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일본경제와 엔화 환율’

서울--(뉴스와이어)--SERI 경제 포커스 제114호 '일본경제와 엔화 환율'

1. 경기 호조 속에 엔화 약세

일본경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가 장기화

일본경제는 2002년 하반기 이후 전반적인 호조세를 지속. 경제성장률은 2004년 4/4분기 일시적인 조정을 거치기는 했으나 최근 3년간 연평균 2% 이상의 성장세를 시현. 2002년 2월 이후 경기확장 국면은 2006년 3/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2차대전 패전후 최장의 호경기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2003년 4월 7천엔 대까지 하락하였던 일본의 주가(닛케이 225 기준)도 1만 6천엔 대까지 상승

일본경제의 호조 지속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달러화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지속하여 '나 홀로 약세' 현상이 현저. 2006년 들어 엔/달러 환율은 5월 중순 일시 110엔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10월 중순 현재 119엔 전후 수준을 등락. 2005년에도 엔/달러 환율은 연초 102엔에서 연말 120엔 대까지 상승. 2005년 중순 이후 상승기조에 있던 엔/유로 환율은 2006년 8월 유로화 출범(1999년) 이후 처음으로 150엔 대까지 상승. 유로화 출범 이전 각국 통화를 바탕으로 엔/유로 환율을 계산할 경우 1998년 160엔 대까지 상승한 적도 있으나, 150엔 대는 이후 최고 기록. 기타 캐나다 달러를 비롯하여 영국 파운드, 호주 및 뉴질랜드 달러 등 여타 각국의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지속. 캐나다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92년 9월 이후 14년만에 최고치(106엔)를 경신

2. 엔화의 약세 요인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구미와의 금리 격차가 근본 요인

최근 일본과 구미간 금리 차이 확대가 엔화 약세 트렌드를 조장. 미국에서는 그간의 금리 인상 행진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단기금리는 5%를 넘는 수준. 유럽중앙은행도 세계적인 금리 인상에 발맞춰 금리 인상을 지속. 2006년 10월 5일 2개월만에 재차 금리를 0.25%p 인상함으로서 연초 2.25%이던 유럽의 정책금리는 10월 현재 3.25%에 도달. 일본은 2006년 7월 제로금리정책을 폐기하고 금리(콜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제로 금리에 가까운 0.25% 수준. 게다가 일본의 금리 인상 속도는 시장의 당초 기대보다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부상하면서 구미와의 금리 격차가 다시 부각. 2006년 8월 소비자물가 산정 기준 변경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0.1~0.2%)에 그침에 따라 금리 추가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 2006년 2/4분기 GDP 성장률의 둔화도 추가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인식. 이러한 국내외 금리 차이에 대한 기대가 국내외 투자가들로 하여금 '엔 매도, 달러(외화) 매수'를 가속화시킴으로써 엔화 약세가 유발

적극적인 해외 투자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가세

지난 2005년 4/4분기 이후 일본 가계부문의 해외 투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 2005년 4/4분기 이후 일본의 가계부문에서 외화표시 투자신탁에 투입되는 자금규모는 매 분기 1.5~2조엔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가계부문이 직접 외화예금이나 해외증권에 투자하는 금액은 2004년 이후 감소 또는 정체. 대신 투자신탁을 통한 간접투자는 2005년 4/4분기 이후 매 분기 약 3조엔 전후로 확대5)되고, 그 중 약 6할 정도가 해외증권에 투입

가계의 해외 투자가 급증한 이유는 일본경제 회복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저금리의 풍부한 엔화 유동성에서 비롯. 가계 및 개인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외화표시 증권 투자를 선호.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 고용·소득 환경 개선,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등이 요인.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과 저금리 정책이 이러한 투자행동을 유발

<경기에 따른 일본인의 투자 심리 패턴과 엔화 환율의 관계>
-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경기 호조기에는 주가 상승에 의한 시세 차익을 노린 외국자본의 유입이 확대되기 때문에 그 국가의 통화 가치가 상승
- 엔화 환율은 일본 경기가 호조세인 경우에는 올라가고(엔화 약세) 후퇴기에는 내려가는(엔화 강세), 경제학의 상식과는 모순되는 패턴을 시현
·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가계 금융자산이 많은 데다 예금 등 低리스크자산에 집중되고 자국 내 자산을 중시하는 홈 바이어스가 강함
· 하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일본인의 리스크 선호도도 높아져 외국인이 일본내 자산 구입 규모 이상으로 일본인의 해외자산 매입이 늘어나 엔화 약세가 시현
(일본 『이코노미스트』, 2006년 10월 3일자)

일본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 활동도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엔고 압력을 억지하는 역할을 수행. 그간 일본기업은 경영성과 향상을 통해 확보한 풍부한 현금흐름과 경기개선에 대한 투자심리 등에 힘입어 해외투자 및 M&A를 활발히 추진. 2000~2005년 외국기업이 일본기업을 M&A 한 건수는 443건인데 반해 일본기업의 외국기업 M&A 건수는 1,829건. 최근 수년간 일본의 해외투자(해외직접투자 및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능가. 2006년 들어서는 해외증권투자가 줄어든 대신 '기타투자'형태의 투자가 급증하여 기타투자 수지의 적자 규모가 경상수지의 흑자 규모를 능가. 2006년 1~8월 경상수지 흑자는 12조 7,850억엔인 데 반해 기타투자 수지의 적자는 13조 2,954억엔

일본 수출기업의 글로벌화도 엔화 약세 기조에 일조

수입기업과 수출기업간 환 리스크 헤지 행태의 차이도 엔화 약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 수출기업들은 수출 대금으로 수취한 외화를 전액 엔화로 바꾸기보다는 일정 부분을 외화 상태로 보유. 대형 수출기업의 대다수는 생산 등 해외 사업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수출대금의 일정부분을 외화 상태로 보유하여 활용. 반면 수입업체들은 미래 수입대금 결제에 따른 환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해 '엔 매도, 달러 매입' 포지션의 외환 선물 계약을 확대. 수입기업은 수출기업과 달리 해외 조달 상품의 판매처가 일본 국내이기 때문에 수입결제를 목적으로 한 외화 확보에 대한 니즈가 강하게 작용. 이 때문에 월평균 7천억엔이 넘는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엔고 압력이 상대적으로 희석

엔 케리 트레이드 확대와 외화 선물 거래도 엔고 압력을 억지

엔 케리 트레이드의 지속적인 확대도 엔화 약세를 유발. 일본 내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10) 헤지펀드까지 가세하여 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11)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일본과 미국의 외환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달러 매입, 엔화 매도 포지션도 엔고의 압력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수행. 도쿄금융선물거래소의 외화 증거금 거래에서 개인투자가 등의 적극적인 달러 매입이 엔저를 유도. 2006년 4월 이후 엔고 국면에서는 외화 증거금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개인투자가들이 달러 가치가 하락할 때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입하고 있다는 증거. 투기 성향이 강한 시카고 엔화 선물 시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도 과거 최고 수준의 추세를 시현

3. 전망

경제성장률 및 소비자 물가 전망

일본경제의 성장률은 2006년 4/4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 설비투자, 개인소비가 전반적으로 호조. 시점별로는 2006년 4/4분기를 저점(2.0%)으로 2007년 하반기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 개인소비는 소득 환경의 개선 및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의 영향으로 호조세를 지속. 설비투자도 IT, 자동차, 인프라(철도, 도로 등) 등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유지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준에서 플러스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 공급과잉 해소와 수요 확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생겼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플러스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 세계적인 자원 가격 상승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 하지만 IT 분야의 기술혁신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 최근의 유가 하락기조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0.2~0.4%의 미미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

향후 엔화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보합세, 장기적으로는 강세

일본의 경기 상황 및 소비자물가 상승률 동향에 따라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가 결정. 일본경제가 호조세를 지속하고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한 것이란 확신이 설 경우 일본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 일본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가 엔화 환율의 움직임에 영향 을 주는 가장 중요한 변수

추가 금리 인상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 당초 일본의 금리 추가 인상시기는 빠르면 금년 12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현재는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빨라야 내년 1/4분기 중에 실시될 전망.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하반기에 무리하게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 둔화 속도를 가속화할 우려. 물가상승률의 '안정적 플러스 유지' 판단에도 불확실성이 내포

<아베 정권과 일본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각>
- 아베 정권은 경제성장과 재정 재건을 중시하여 저금리 정책을 선호
· 아베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부터 금융완화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
· 아베 정권내 시오자키(鹽崎恭久) 관방장관과 나카가와(中川秀直) 자민당 간사장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 또는 반대하는 입장
· 단, 오미(尾身幸次) 재무상은 일본중앙은행의 금융정책을 존중하는 입장
- 일본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경제 상황과 소비자물가 동향에 의거하여 정부와는 독립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입장
· 후쿠이(福井俊彦) 총재는 경제와 물가 추이를 주시하면서 완만하게 금리인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

단기적으로는 엔/달러 환율이 115~120엔 대에서 횡보세를 보이나 내년 2/4분기 이후에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전망. 일본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재개할 때까지는 엔화가 강세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 구미와의 금리 격차 지속, 일본의 해외자산 매입 지속 등으로 인해 엔화환율은 현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전망. 일본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구미와의 금리 격차가 축소. 경제성장률이 회복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안정적 상승 기조에 맞춰 빠르면 2007년 하반기에 또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도 기대. 반대로 미국은 빠르면 내년 1/4중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 따라서 엔화 환율의 중기 트렌드는 강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 일본경제 회복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하여 일본 기업과 가계의 해외자산 매입 패턴에도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일본 내에서도 엔화 환율에 대한 전반적인 기조는 완만한 강세로 예상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미국의 통화절상 압력이 표면화될 할 경우 엔화의 강세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상존.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 문제 해소를 우선 위안화 절상 압력에 주력하겠지만 그 여파가 엔화에도 파급될 가능성. 달러화 대비 절상률('02년 3월말 대비 '06년 10월 20일 기준): 위안화4.7%, 엔화 11.8%, 원화 38.6%, 유로화 44.7% 절상

과거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시카고 엔화 선물 시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해소될 경우 일시적으로 급격한 엔고가 유발될 가능성....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수석연구원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수석연구원 (02-3780-8140 이메일 보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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