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러브 프라하’, 20살 프라하 아가씨의 사랑 찾기
파리와 베를린 중간이 아닌, 자신만의 현대적 문화를 구축한 프라하를 엿보다.
1968년 1월 온건한 개혁주의자 두브체크(Alexander Dubcek)는 프라하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다원주의라는 꽃으로 만발한 화관을 쓴 플로라(봄의 여신)를 부른다. 같은 해 8월, 러시아의 개입으로 이 자유화 개혁이 중단되기 전까지, 체코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대명사로 알려진 시절을 누린다.
야나(시모나 스타쇼바 분)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및 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들이 프라하를 뒤흔들던, <프라하의 봄>의 절기에 젊은 시절은 보낸 세대이다. 흡사 우리나라의 386세대라고나 할까. 아무튼 30대에 과부가 된 그녀는 시인과 외교관의 언어라는 불어와 영어 통번역사로, 체코남자라면 누구나 자신감과 스타일이라곤 없는 매력 없는 치들이라고 속단하며 주로 외국인들과만 사귄다. 이유인 즉은 그녀의 첫 번째 사랑이었던 체코남자가 서구의 세련된 귀족 취미를 갖지 않아서였고, 상류문화에 익숙해 보였던 그 두 번째 체코남자는 그녀와의 결혼 후에 지저분한(?) 본색을 드러내 그녀를 절망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사랑스러운 외동딸이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우리의 주인공 라우라(주자나 까노츠분)이다.
어머니의 등살에 못 이겨 영어 학원을 찾은 만 18세의 라우라는 그곳에서 미국인 선생님과 첫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어머니, 야나가 이 ‘미국인’과 너무 죽이 잘 맞자, 그녀는 어머니가 탐탁치 않아하실 게 분명한 체코인을 만난다. 휴대폰 대리점 직원인 그는 구멍 난 양발은 봐줘도 구형 휴대폰은 도저히 못 봐주는 ‘폼생폼사’지만, 나름 일찍부터 적금을 부어가며 현실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인간형이다. 하지만 그의 메마른 감성은 라우라를 40줄의 아이디어맨, 올리베라(마렉 바슈트 분)에게 끌리게 하고……. 그런데 이 남자가 20여 년 전 야나의 첫사랑이라고?! 20년이 흘렀고, 올리베라는 그때 그 남자가 아니다. 그렇지만 스무 살 라우라의 사랑 찾기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
이렇듯 <러브러브 프라하>는 모녀의 통통 튀는 연애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별히 이 두 모녀가 각각 사연(?) 깊은 ‘체코'남자들에게 마침내 골인하게 되는 엔딩은 프라하가 동시대적인 세련됨과 현대적인 감각을 회복했음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있어 더욱 재밌고 유쾌하지 않을 수 없다.
<러브러브 프라하> 11월 2일 대개봉
메가박스(코엑스), 아트레온, 단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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