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문화연대 성명-정부는 미국의 야만적인 요구를 즉각 거부하고,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지켜라

서울--(뉴스와이어)--우리는 기억한다. 살을 에이는 추위가 도심의 곳 곳을 누빌 무렵 자행되었던 2006년 1월 26일의 폭거를…설 연휴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된 ‘스크린 축소’ 방침은 온순했던 영화인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각인시킨 채 유난히도 횡행했던 광화문 사거리의 가장 의연한 투사로 만들어 놓았다.

기억하는가? 회색 빛 빌딩 사이로 여미는 칼 바람에 기대어서, '문화는 교역 대상이 아니라 교류 대상입니다' 라는 적힌 피켓을 들고 서있었던 배우 안성기씨의 모습을… 공교롭게도 우리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장렬하게 싸웠던 이 충무공의 동상 맞은편에서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의 가장 상징적인 의미를 되새겨본다.

그리고, 우리는 그 날의 폭압적인 발표와 정부의 기만을 다시 한번 확인하려 한다.

우리의 진정한 공적은 내부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영화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지하고 있는 야만적인 외세에 있는 것인가?

최근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에서 스크린쿼터 일수를 다시금 복구할 수 없도록 못박고, 이것도 부족하여 디지털 전송을 통한 영화상영의 전면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더욱 더 가관은 그 간의 말 바꾸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해왔던 정부가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는 방침이다.

우리는 일말 “영화산업이 위기에 처하면 스크린쿼터를 다시 복구할 수도 있다”는 정부측의 발언에 대하여 ‘울며 겨자먹기’의 심정으로 기대해왔다.

그것은 비단 현 정부의 점철된 거짓말의 한계가 어디까지 다다를 것인가에 대한 불신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또한, 디지털 전송을 통한 영화상영의 전면 개방의 이면에는 영화를 디지털 제품으로 인정하라는 미국 측의 압력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현행 아날로그 환경의 급격한 디지털로의 변화가 모색되는 시점에서 헐리우드 거대 자본의 규제 없는 영화시장 잠식이 이 협상의 속셈이라는 것을 그 근저로서 파악해 볼 수 있다.

당초 외교통상부는 무역구제 분야의 협상 성공을 위해서 의약품 분야를 연계하여 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완강한 반대에못 이겨 무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좋다. 정부 정책이 한 사람의 입김으로 인해 좌지우지 되는 성향의 것이라면 과연 영화인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김명곤 현행 문화관광부 장관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라도 일말 해명을 전해 듣고 싶다. 정부에 의해 ‘집단 이기주의자’들로 매도되었던 영화인들 속에 그는 정년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우리는 문화를 한 낱 상품의 껍질로 보는 자들의 태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다음과 같은 계획을 당장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1. 미국은 한미FTA협상에서 스크린쿼터 73일 축소를 못박는 현행유보 요구를 철회하라!

2. 현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스크린쿼터가 다시 되돌려질 수 있는 모든 방안에 대하여 적극 검토하라!

3. 미국과 정부는 영화가 상품이 아닌 문화라는 것을 인지하고, 더 이상의 협상볼모로서 영화를 매도하지 말라!

우리에겐 스크린 쿼터의 원상회복과 식민지로 가는 지름길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즉각적인 중지만이 더 이상의 그리고 최소한의 양심이란 것을 정부에게 경고한다.

우리의 영화는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문화가 무서운 파장력을 지닌 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정신을 관장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조차 영어로 하게 되는 세상이 성큼 다가오는 시점을 생각해본다면 경제논리는 비약에 불과하다.

서늘했던 광화문의 시위와 농성이 초심으로 돌아가는 그 계절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미국과 현 정부의 절묘한(?) 하모니가 울려 퍼질 시기에 맞추어서 우리의 함성은 이 충무공의 곁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임을 그리고 더욱 강해질 것임을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연락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김상민 02-754-8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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