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와이어)--2006년 7월의 좋은 · 나쁜 보도

○ 7월의 나쁜 보도

- ‘포항건설노조 파업'관련 방송3사 보도

포항건설노조 파업이 83일 만에 마무리됐다. 부문별 하도급 금지 및 1일 8시간 근무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하중근씨 사망 진상 규명과 구속자 석방, 포스코의 손배소, 점거 주도자 포항제철소 출입금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루 일당으로 살아가는 건설 노동자들이 이렇게 오랜 기간 파업을 했던 이유는 ‘불법 하도급’이라는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은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은 ‘불법점거’라는 점을 강조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대립에 초점을 맞추는가 하면, 포스코측이 주장하는 ‘피해규모’만을 부각했다. 방송3사의 보도도 마찬가지였다. KBS <점거 끝난 자리>(7/21), MBC <60명 구속영장>(7/22), SBS <뒤늦게 “엄정대처”>(7/18)에서 포스코 본사의 피해규모를 부각시켰으며 노조의 요구사항 등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악의적인 보도도 있었다. SBS 7월 24일 <‘짓밟힌 공권력’>은 포스코 점거장면과 폭주족의 경찰서 습격 등의 사례를 묶어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며, 그 원인을 ‘공권력을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분석을 내놨다. 공권력이 땅에 떨어져 시위 도중 노동자가 사망한 것인지 SBS에 묻고 싶다.

SBS <시민들이 끝냈다>(7/21), KBS <갈라진 포항>(7/21) 등 ‘시민’을 피해자로 등장시켜 노조의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노동자와 시민을 대립시키는 구태의연한 보도도 빠지지 않았다.

7월 13일 포스코의 요청으로 박승호 포항시장과 KBS 포항방송국장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 간부,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노사분규에 따른 지역안정대책회의’를 열고 파업대책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하지만 방송은 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KBS 또한 사과하지 않았다.

포스코 본사 점거 기간 동안 노조원을 매도하고 국가 산업을 걱정하던 방송보도들은 점거 상황이 끝난 후 파업이 계속되고 하중근 조합원이 사망했지만 이를 외면했다. 다만 KBS가 7월 22일부터 연속기획으로 5회에 걸쳐 <건설일용직의 그늘>이라는 건설일용직 노동자 문제를 다뤄 차별성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하중근 조합원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방송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방송 3사의 포스코 보도를 7월의 나쁜 보도로 선정하며 방송 3사가 노동관련 문제를 다루는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리·옥동훈 회원)

○ 7월의 좋은 보도①

- [연속기획] 건설 일용직의 그늘

(1) 저임금·산재 사각(7/22)

(2) 원청회사 책임은?(7/23)

(3) 소개료가 10%(7/24)

(4) 내국 인력 기반 ‘흔들’(7/25)

(5) 처우 개선 힘 모아야(7/26)

- 취재 : 박정호 기자

KBS는 7월 22일부터 방송된 연속기획 <건설 일용직의 그늘>을 통해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 <저임금·산재 사각> 편에서는 10시간 넘는 노동에도 한 달에 100만원을 받기 힘든 건설 일용직들의 근로실태를 다뤘다. 또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을 산재의 위험 속으로 내몰고 있는 열악한 근무환경도 보여줬다.

<건설 일용직의 그늘>은 포스코 사태를 통해 드러난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도 고발했다. 23일 <원청회사 책임은?>에서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건설일용직의 근로조건이 악화되고 저임금화되는 현상을 짚었다.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이 정부의 사회복지 시스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도 지적했다. <소개료가 10%>에서는 140만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이 직업소개소에서 부당하게 수수료를 떼이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단속하지 않았고, 이들을 위한 정부의 고용 지원 서비스도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도했다.

<처우개선 힘 모아야>에서는 노사갈등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선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하루 8시간 노동과 연장수당 지급 등 현행 근로기준법만 엄격히 적용해도 건설일용직의 처우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취업과 실업이 반복되는 준 실업 상태도 해소해야 한다며 “독일의 경우 건설노동자 90%가 일용직이 아니라 정규직이고, 겨울철에도 수당 제도를 적용한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에도 이 제도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KBS 연속 기획 <건설 일용직의 그늘>을 제외한 방송 3사의 포스코 관련 보도에 대해 우리는 많은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이번 연속기획도 점거가 모두 끝난 시점에서 방송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연속기획 <건설 일용직의 그늘>이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한 것은 평가 받을 만하다. 노동문제와 관련해 사태가 터지기 전에 심층적으로 보도해 발전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정리·이주연 회원)

○ 7월의 좋은 보도②

- KBS 뉴스9 연속기획 <‘법은 평등한가’>

① <강자에겐 약한 처벌>, ②<벌금·추징금 ‘모르쇠’>(7.12)

③ <사재 출연 공수표> (7.13)

④ <전관예우 확인> (7.14)

⑤ <운명 가른 양형기준>(7.15)

⑥ <사법부... ‘로얄 코스’ 있다>(7.16)

- 취재 : 최경영, 성재호 기자

지난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KBS 탐사보도팀’은 6회 연속기획으로 ‘법은 평등한가’를 보도했다. ‘법은 평등한가’는 시민들이 사법부를 불신하는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식의 재판관행과 이른바 ‘전관예우’의 실상을 고발했다. 이 보도는 58회 제헌절을 맞아 사법부 개혁과제는 물론 법의 존재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특히 방대한 재판기록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유형별로 정리해 일목요연한 통계수치를 보여줌으로써 그 동안 시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막연한 ‘불신’의 근거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12일 <강자에겐 약한 처벌>과 <벌금·추징금 ‘모르쇠’>, 13일 <사재 출연 공수표> 3건의 보도에서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실상을 보여줬다.

먼저 <강자에겐 약한 처벌>은 무려 1300여 건의 판결문을 분석해 “지난 6년간 부정부패로 재판을 받았던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졌는지” 밝혀냈다. 이 보도에 의하면 부정부패로 재판을 받은 143명의 이른바 ‘사회고위층’ 인사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람은 불과 33명에 그쳤고,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은 일반 국민에 비해 9%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항소심 파기율도 일반국민에 비해 훨씬 높았고, 78%는 형량이 1심보다 줄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선처’하는 경우가 많아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작량감경’이 남발되는 실상도 고발했다.

<벌금·추징금 ‘모르쇠’>와 <사재 출연 공수표>에서는 이른바 사회고위층들이 법원으로부터 ‘비교적 관대’하게 선고받은 벌금이나 추징금까지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사재 출연을 약속하고 재판부의 선처를 받은 뒤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음에도 아무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다. KBS 탐사보도팀은 벌금 50억원을 1년이 지나도록 내지 않고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전 국민일보 대표이사 조희준 씨, 재판중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추징금 4억원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전 국회의원 김방림 씨, ‘천억원대의 사재출연 약속’이 중요한 양형사유로 인정받아 집행유예 선고 받은 뒤 3년에 이르도록 약속을 지킬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의 사례를 통해 사법부가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에게 얼마나 ‘너그러운지’ 여실히 드러냈다.

14일 <전관예우 확인>은 ‘구속적부심’ 조사를 통해 이른바 ‘전관예우’가 전혀 근거 없지 않음을 밝혀냈다. 지난 6년간 퇴임한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상 출신의 개업 변호사 90명이 맡은 구속적부심 682건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퇴임한 법원의 구속적부심을 맡아 이른바 재판부와 직접적인 전관이 성립됐을 때 피고인이 석방된 비율은 56.8%”로 나타난 반면 “다른 법원의 구속적부심을 맡았을 때는 석방률이 47.8%”로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아울러 “변호사가 과거에 담당 재판장과 같은 법원에서 함께 근무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률은 뚜렷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15일 <운명 가른 양형기준>은 “뇌물과 배임, 횡령 등과 같은 사회 지도층 범죄에 대해 판사가 따라야할 구체적인 판결 기준”을 담고 있는 ‘양형기준안’이 판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양형기준안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창원지방법원과 전주지방법원 단 두 곳 뿐”이라며 양형기준안 마련이 더욱 확대될 필요성이 있음을 제기했다.

마지막 16일 <사법부… ‘로얄 코스’ 있다>는 3500여 명의 판사 출신 법조인들의 지난 40여 년 동안의 근무 경력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로얄 코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법관들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조사결과, 법원행정처나 재판연구관을 역임할 경우 차관급 이상 법관이 될 가능성이 8.5배에서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도는 ‘로얄코스’가 “승진을 위해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고, 법관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BS 탐사보도팀의 이번 기획은 제헌절인 7월 17일 <KBS 스페셜> ‘법은 평등한가’라는 방송을 통해 더욱 상세하게 다뤄졌다. KBS는 메인뉴스의 연속기획보도에 머물지 않고 <KBS 스페셜>의 정규편성 요일과 시간대가 아님에도 제헌절에 맞춰 월요일 밤 10시에 KBS 탐사보도팀의 취재내용을 편성했던 것이다.

KBS 탐사보도팀은 제헌절에 걸맞는 기획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원인을 꼼꼼하고 실증적으로 짚어내고 사법 개혁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우리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 KBS 탐사보도팀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의미 있는 ‘탐사보도’가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리 : 박진형 회원)

○ 7월의 좋은 보도③

[연속기획] <지방자치의 과제와 해법>

① 지방선거, 중앙 정치 예속 심각(6/30) 전종철 기자

② 과시성 치적 쌓기…예산 낭비(6/30) 함철 기자

③ 줄서기 인사 폐해, 언제까지?(7/1) 임승창 기자

④ 비리 ‘복마전’ 오명 언제까지…(7/2) 김웅규 기자

⑤ 지방 권력 독점 우려(7/3) 김철민 기자

⑥ 지방자치, 주민 참여가 ‘열쇠’(7/3) 정제혁 기자

⑦ “지자체 재정 자립도 높여야”(7/4) 박상범 기자

⑧ 지자체 정책 조정 활성화(7/5) 차세정 기자

⑨ 허울 뿐인 ‘교육 자치’(7/6) 국현호 기자

⑩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 시급(7/7) 조성원 기자

⑪ 유급제 지방의원, 제 역할해야(7/8) 이병도 기자

⑫ 재정 자립 어떻게?(7/9) 유성식 기자

풀뿌리민주주의 네 번째 잔치가 끝났다. 투표율은 48.9%에서 51.3%로 약간 높아졌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선거결과, 한나라당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싹쓸이’하면서 최소한의 견제 장치마저 없어져 풀뿌리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지방선거 전에도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던 방송보도는 선거 후에도 선거결과에 대한 심층 분석을 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KBS는 6월 30일부터 7월 9일까지 연속기획 <지방자치 과제와 해법>을 통해 지방자치 관련 문제점들과 과제 등을 세밀하게 짚어냈다.

첫 번째 보도 <지방선거, 중앙정치 예속 심각>에서는 5·31 지방선거가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취지와 달리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변질된 것을 지적했고, <과시성 치적 쌓기…예산 낭비>에서는 충청북도의 컨벤션 센터사업, 부산의 초읍터널 등의 사례를 통해 과시성 치적을 쌓는 데 예산을 낭비해 저소득층 지원, 보육시설 확대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이 위축되기 일쑤인 현상을 비판했다.

<줄서기 인사 폐해, 언제까지?>, <비리 ‘복마전’ 오명 언제까지>, <지자체 정책 조성 활성화> 등의 보도에서는 공무원의 선거개입, 단체장 비리 차단의 어려움, 지자체 간 갈등 등 지자체의 제도적 문제점을 전달하고 이를 보완할 것을 주장했다.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 시급>, <유급제 지방의원, 제 역할 해야>에서는 지방의회와 유급제 의원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가 시급한 과제임을 전달했다. 또한 <유급제 지방의원, 제 역할 해야>에서는 지방의원들의 연봉은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받는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이를 제대로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주민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지방 권력 독점 우려 >, <지방자치, 주민 참여가 ‘열쇠’>에서도 주민소환제, 조례 개정, 개폐 청구권 등을 이용해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또 자치단체 간 갈등과 이로 인한 예산낭비를 고발하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보도(<재정 자립 어떻게?>)도 있었다.

한편 ‘지자체 재정’과 관련해 문제제기는 좋았으나 피상적인 접근 태도로 아쉬움을 남긴 보도들도 있었다.

<“지자체 재정 자립도 높여야”>는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아서 생기는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그 대안으로 ‘국세의 과감한 이전’만을 단정적으로 언급했다.

또 <허울 뿐인 ‘교육 자치’>의 경우, 자립형 사립고, 특수 목적고, 미니 국제학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들이 예산을 교육부에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약을 추진하기 어렵고 ‘교육자치’는 11년째 무늬만 갖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기본 정책 방향과 반하는 공약에 대한 점검없이 예산 측면에서만 ‘교육자치’를 다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KBS의 연속기획 <지방자치 과제와 해법>은 전반적으로 지방자치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과제들을 꼼꼼히 짚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리·강완정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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