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문화관광부는 20일 ‘예술 현장을 위한 역점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2004년 ‘예술의 힘’ 발표 이후 지지부진해진 예술정책에 정책적 무게를 싣는다는 문화관광부의 의지를 반영하는 한편, 노무현 정부 임기 말까지 문화관광부가 주력할 현실적인 정책 개혁 과제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예술 생태계 현황 분석 및 현장을 위한 역점 과제 선정 및 추진을 목적으로 추진된 역점 추진과제는 예술인 정책 강화, 창작 기반 조성, 예술의 자생력 제고, 예술의 산업적 발전, 향유 여건 개선 및 수요 진작, 예술 소통 체계 구축 부문에 모두 28과제로 구성되었다.

역점 추진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술인 지위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 정책자문위원회 신설, 신진 예술인 지원 센터 신설, 지역문예회관 공연예술단체 상주화 기반 조성, 공공미술 기반 구축 등 개혁과제가 일부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치적 논란을 가진 개혁사안은 포함되지 못했으며, 사회적 논의가 부족한 과제가 상당부문 포함돼 있고, 과제별 소요 예산 편성은 매우 미흡한 한편, 주요 재정 편성은 내년 대선 이후인 2008년으로 미루는 중요한 결함을 가진 가진다. 주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문화관광부는 예술 현장의 요구로 ‘예술인이 존경받는 분위기 조성’이라 규정하고, 예술인 지위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을 1대 과제로 설정, ‘(기초)예술진흥법’에 예술·예술인의 정의, 예술인의 권리 및 지위 보호에 관한 국가의 책무 조항을 삽입하여 향후 예술인 정책 추진 토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예술인들의 사회적 지위는 강조될 필요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사회에 대한 예술의 적극적인 역할로부터 추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과 사업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 문화예술계 내에서 보자면 예술의 사회적 위상 하락에는 우리 사회를 힘 있게 껴안지 못한, 각 지형 안에서만 움직여 왔던 주류적 예술문화와 정책에 기인한다. 따라서 예술의 사회적 위상 강화는 사회 여러 분야를 예술이 교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매개적인 정책 계획을 요청한다. 이점에서 역점 과제 중 문화예술교육 기획 전문인력 양성과 사업 지원 확대, 지역사업협력과 생활예술 활성화 사업은 좋은 사례로 보인다. 그러나 예술강사 파견 사업 확대 및 내실화 사업에는 사업 명칭만 있을 뿐 예산 계획은 누락돼 있으며, 지역사업협력과 생활예술 활성화 사업의 내년 예산은 단지 3천만원뿐이다. 따라서 관련 사업의 지평 확대와 보다 적극적인 재원 대책이 요청된다.

또한, (재)기업문화마케팅센터, 국립공연예술센터, 예술산업발전위원회, 공연예술투자조합, (재)디자인문화원, (재)한국미술문화진흥재단 등 다수의 기관 신설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운영 방향, 설립 및 운영 필요성, 예산 등의 문제를 가지며 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하여 입체적인 진흥 방향과 역할 계획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관련 계획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기초한 재검토 요청된다.

그리고 문화관광부는 대다수 예술인의 생계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예술 현장의 일차적인 문제로 설정하였으나 관련 계획은 매우 미흡하다는 문제를 가진다. 2004년 문화관광부는 ‘예술의 힘’을 통해 예술인복지재단, 공제회, 예술인조합 등 다각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대부분 실현 과정을 밟아오지 못했으며 이번 계획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설립, 연극인 복지재단 사업 활성화를 과제로 설정하였으나 일부 공연예술 분야에 한정적인 계획뿐이다. 보다 너른 지평의 문화예술인들이 민주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계획은 목동 예술인회관, 각종 예술대전, 미술장식제도, 예술원 독점적 지위 등 정치적 논란을 비켜가기 어려운 개혁 사안은 모두 배제됐다는 문제를 지닌다. 이미 노무현정부 이후에도 각 사안들에 대한 문제제기가 주도적으로 진행된 바 있지만 문화관광부는 정치적 이유로 외면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위 문제들은 문화적 폐해를 유도하였거니와 예술의 사회적 위기를 초래해온 문제들로서 즉각 혁신되어야 한다. 각 개혁 사안들에 대한 문화민주주의적인 관점에서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예술 진흥의 기초적인 과제는 재원의 확충과 안정화이지만 이를 위한 정책 개발 및 안정적 재원 마련 계획이 부재하다는 문제를 가진다. 오히려 ‘성과계약 체결’ 등 관리만 강조하고 있다. 현재 예술 재원의 위기는 실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관광부는 대책없이 로또기금, 토토기금 등 불안정한 재원 근거를 확대시키고 있는 한편,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문화예술진흥기금의 공적 지위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화관광부가 아무리 대안적인 정책 계획을 입안한다하더라도 재원이 안정적으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혁과제는 포괄적이며 중장기적인 정책 과정을 밟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문화관광부는 기금의 공적 지위 폐지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한편, 향후 재원 확충과 안정화에 대한 책임있는 정책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가 경제주의를 중심으로 문화재원을 위축시키는, 경제부처에 대응할 수 있는 문화적 관점에 입각한 논리와 정책 대안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발족 이후 그 동안 문화관광부는 예술정책 층위에서 본다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발족, 문화예술교육정책 확대, 미술창작스튜디오 확대 등 긍정적인 개혁 과제를 다수 진행하여 왔다. 그러나 이외 대부분의 개혁 과제는 정치논리, 재원 부족을 이유로 왜곡됐거나 미흡했거나, 더디게 추진되거나 방치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문화관광부는 이번에 발표한 역점 개혁과제를 보다 너른 지평에서 토론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가야 하는 한편, 보수적 예술문화를 강제해온 개혁사안에 나서야 할 것이다. 즉, 문화관광부는 변화된 문화 환경에 부합하는 예술 진흥에 걸림돌이 돼온 보수주의, 경제주의에 억눌린 정책과 재원 기반의 개혁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현실적 필요에 부응하려면 임기 안에 성과를 내어야 한다. 이들 모두 어려운 노정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예술의 사회적 위기를 비켜가지 않는 방법이다.

2006. 10. 24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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