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연구회, “철도공사는 과거의 동굴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최근 철도공사의 새마을호 여승무원 강제 외주위탁 전환이 크게 문제되고 있다. 철도공사의 새마을호 여승무원에 대한 고용차별은 지난 2004년 말에 이미 심각하게 제기된 바 있다. 철도공사는 그러한 고용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탈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해 왔으며 이제는 여승무원 업무 외주화를 통해 그보다 더한 성차별과 여성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행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 차별연구회는 철도청이 새마을호 여성 승무원 계약직에 대한 채용부터 근로조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고용에 있어서 헌법 제 11조의 평등권 침해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그리고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행위를 한 것이라 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바 있다.
고용부터 해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 차별에 대한 개선을 하기는 커녕 철도공사는 이러한 차별과 불법적인 고용관행으로부터 모든 책임을 피하고자 승무원 업무의 외주화를 강행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외주위탁 자회사인 KTX관광레저 ‘정규직’이 고용안정성이나 근로조건에 있어서 직접고용 계약직보다 다 좋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주위탁사인 KTX 관광레저와의 위탁협약내용을 보면 위탁협약은 1년 단위로 갱신하게 되어 있으며, 위탁 협약 해지는 철도공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가능하게 되어 있다. 명목상 ‘정규직’이라 할지라도 KTX관광레저에 간접고용될 경우 철도공사는 승무원에 대하여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게 된다. 정리해고는 위탁계약만으로 손쉽게 이루어진다. KTX관광레저 ‘정규직’의 실체가 얼마나 허구적인가는 철도공사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철도공사는 승무업무의 전문화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또한 거짓이다. 승무업무의 노동과정상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곳은 철도공사밖에 없다. 승무업무의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관광여행업을 해 온 KTX 관광레저가 어떻게 전문적인 승무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철도공사가 강행하는 새마을호 여승무원 외주화는 ‘위장된 고용’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위장된 고용’은 실질적인 사용자가 고용관계의 뒤편에 숨으면서 겉으로 형식적인 사용자를 내세워 모든 사용자 책임을 면하고, 노동자가 실질적 권한과 능력이 있는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를 무력화시키는 기만적인 고용방식이다.
철도청이 어떠한 ‘합리적 사유’도 없이 여성 직종을 외주화하고, 위장고용 형태로 여성으로 고용하는 행위는 여성들을 단기 저임금 노동력으로, “값싸게 잠시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사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성차별적 고용관행은 우리사회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전근대적 여성관에서 출발한 것이다.
고실업과 고용불안의 시대에 남성 생계 부양자 이데올로기의 경제적 기초는 점차 흔들리고 있다. 남성이 주 생계책임자이고 여성은 생계 보조자라는 전통적 성별분업구조의 현실적 토대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남성의 고용 안정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경제적 필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 성별분업에 기반한 가족모델이나, 가족을 노동권의 주체로 보는 전근대적 노동관은 더 이상 현실성이 없다.
국민의 세금과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 및 공공 기관은 우리 사회에서의 고용 차별을 수정하는 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향후 민간기업에서의 고용차별을 수정하기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사회에 공기처럼 만연한 성차별과 고용형태에 의한 차별로 인해 좌절하고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서도 이와 같은 고용 관행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철도공사는 철도공사가 주장하는 승무업무의 전문화를 위해서도, 승무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 위해서도, 그리고 철도공사에 만연한 성차별 개선을 위해서도 승무원을 직접고용하고, 궁극적으로는 승무직무를 직접고용 정규직화해야 할 것이다.
2007. 1. 3.
차별연구회
<별첨> 차별연구회가 2004년 12월 철도청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내용:
1) 철도청은 새마을호 승무원 가운데 정규직은 모두 남성으로, 계약직은 모두 여성으로 고용하였다. 이들 정규직과 계약직 승무원이 동일한 노동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임금 및 해고 퇴직에 있어서 계약직 여성승무원에게 정규직 남성 승무원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함으로써 고용형태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과 성별에 의한 차별을 하였다.
5) 정규직과 계약직의 노동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승무원에 대해서는 임금, 부가급여 및 휴가 휴일, 그리고 해고 및 퇴직에 있어서 정규직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가) 기본급에 있어서 임시계약직 승무원은 정규직 1년차인 기능직 10급 1호봉과 동일하나 정규직과는 달리 따른 승진 승급이 일체 없어 시간이 갈수록 임금 격차가 늘어나게 된다. 새마을호의 정규직 승무원은 10년, 15년차 기능직들이 비정규직 여성계약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들의 기본급은 근속기간에 비례하여 상승하여 기본급에 있어서만도 거의 2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 비정규직인 여성 계약직 승무원에게는 정규직에게 주어지는 작업장려금과 직급보조비 등을 지불하지 않아 총액임금의 격차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5년차 정규직 B씨의 지급명세서에 의하면 작업장려금과 직급보조비는 기본급의 24%에 달한다.
다) 계약직에게는 정규직에게 주어지는 출산휴가나 기타 모성보호 혜택도 주어지지 않으며, 병가 시에도 정규직에게는 기본급이 주어지나 계약직에게는 지불되지 않는다.
라) 새마을호 계약직 승무원은 인력 부족으로 월 250-300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해 왔다. 평균 한달에 하루 정도의 휴일이 있을 뿐이고, 경우에 따라 한달에 단 하루의 휴일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장시간 노동에 따른 시간외 수당과 야간근무수당은 통상임금을 226시간으로 나눈 금액으로 하기에(운용지침 제 12조), 시간외 노동의 늘어날수록 정규직과 계약직 승무원간의 임금격차는 커지게 된다.
마) 이러한 임금 및 부가 급여 상의 불리한 대우 이외에 계약직 승무원은 퇴직 및 해고에 있어서 정규직에 비해 현저하게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2003년 4월 철도청과 노동조합은 “새마을호 계약직 여승무원은 인력충원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데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 3월 3일에 철도청은 2004년 12월 31일자로 계약 2년이 되는 31명의 계약직 여성 승무원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철도청은 계약직 여성 승무원에 대한 집단 해고의 합리적인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16일자로 철도청이 31명의 계약직 여성 승무원에 대해 계약 갱신을 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러한 방식의 반복적인 계약갱신이 고용형태에 의한 차별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6) 철도청이 계약직 승무원의 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행한 이러한 차별은 헌법 제 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30조의 성별, 나이, 혼인상태 및 고용형태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100% 여성으로 이루어진 계약직 승무원에 대한 차등 대우가 차별이라고 보는 이유는 상기 차등대우가 아무런 ‘합리적 사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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