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1. 자본시장통합법의 특명, FTA를 대비하라!

▲ FTA와 금융시장 개방 충격 대비해야

현대경제 연구원은 韓·美 FTA와 국내 금융 산업의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서 FTA의 금융서비스 부문의 주요 쟁점은

- 국내 금융 규제의 네거티브 방식(원칙적 허용, 일부 금지) 전환,

- 법인과 지점 등의 설치 의무(상업적 주재)가 없는 국경 간 금융서비스 거래 허용,

- 협상 대상국에 존재하는 모든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허용을 의미하는 新금융서비스 개방 이라고 분석하였다.

FTA로 인한 금융시장의 개방을 예측해 볼 때, 우선 긍정적 효과로써 대폭적인 규제완화, 폐지가 기대되며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진출이 가속화되어 보다 풍부한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한 금융산업 구조조정 및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 비례하여 FTA는 국내 금융시장에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1) 네거티브 규제로 경쟁력 약화

국내 금융 산업은 FTA가 실시된다면 취약한 경쟁력으로 인해 생존의 위기까지 우려될 수 있다. FTA에서는 규제방식을 현행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금융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경쟁 열위에 있는 국내 금융 회사들이 시장 확보를 위해 과도한 수익률 경쟁에 나설 경우 리스크가 높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해 국내 금융 회사들의 부실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소비자 피해 발생도 증대될 수도 있다.

FTA 개방 이전부터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국내시장 진출은 교두보 확보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2) 국부 유출 증대 우려

FTA로 인해 상업적으로 거점이 필요없는 국경 간 금융서비스 제공이 허용될 경우 투자, 고용 등을 수반하지 않는 미국 금융 회사의 한국 시장 잠식이 가능할 것이다. 이미 외완위기 이후 론스타, 칼라일 등의 외국계 사모펀드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은 국내 금융회사의 적대적 M&A의 위험도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은행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진출 증가로 외국계 자본이 최대주주이면서 직접 경영을 하는 외국계 은행들도 늘어나게 되어 이들의 국내은행 산업 시장점유율도 크가 증가하였다.

FTA로 인한 금융시장 개방이 확대된다면 보다 많은 외국계 자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의 지배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 국내적으로는 기업의 자본조달과 금융 서비스 여건을 확충해야 하며 FTA 체결 이전에 외국의 선진 금융 회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 금융 시장을 육성시켜야 한다.

▲ 자본시장 통합법은 FTA 안전장치가 되어야

지난 2월 정부는 증권거래법 등 14개 자본시장 관련 법률을 하나로 통합한 가칭 『금융투자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통합법)』제정 방안을 발표했다(연합뉴스 2.20). 재정경제부가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안하면서 밝힌 법안 제정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1) 첫 번째 이유는 은행이나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규모가 작은 자본시장 관련 업종을 겸업화와 대형화, 그리고 금융혁신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이다.

(2) 두 번째 이유는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관련 규제는 10여개 법으로 분산되어 있어 금융혁신을 추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형평성과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추진이 발표되자 인수·합병의 기대감으로 증권주가 급등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골드만삭스와 같은 세계적 투자은행이 탄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현행법상에서는 금융회사가 취급할 수 있는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의 종류가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어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 등 금융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기능별 규율체제로의 전환, 금융투자업과 금융투자상품의 포괄주의 도입, 자본시장관련 금융업의 겸업 허용 등을 통해 금융산업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은 대형화·겸업화와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이 입법화 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금융업종별로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FTA로 인한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금융 산업에 대한 규제방식이나 투자자보호방식 등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자본시장통합법은 한미 FTA 금융부분 협상과 관련하여 미 무역대표부(USTR) 나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한국 금융시장에 요구하고 있는 내용을 수용한 것으로 겸업주의 금융시스템으로의 전환이나, 대폭적인 규제완화, 금융상품의 포괄주의 전환 등을 담고 있다. 이것은 FTA의 금융시장 개방 원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FTA에 대응하는 국내법을 정부가 제정함에 있어서 충분한 시간과 범위를 두고 논의하는 과정은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이 특정 업계나 특정 기업, 혹은 외국계 자본을 위한 특별법이 되지 않고 국내 자본시장의 건전성,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FTA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냉정하고 충분한 논의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 폭넓은 논의와 의견수렴으로 정책혼선 최소화해야

자본시장의 규제를 획기적으로 철폐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입법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정책의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

정책 혼선 사례 #1

정기국회에 자본시장통합법을 상정하려고 추진 중인 정부의 입장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포커스(06.5월)를 통해“재경부가 예상되는 부작용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과장된 목표만을 내세워 자본시장통합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마치 '마차 뒤에 말을 매단 형국으로 말이 마차를 밀면 마차가 앞으로 나아가기(긍정적 효과)보다는 마차가 뒤집어질(부정적 효과)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하였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통합법안 제정 실무자인 최상목 증권제도과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은 금융 경쟁력 강화의 주춧돌' 이라는 반론문에서 "업역간 이익을 따지거나 대안없는 비판을 말라"면서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마차 뒤에 말을 맨 형상으로 묘사한 것은 마차의 앞뒤를 잘못 알거나 마차가 말 없이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데서 나오는 주장"이라며 이동걸 위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정책 혼선 사례 #2

또한 이동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이 법에 다른 ‘숨은 의도’가 있다거나 정권의 통제력이 약화된 틈을 타 특정 대기업집단이나 특정 업계의 ‘소원수리’를 위해 이 법이 이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걸 연구원이 말하는 특정 업계는 증권업계를, 특정 대기업집단은 증권업계 1위인 삼성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삼성그룹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통합법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임영록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5월 30일 인터뷰(한겨레 21)를 통해 “(이동걸 위원이)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대명천지에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14개나 되는 방대한 법을 고치는 작업을 누가 하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임 국장은“애초 2003년에 전체 금융 관련법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나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40개에 이르는 법을 통합하는 것이 힘들어 자본시장 관련 법률 통합에 우선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직접금융시장의 상품·금융 규제를 풀어서 경쟁력을 높이고 선진형 투자은행이 출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혼선은 자본시장 통합법 제정 작업이 폭넓은 논의와 세심한 검토 없이 시간에 쫓기듯 추진되고 있으며 그 과정도 공개적이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3년부터 2년에 걸쳐 금융연구원, KDI, 증권연구원, 서울대 금융법센터 등이 참여하여 전체 금융법 통합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그 연구결과가 금번 통합법 제정작업에 반영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2005년 초부터 영국, 호주 등 7개국의 자본시장관련 입법례를 조사·분석하였으며, 법조계, 학계, 연구기관 등으로 '자본시장 통합법 실무 T/F'를 구성하여 지속적인 자문을 받아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금융 업계의 자율성과 포괄성을 대폭 허용한 자본시장 통합법이 충분한 논의 없이 부작용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금융 혼란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카드사태 등에서 드러나 것과 같이 금감위를 포함한 금융감독 당국과 사법기구의 사전적 대응능력과 사후적 처리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점 충실한 자본시장통합법 제정논의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이해당사자들간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없는 금융시장의 고삐 풀린 규제완화는 도리어 금융안정망의 약화를 통해 금융불안을 야기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금융감독 체제의 철저한 정비가 선행되어야 하며 준비되지 않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급한 개방은 신중한 재고를 거쳐야 할 것이다.

2. 증권, 투신 관련 민원건수 2006년 1~8월 들어 약 47%나 급증

ㆍ 올 들어 주식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자와 증권, 투신사간 분쟁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해 1∼8월과 올 해 같은 기간의 증권, 투신 관련분쟁민원 접수건수를 비교한 결과, 올 들어서 50% 가까이 늘었다.

ㆍ 유례없는 활황장세가 펼쳐진 지난 해 1∼8월 금감원 분쟁조정국에 접수된 증권, 투신 관련 민원건수는 642건이었던데 비해 올 해 1∼8월에는 944건으로 302건, 약 47%나 급증했다. 증권, 투신 관련 분쟁의 대표적인 유형은 증권사 직원의 임의매매와 투신 수익증권의 원금 및 수익률 보장문제다.

ㆍ 금감원 관계자는 "올 해 접수된 분쟁의 일부는 지난 해 발생한 것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진 2000년 들어 발생한 것"이라며 "7∼9월 급락장세의 여파는 11월께부터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ㆍ 투자자와 증권, 투신사간에 1차적으로 분쟁해결을 모색한 뒤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기 때문에 1∼2개월 정도 시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 투신 관련 분쟁 가운데 투신 수익증권 원금 및 수익률 보장문제의 경우는 투자자의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2000.09.22.)

ㆍ 증권, 투신 관련 분쟁 중 신청인(투자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40%가 채 못 된다.

ㆍ 이처럼 금융당국의 관리와 감독이 실제 개인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보호막을 제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이 적용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가 된다.

3. 증권사 임의매매를 막는 만리장성(Chinese Wall)부터 세워야

▲ 이해상충행위 금지는 선진국도 수십년 걸려

자본시장통합법은 포괄주의 규율체제를 원칙으로 운용된다. 기존의 금융상품 규제는 열거주의로써 투자성을 가미한 복합상품의 개발 및 판매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로인해 신규 금융상품 개발이 제한되었으며 사전규제가 용이하였다.

포괄주의는 투자상품의 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다. 현재 국채, 지방채, 특수채, 사채, 주식, 출자증권 등 21개로 나뉜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은 포괄주의 체제로 전환되어 투자성이라는 특징을 갖는 모든 금융상품을 포괄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재편된다.

또한 현행법은 증권사와 선물회사, 자산운용회사, 신탁회사 등 금융투자업을 세분화하고 상호 겸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자본시장 통합법을 통해 금융투자업간 겸영이 허용될 것이며 경제적 실질에 따라 분류된 6개 금융투자업의 겸영을 허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매매(인수), 중개, 자산운용, 투자자문, 자산관리보관 등 모든 금융투자업을 종합 영위하는 금융투자회사의 설립이 가능하게 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금융법 통합의 주요과제. 2006.7)에 따르면 겸영과 업무범위 확대는 이해상충행위 가능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겸영에 따른 투자자와 업자간, 투자자간 이해상충 가능성은 이해상충 방지체계(Chinese wall)를 통해 방지토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겸영과 업무범위 확대는 이해상충행위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은 주시해야 할 항목이다. 이해상충행위에 대한 가장 적절한 방안은 정보차단벽, 혹은 방화벽이라고 불리는 Chinese Wall이 손꼽힌다.

그러나 이 만리장성은 감독당국의 지속적인 이해상충행위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담보되지 않으면 실용성이 반감되는 장치이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이해상충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초대형 금융사고인 엔론(Enron) 사건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또한 최근 선진 금융회사에서 Chinese wall로 인해 금융회사의 내부 대응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은 금감위와 같은 감독당국에 의한 감독, 검찰과 같은 사법당국에 의한 위법행위 적발 등의 압력이 점차 강화되기 때문이라는 점도 우리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결국 Chinese Wall이 붕괴되느냐 튼튼히 서 있느냐의 관건은 금감위와 같은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금감위는 자본시장통합법의 환상과 청사진을 그리기 이전에 이해상충행위로 인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Chinese wall의 설계도부터 그려야 할 것이다. 모범적인 Chinese wall의 도입이 어떤 방식에 의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를 볼 때 Chinese wall은 강제적인 감동체제가 아닌 금융회사의 자율장치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Chinese wall을 지키게 될 때까지 수십년의 세월이 걸렸다.

당장 내년에 법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우리의 경우 외국처럼 장기간의 시행착오와 변천기간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의 현실에 알맞은 모범 자율장치의 구축에 대하여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금융산업 발달이 그동안 은행권과 관련하여 치우져 이루어져 왔다. 이에 따라 본 자본시장통합법은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평가가 된다.

하지만, 겸영과 업무범위 확대는 투자자보호측면에 있어 이해상충 문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우려가 된다.

Enron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이해상충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겸영과 업무범위 확대는 이해상충행위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지속적인 감독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본시장통합법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투자권유 규제와 투자광고 규제가 도입되고 이해상충 방지체제가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발표하였듯이 올해 들어 증권, 투신 관련 민원건수가 급증하였으며 이는 주로 증권 및 투신사 직원의 도덕적 해이 등과 연결되어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자본시장통합법의 주요내용이 겸영 및 업무범위 확대이므로 이와 관련하여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보호대책이 충분하지 않는다면「시행시기」를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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