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특별기획 5부작 ‘응급 5분 생과 사의 갈림길’

서울--(뉴스와이어)--강도를 당해 가슴이 음푹 패일 정도의 부상을 입은 응급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6시간 동안 수액 주사 외엔 별다른 처치를 받지 못하다가 끝내 숨진 일이 있었다. 서울의 대형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당시 이 환자를 단순 주취환자로 분류한 의사는 막 병원을 졸업한 인턴이었고 당시 병원엔 전문의가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살아있는 교통사고 환자를 병원 영안실 냉동창고로 보내버렸다가 가족들의 항의로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고 심폐소생을 시도했지만 끝내 숨져버린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도 일어난 적이 있다.

이렇게 병원 응급실에서 외상으로 숨진 사례 10명 중 4명은 충분하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예년에 비교해 외상환자 사망률이 12000명 수준에서 8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건 “병원 시스템의 개혁 때문이 아니라 도로 신호등 체계 개편 등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생기는 걸까?

CBS가 5부작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응급 5분 생과 사의 갈림길>(제작: 박 철 PD) 취재구성물에서는 응급 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을 줄이기 위한 해법을 병원 전 환자 분류와 이송 단계, 병원의 처치와 시민들의 노력이란 관점에서 짚어본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병원 이송단계에서 정맥 주사나 기도삽관 등 고급 응급 조치를 취해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1급 응급구조사의 소방파출소 배치가 지역적으로 큰 편차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소방파출소 중 단 1명의 1급 응급 구조사도 배치하지 않은 비율을 보면 1위가 강원도로 94곳의 소방 파출소에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되지 않았고 경남 87곳 경북 74곳 충남 55곳에서 1급 응급구조사가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국의 1급 응급구조사(패러매딕)가 병원의 임상 교육과 현장의 실습, 개인별 평가를 통해 현장에 투입되는데 비해 우리의 경우 임상 실습이 부족하다는 점도 개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조사에 따르면 야간 휴일에 응급의료기관 중 인턴 레지던트만이 근무하는 비율 역시 높게 나타났다. 심각한 외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 수술하려면 다음 날 아침이 돼야 가능하다. 지금 처치가 가능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밤에 전문의가 근무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 우리는 인턴이 근무한다”는 병원측의 답변도 확인하게 된다. 사실상 야간 휴일엔 전문의 없는 병원이 허다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게다가 응급의학 전문의가 배치된 경우에도 심각한 외상으로 수술이 급박하게 필요할 경우 당장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지적도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 메릴랜드 의대의 곽홍 박사는 “ 한국엔 응급실은 있지만 심각한 외상이 일어났을 경우 곧바로 수술을 할 수 있는 미국식 외상센터는 단 한군데도 없다”며 한국의 응급의료 현실을 개탄한다.

또 이 프로그램에선 사설 119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지도 관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응급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도 밝혀진다. 2004년 규제 완화 차원에서 사설 앰뷸런스의 경우 차량만 갖추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게 되다보니 전문 인력도 없고 장비도 허술해 의료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이런 사설 업체에 의한 환자 이송 중 동생을 잃은 피해자는 “뇌출혈이었는데 산소호흡기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현장에서 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250석 이상 항공기에 비치된 자동 제세동기를 승무원이 사용하면 불법이란 아이러니한 현실도 짚어진다. 정부는 심정지 환자에게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내는 제세동기를 250석 이상의 항공기에는 설치하도록 했지만 의료인이란 이유로, 교육받은 승무원의 사용을 불법으로 묶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중 이용시설이나 공공시설의 안전책임자 중 응급 사고 발생시 현장 대처가 가능하도록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경우역시 극히 드물다는 점 역시 실증적으로 문제제기한다.

1월 22일(월)부터 26(금)일까지 아침 10시 30분에 CBS 표준 FM을 통해 방송될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에선 한국과 미국 프랑스의 응급의료 시스템을 비교하고 개선책을 도출해본다.

암 같은 중증 질환과 비교해 응급의료는 당장 자신이 소비자가 아니란 이유로 국민들의 관심이 몰리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교통사고 발생율이나 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한 심장병 중풍 등의 응급 사고에 대한 걱정이 큰 한국 현실에서 더 이상 응급의료 시스템 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cbs.co.kr

연락처

CBS 박 철 PD 018-351-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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