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분야 FTA, 반대의견 누르고 관광공사 무신경속에 진행?

서울--(뉴스와이어)--그동안 정부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개방되어 FTA에 따른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관광분야에서, 문화관광부가 관련 업계의 반대의견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정부의 관광진흥기금을 관리하고 국내관광산업진흥을 조직의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역시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지니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국회 문광위 소속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문화관광부가 관련업계의 의견을 청취한다고 해놓고도 자기입맛에 맞는 의견만 취사선택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직접 4개 관련업계에 일일이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문화관광부는 관광분야의 FTA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관련 단체와의 간담회를 2차에 걸쳐 진행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서면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가 밝힌 업계의견수렴 현황>

ㅇ 한-미 FTA 대비 관광분야 협상방안 마련을 위해 업계의견 수렴
(한국일반여행업협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카지노협회, 컨벤션이벤트협회, 호텔협회, 통역안내사협회)
① 공문을 통한 서면 의견 수렴
· ‘06.5월 : 한-미 FTA 체결시 관광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수렴
· ‘06.7월 : 한-미 FTA 여행업 분야 의견 수렴
② 업계 간담회를 통한 의견 청취(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진행)
·‘06.6.1 : 한-미 FTA 협상대비 의견 수렴
·‘06.8.4 : 관광분야 개방 대책 및 향후 관광산업 구조 전망

ㅇ 관광공사 미국지사(LA, 뉴욕) 의견 수렴(이메일)
·‘06.6월 : 미국내 여행업운영에 대한 제한 또는 규제조치
·‘06.8월 : 미국내 여행업분야 의견 수렴


이는 일반 제조업 분야 등과 비교해보았을 때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횟수이지만, 문제는 의견수렴 자체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문화관광부가 주관하여 개최한 2차례의 간담회에서 오간 내용이 이를 보여준다.

문화관광부가 천영세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에 열린 1차 간담회시 관련업계의 의견은 대체로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불과 3개월 후에 열린 2차 간담회에서 극적으로 전환된다.

천영세의원은 “2차 간담회에서 오간 업계의견 내용을 밝히기 거부했다”면서, “그나마 문화관광부에서 돌아온 답은 신문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9월 25일자로 ‘한미FTA 관련하여 관광분야 대처방안’에 대한 입장을 물어 문화관광부가 제출한 답변은 아래와 같다.

ㅇ 관광분야는 ‘놀이동산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공연 있는 음료제공 서비스’, ‘카지노 서비스’, 여행알선 서비스‘ 등 4가지 분야임

ㅇ ‘놀이동산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개방, 공연 있는 음료제공 서비스 및 여행알선 서비스는 현행유보, 카지노 서비스는 미래유보 방침임

문화관광부는 8월에 진행된 2차 간담회의 내용에 대해 “협상전략과 관련된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제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문화관광부는 지난 주 해외출장나간 담당자 핑계를 대며 의도적으로 자료제출요구를 무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천영세의원실에서 10월 10일 관련업계의 2차 간담회 참석자들을 통해 당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업계에서는 문화관광부의 의견수렴과정이 ‘형식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천영세의원은 “이와 같은 업계의 의견이 8월 당시 의견에 현재의 문제의식이 포함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문화관광부가 이야기하는 유출되어서는 안되는 협상전략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업계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미FTA에 따른 업계의 부정적인 효과들이 5월에 가진 1차 간담회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관련업계에서는 “현재 업계들의 요구는 모르쇠 한 체 단순히 외국관광객 유치만을 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문화관광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더욱이 카지노업계는 8월 당시 문화관광부가 ‘카지노’시장은 절대 개방이 안될 것이라는 약속을 믿었다가 좌불안석의 사정에 놓였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8월 2차 협상 후 미래 유보안 제출시 <레크레이션·문화·스포츠·서비스>분야 중 ‘투기 및 도박 서비스’를 포함시켰으나, 9월에 진행된 3차 협상시 미국 측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는 국내 카지노 산업에 대한 유인이 떨어져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던 문화관광부의 허술한 전략이 빗나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 문제는 설사 카지노 개방 문제가 미국 측이 꺼낸 ‘협상 지렛대’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이로 인해 국내 카지노 업계가 상당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국내 카지노 업계의 최대 현안은 ‘국내인의 카지노 출입 허용’ 문제이다.

천영세의원은 “카지노업계는 국내 카지노산업의 자생력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국내인의 카지노 출입 허용을 요구해왔다”면서, 이번 한미 FTA의 효과로 “국내 카지노업계의 요구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이와 같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강원랜드 처럼 폐광지역의 개발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거나, 일반 호텔카지노의 많은 부분이 정부 세수로 들어오는 등 국가와의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FTA를 통해 카지노 산업분야가 개방되지 않겠지만 그 효과만으로도 국내 카지노업계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어진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문화관광부는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다만 지난 8월말에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서 간략한 정책보고서를 만들었을 뿐이다.

천영세의원실의 거듭된 공개요구에도 ‘협상전략’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낯익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제조업 분야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관련 보고서는 협상결과에 따라 조정되고 왜곡될 공산이 커보인다. 이에 대해 천영세의원은 “결국 미국과의 협상에서 사용할 협상무기가 아니라 협상결과를 정당화하기 위한 국내용 연구보고서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더구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관리하면서 각종 관광지개발 및 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의 태도는 ‘공사’로서의 자기역할에 대한 무관심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관광공사는 한미FTA와 관련 질의에 대해 “어느 나라나 관광공사와 같은 조직(NTO)이 있기 때문에 FTA가 관광공사에 끼치는 영향은 없은 것”이라며 무관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을 관리하는 공사로서 관광정책에 있어서는 문화관광부와 함께 양날의 날개와 같은 공적 기구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NTO는 대부분 외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조직의 특성을 지닐 뿐이다.

천영세의원은 한국관광공사에 대해 “관광가이드나 여행업체의 불안감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더니 우리 나라 관광의 주요 타겟이 아시아권이기 때문에 미국의 업체가 들어온다고 해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현재 업계가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안일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한미FTA와 관광분야의 대응에 대해 문화관광부나 관광공사가 보이는 안일한 태도는 여타 쟁점분야에 비해 관광분야가 주목을 받지 않고 있다는 데서 오는 방심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의 요구를 가볍게 묵살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여론의 주목을 받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천영세의원은 “관광업계 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관광통역사협회와 함께 현재 정부의 한미FTA 대응을 문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관광공사의 안일한 태도 역시 국감대에서 문제 삼겠다”고 강조했다.

웹사이트: http://www.youngse.net

연락처

천영세의원실 보좌관 서진희 02.784.3143/ 02.788.2874/017.334.7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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