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황진이’, 한국의 미가 물씬, 볼거리 풍성
드라마 1,2부를 끝내고 단숨에 수목드라마 1위를 차지한 황진이는 어느 한 부분이 좋아 이루어 낸 드라마는 아니다.
KBS가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생각하고 있는 드라마가 <황진이>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드라마는 초기부터 많은 자료들과 노력들이 기울여져 만든 작품이기에 자식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황진이>이 '역사스페셜'이자 '전통 한국 드라마'이다. <황진이>를 보면 한국의 미가 보인다.
<황진이>가 단순히 조선시대 명기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한편의 드라마 차원을 벗어나, 그가 살았던 16세기 초중엽 한국의 문화사를 심도있게 그린다는 것. 또 배경으로 등장하는 경관들을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여주듯 수려하게 연출해 야외촬영장들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당시 패션리더역할을 했던 기생들의 의상, 춤, 음악, 교방의 상차림등과 시서화들은 전문가들을 통한 철저한 고증으로 연출된다.
<황진이>는 조선 후기 여성패션의 결정판
<황진이>1,2회를 보면 송도 기생들이 우아하게 한복을 차려입고 거리를 지나는 모습을 어린 황진이(심은경 분)가 넋을 잃고 쳐다보는 장면이 나온다.
요염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기생들은 일반인과 달리 치맛단을 한겹 들어올려 섹시하게 연출하고 있다.
<황진이>의 의상을 총연출하고 있는 김혜순씨(김혜순 한복대표)는 “당시 기생들은 어떻게 옷을 입어야한다고 정해져있는것은 없었다. 본인의 개성에 따라 제마음대로 예쁘게 코디하다보니 통상적인 기생들의 패션형태가 되버린 것”이라며 “한복은 평면옷이다.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달라지는옷이다. 기녀들은 누구보다도 패션감각이 뛰어났으며 아름다운 몸매의 실루엣을 잘살려 입었다”고 평한다.
원래 조선 전기의 패션 리더들은 왕실을 비롯한 양반의 부녀자들이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그 중심 세력이 기녀들로 옮아간다. 당시 천민계급에 속하는 기녀의 복식을 모방하는 경향은 사회적으로도 큰 논란거리였는데 이덕무는 저서<청장관전서>에서 기녀의 아양떠는 자태를 세속의 남자들이 자신의 처첩에게 본받게 함으로써 생겨난것이라고 해석한다.
김혜순씨는 “몸전체를 감싸는 형태의 우리옷이 어떻게 이성에게 섹시하게 보일수 있었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의 옷속에서도 어김없이 유혹의 본질은 발견된다. 우리 옷의 성적표현은 은근한 것으로 섹슈얼리티라기보다는 에로티시즘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황진이>의 의상 협찬을 통해 다양하면서도 깊이있게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김혜순씨는 2004년 <토지>의 한복을 제작했고, 지난해에는 서울 옥션 기생전시회 의상제작을 한것이 <황진이>에 전적으로 참여하게된 동기가 됐다. 그는 협찬된 한복 의상을 한 벌도 팔지 않을 것이며 <황진이> 종영싯점에 그동안의 한복 의상을 총결산하는 의미의 ‘드라마 의상 패션쇼’를 기획하고 있다.
고가의 모든 의상은 수작업으로 제작
<황진이>에 등장할 의상은 모두 240벌 정도. 이중 타이틀롤인 하지원을 위해 140벌을 짓는다. 김혜순씨는 직접 치마폭에 동양화를 그리고 수놓는것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 똑같은 의상을 다시 만들수는 없다. 자료로도 남길만한 가치가 있는 의상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명품’이 아닐수 없고, 가격대도 상상을 초월한다.
한복은 한 벌당 500만원~800만원, 머리에 올리는 가체와 장식만 1500만원꼴이다. 또 인간문화재 황혜봉씨가 직접 만들었다는 꽃신은 한 켤레 150만원, 버선 60만원, 그리고 속옷은 150만원~200만원 정도란다. 노리개는 ‘대삼작’이라고 하는 비치 산호 미라등이 모두 2500만원~3000만원이라고 한다.
타이틀롤인 하지원이 촬영기간 한몸에 걸치는 의상과 장식물은 가치로 환산하면 1억원이 넘는다.
한국 무용사의 한페이지
<황진이>의 춤과 타악 교육은 한국 전통문화 연구원 원장이요, 중요 무형 문화제 39호 처용무 이수자인 인남순씨가 맡았다.
인남순씨는 국내최초로 조선왕조 궁중연회 재현 공연을 했고, <용의 눈물> <왕건> <명성황후>등 드라마의 안무를 지도했으며, 카네기홀,링컨센터, 세계유네스코 본부 대극장 공연을 해온 인남순씨는 <황진이>를 통해 조선시대 궁중무용의 진수를 보여준다며 강한 의욕을 보인다.
<황진이>는 방송 초반부부터 송도 행수기생 임백무(김영애 분)와 궁중 선상기의 행수기생 매향(김보애 분), 어린 부용(박우진)과 어린 황진이(심은경)의 춤 대결을 통해 앞으로 얼마나 무궁무진한 춤사위들이 쏟아져 나올것인지, 파란만장한 일들이 전개될 것인지를 예고했다.
<황진이>에 등장할 무용은 궁중무 교방무 민속무 검무등 50여가지. 이가운데 궁중정재 무고 포구락 처용무 궁중검무 정재기본수련무 정재무등 7가지가 첫회에서 선보였다.
임백무는 어린 황진이에게 ‘궁중정재’를 보여주며 꽃잎이 물에 떨어진다는 의미의 낙화유수라 설명했으며, 황진이는 그 춤에 대해 “슬펐다”고 느낌을 답해 비운의 춤꾼 백무의 삶을 암시했다. 반면 매향은 자신의 수제자인 어린 부용이
궁중검무를 추다가 실수를 하자, 연회후 따로 불러 뺨까지 후려치며 호되게 야단을 친다. 예술을 추구한다기보다는 세상적인 명예를 중시하는 매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조선 최고의 여류시인 황진이
황진이는 악기 진현금의 피를 타고 나 음률에 대한 재기를 타고 난데다 당대 최고의 춤꾼 백무와 매향으로부터 춤을 전수받는다. 또 시 서 화를 고무 찱흙처럼 주무를 수 있는 재주를 지녀서 조선 최고의 여류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기까지 한다. 황진이의 시조와 한시는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졌으나 지금까지 전해진 시조는 불과 여섯편정도이며 그의 것으로 보이는 한시도 몇편뿐이다.
그러나 <황진이>제작진은 총체적 예인으로서 ‘진정한 인간의 길’을 보고자 했던 황진이를 재조명하기위해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끌어모으고 있다.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은 내뜻이요, 녹수는 남의 정이라...’하는 시조, ‘김경원과 헤어지며’‘반달을 노래함’‘만월대를 생각하며’‘소판서를 보내며’‘송도 최고의 노래’등 황진이의 한시들을 소개할 때 사학자들과 문인들을 통해 심도있는 주석을 붙일 계획이다.
명소들 촬영장소로 선택
가장 경치가 좋다는 명소 유람 일정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자들이야 얼어죽을 만큼 고생한 곳이지만 하지원과 어린 기생들의 폭포수 잠수신을 찍은 강원도 동해 무릉 계곡을 비롯, 경북 병암정, 소수서원, 강릉 선교장, 경북 안동 봉정사, 용인 식목원, 수원 화성행궁, 고창 읍성등 야외 촬영장소들이 벌써부터 떠오르고 있다.
제작사 <올리브나인>은 워낙 배경들이 한폭의 동양화처럼 색감있게 연출되고 있어, 기존에 유서깊은 장소건 새롭게 헌팅된 곳이든 <황진이>의 또다른 흥밋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황진이>는 수많은 스텝들의 노력과 땀이 화면에 고운 한폭의 그림으로 수 놓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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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6일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