권을 형성했습니다. 그에 따라 역사적으로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이 차례로 만주대륙을 호령했으며, 특히 4-5세기경 고구려 광개토왕 시대에는 우리 민족이 동북아시아에서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당시 고구려는 자타가 공인하는 동북아시아의 패자(覇者)요, 중국과 나란히 동아시아의 두 거두(巨頭)였습니다. 이런 역사적 실체는 이미 18세기에 영국, 프랑스 등 당대를 대표하던 유럽의 지리학자들이 제작한 세계지도상에 만주가 조선의 영토로 기록돼 있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우리의 유구한 역사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하루빨리 올바른 역사인식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구백 서른 한차례나 외세의 침략을 받은 굴곡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세기에는 일제 침략이라는 망국적 역사만으로도 부족해 해방과 더불어 가슴 벅찬 영광과 환희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채, 패권주의적 강대국들의 이데올로기 싸움에 제물이 되어 반만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단일민족이 반으로 갈라지는 수모를 당했으며, 더 나아가 민족상잔이라는 엄청난 비극까지 겪으며 아직 반세기가 넘도록 여전히 대립과 갈등의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오늘날 세계 속에서 10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성장했습니다. 63년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백 달러 밖에 되지 않았던 최빈국에서 산업화에 불을 당긴 후 95년 1만 달러 시대를 열기까지 불과 30여년 만에 달성한 쾌거입니다. 이는 다른 선진 국가들이 2-3백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달성한 것으로써 세계 역사 속에서 아직까지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유일하고도 경이적인 신기록입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경제적 부를 달성해 삶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 준 ‘산업화’와 동시에 자유가 강물처럼 흐를 수 있게끔 인권의 신장을 가져다 준 ‘민주화’도 함께 이뤄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 들어 우리나라가 지속되는 경제불황 등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세계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우리만의 저력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 10대 교역국 반열에 우뚝 올라섰습니다. 건국 후 볼펜 한 자루도 만들지 못하던 우리나라가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IT, 전자, 조선, 제철, 자동차 산업을 보유한 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됐습니다. 올초 중국 사회과학원이 선정한 ‘세계에서 국력이 가장 우수한 10개 국가’ 중에서 우리가 당당히 9위를 차지했습니다.
30여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궈낸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하거나 새로 태어나 UN에 가입한 나라가 대략 85개국인데요, 종합성적표 1위는 단연 우리나라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 민족에게는 어떤 유전자가 있기에 그 짧은 기간 동안에 이런 엄청난 역사를 일궈낼 수 있었을까요?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습니다만 저는 대략 세 가지 특성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빨리빨리’로 상징되는 급한 기질과 근면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조상은 수천 년 전 상고시대부터 중앙아시아의 초원과 만주벌판에서 말을 달리며 누비던 기마민족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는 60년대의 절대 빈곤에서 탈출하는데 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이자,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대표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사회간접자본이라 할 수 있는 경부고속도로는 당시 현대건설 고 정주영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착공한 후 불과 2년 5개월 만에 완공해 세계 고속도로 건설사상 최단시간의 기록을 작성한 초스피드 공사였습니다. 당시의 공사구호 자체부터가 ‘빨리빨리’였습니다.
이같은 ‘빨리빨리’ 문화는 산업분야에서도 탁월한 기록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근래의 대표적인 사례 하나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97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7년 만에 전체 가입자 수는 1천2백만 명에 달하게 됐고, 백 명당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도 23.3명으로 세계 1위의 기록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단군 이래 인쇄술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이 세계 기술, 즉 IT문화를 선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이런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가 그늘진 면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로 인해 날림·부실공사나 대충·적당주의, 법 경시풍조가 판을 쳤는가 하면 와우아파트·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참사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편의주의적 사고방식이 만연했고,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목표지상주의가 팽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위법과 탈법이 난무했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빨리빨리’ 문화는 우리나라가 30여년 만에 산업화·민주화를 달성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으며 지구상의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산업국가로 발돋움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한강의 기적’을 낳은 정신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수칙 1호는 ‘빨리빨리’ 문화로 상징되는 근면성이었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과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공이 훨씬 더 많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우리 민족이 강한 승부욕의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민족입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이 근본적으로 남보다는 내가 앞서야 직성이 풀리는 승부근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한민족은 누구보다도 경쟁심이 강하고 성취욕이 높으며 시기심이 많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나도 땅을 사야 직성이 풀립니다. 옆집 아이가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가면 우리 아이의 미국유학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한민족의 근본적인 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쟁심리가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오늘날 고도성장을 이룩하는데 순기능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의 성장은 한민족의 경쟁심리가 긍정적으로 작동해 ‘Dynamic Korea’를 만들어 낸 것이 계기입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나라의 경제, 문화, 교육, 예술, 스포츠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세계 최고’ ‘세계 일류’가 되겠다는 동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며 곧 우리 민족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우리 민족 특유의 바람 ‘끼’ 기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고시대 이래 한민족은 술을 좋아하고 가무에 능한 민족이었습니다. 유목민족의 신바람 기질은 농경정착 문화로 바뀌면서 해마다 추수가 끝나면 질펀한 축제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때의 신바람 정신이 오늘날 한민족에게 연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민족에게 신바람 정신이 발동하면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너지가 넘쳐납니다. 즉 적절한 동기가 부여되면 풍류를 즐기듯 신명나게 바람을 일으켜 그 일에 매진한다는 뜻입니다. 신바람이 곧 우리 민족의 에너지원이라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우리 민족의 에너지라 할 수 있는 이 신바람을 어떻게 성장 동력으로 승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우리 민족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지상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21C는 여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여성지도력이 새로운 화두일 뿐 아니라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여성지도력은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 국민이 공감하는 비전 제시와 함께 국민적 에너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견인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조적 여성지도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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