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프랑스가 ‘mouche Go’를 찾는 이유

프랑스 정부의 차세대 지도자 프로그램 일환으로 9월 30일부터 10월 8일까지 프랑스를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프 수교 120주년이 되는 해로써 이번 차세대 지도자 프로그램은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의 발전방안에 대한 청사진 제시와 함께 KTX 기술교류, 우주항공 산업협력, 문화다양성에 관한 협력, 외규장각 도서반환 등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한 의회차원의 협력할 예정입니다.

한·프랑스 수교 120주년, 협력의 지평선을 넘겠습니다.
1886년 6월 4일 당시 조선 왕국 정부와 프랑스 공화국 정부가 양국간 수교문서에 서명함으로써 공식관계를 수립한 지 120년이 되었습니다. 당시 조선이 국가위기 앞에서 강대국 프랑스와 외교관계를 통해 위기를 탈출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많은 사료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일제강점시기에도 우리 임시정부가 중국 상해의 프랑스 조계 내에 위치하는 가하면, 파리에 임시정부 대표부가 설치되어(1919~1924 ) 독립외교활동을 수행하는 등 한·프랑스 간 관계는 지속되어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2006년 1년 동안 문화행사와 경제·통상·과학 기술행사, 학술행사 등 약100여 개의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정부 주도의 행사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우리 교포사회의 잠재력과 역량을 활용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프랑스 교포사회에는 미술·음악·건축·패션 등 여러 분야에 많은 재능있는 우리 예술가들이 포진하고 있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그간 양성된 양국의 유능한 젊은 인재들은 한·프랑스 간 이해의 증진과 협력강화에 기여할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주불대사관에서는 이번 한·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계기로 한·프랑스 관계역사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자료 발굴 및 정리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구한말 한반도 주변 정세와 상해임시정부 활동에 대한 프랑스 자료들을 발굴해 정리함으로써 19세기말 20세기 초 한국의 대외관계를 재조명해보고 21세기 동북아의 신질서 구축을 위한 방향을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한국인과 프랑스인은 긴 역사를 통해 형성된 국가정체성에 대한 자긍심, 문화전통과 예술의 사랑, 문화다양성의 존중, 쾌활한 성품 등으로 공통점이 크고 상호이해와 소통의 여지가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1세기 세계화와 고도경쟁의 시대에 한·프랑스 두 나라는 상호 보완적인 협력으로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저는 한불 수교 120주년이라는 뜻 깊은 역사적 의미에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큰 사명감을 느끼며 ‘한·프랑스 수교120주년의 해’를 잘 활용해 한·프랑스 양국 간의 상호이해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쳐 공동협력의 가능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계기로 되도록 다양한 의원외교차원의 노력을 펼치겠습니다.

똘레랑스와 한국인 감성코드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의약분쟁, 노사갈등, 사회 양극화로 표출되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점점 심해진다면 조화, 협상, 상생 등은 한낱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한 지도 모릅니다. 현대사회에서 이익집단 간의 대립과 분쟁은 불가피하고 또 자연스러운 것이라 하더라도, 한치의 양보도 없이 진행되는 갈등의 양상들은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의 현실로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똘레랑스’에 대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체험을 하고 싶습니다. 똘레랑스(tol¤rance)는 원래 ‘견디다’ ‘참다’를 뜻하는 라틴어 ‘tolerare’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말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그 의미가 계속 확장돼 왔는데, 초기에는 기독교에 대한 군주의 개방적인 태도를 지칭했지만, 18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인간관계의 바람직한 방식, 즉 내가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용인하는 것까지를 포함하게 된 것입니다.

저 또한 대학교때, 서구 근대사상 하면 으레 독일 관념론이나 영국 경험론 또는 마르크스주의를 떠올리는 기억이 먼저 생각납니다. 자칫 생소할지 모르는 똘레랑스라는 개념은 서구 사회사상의 또다른 일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관용과 타협의 ‘현실감각’을 적극 도입하여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 순기능의 역할을 기대해 봄직 합니다.

저는 이런 역사적, 학문적인 의미 이외에 프랑스 현지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똘레랑스가 질서의 논리에 의해, 유용성의 필요에 의해, 그리고 자유의 요구에 의해 프랑스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체험하고 싶은 것입니다. 특히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 바일, 로크가 똘레랑스 사상의 기초를 세우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단지 프랑스만의 사상이 아닌, 세계인의 보편적 가치임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똘레랑스를 통해 현실의 다양한 그늘인 정치적 억압,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배제를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는가는 우리들의 몫 입니다. 외국산 과일이 아무리 맛있다 하더라도 항상 정다운 과일은 우리 땅에서 자란 사과, 배, 그리고 참외같은 우리 과일이듯 똘레랑스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똘레랑스는 사회의 개선과 진보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자 일종의 보편원리로 받아들여질 만한 개념입니다. 그러나 이 똘레랑스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똘레랑스가 형성돼 온 과정에서 똘레랑스는 제국주의나 종교적, 지역적 갈등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똘레랑스는 서구인들끼리 또는 기독교인들끼리 통하는 원리였을 뿐, 비서구인이나 비기독교인에게까지 적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똘레랑스를 우리 사회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의 특수성, 즉 다시 말해 한국인 감성코드를 융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갈등 속에서 끈끈한 정을 붙이고 사는 우리 한국인의 감성코드와 프랑스의 똘레랑스의 만남이 매우 기대됩니다.

와인과 같은 문화 다양성의 향기를 한류에 싣고 싶습니다.

프랑스는 와인의 본고장이자 그 다양성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르도 지역만 하더라도 메독, 생테밀리옹, 포메롤, 그라브 등 다양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같은 지역 내에서도 그 유명한 샤토 라피트, 샤토 무통 등 헤아릴 수 없는 와인이 생산되어 전세계인의 미각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신의 물방울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와인과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문화산업에 있어서 세계 최고수준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국가입니다. 유엔 문화 다양성 협약을 사실상 선두에서 이끌고 있으며 문학, 철학, 무용, 오페라 등 거의 모든 장르에 있어서 다양한 세계인의 감각에 맞는 문화를 잉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프랑스는 다양한 문화를 지원할 정책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문화다양성 협약을 주도하여 148개국의 찬성과 2개국(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대로 가결시킨 바 있습니다.

특히 영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라는 두가지의 방법으로 영화산업에 대한 조세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영화전문투자회사인 소피카(SOFICA)에 투자한 주주들에 대해 투자금의 50%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연소득의 25% 범위 내에서 투자금 100%를 공제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와 별도의 세액공제제도도 시행 중입니다. 프랑스 영화의 다양성은 구호로만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책의 산물인 것입니다.

우리도 한류를 통해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인, 아시아인의 다양한 취향을 담지 않고 한국 색채 일변도의 문화를 수출한다면 언젠가 그 벽에 부딫힐 것입니다. 문화는 상품과는 다릅니다. 국제 무역에서 오랜 동안 원칙으로 자리잡아온 "문화적 예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 문화의 전 세계적 지배에 대응하기 위해 이차대전 이후 현재까지 국제무역의 관행으로 자리잡아온 원칙인 것입니다. 한류를 아시아인의 마음에 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문화 일방주의의 덫에 걸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프랑스와 함께 2005년 UNESCO가 채택한 문화다양성협약과 "문화의 종다양성" 보호라는 개념을 부각시켜야 할 것입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생물의 종들이 사라지는 것처럼 단일한 문화의 무분별한 지배로 지역의 문화들이 사라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신의 축복을 받은 다양한 와인의 향기처럼 한류도 문화 다양성을 보장하여 우리 대한 민국이 전세계인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문화대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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