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 공개에 관한 민변의 입장
판결문 공개에 수반된 판사의 실명이 문제되고 있으나, 판결문은 판사에 의해 작성된 공문서일 뿐 아니라 헌법 원칙인 공개 재판 원칙에 따라 국민 누구나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어야 하는 역사적 실체이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며, 판결문 중 보호되어야 하는 것은 사건 당사자의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이지 국민의 법원에서 공무를 수행한 판사의 이름이 아닌 것이다. 직접 쓴 판사의 이름을 포함하여 판결문 내용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결코 그 개인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며, 역사를 외면하거나 축소·은폐하지 않고 과오를 직시하고 반성하자는 것일 뿐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어디까지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다짐의 기회가 되어야 하며, 구체적 사실 확인 없는 매도와 비난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의 역사적 의미를 ‘재집권에 몰두하는 정략적 의도’ 따위로 폄하하면서, 과거사 규명 작업을 중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사법부도 단지 일부 고위법관의 이름이 판결문에 나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쾌한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를 진정한 과거 청산과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일부 언론과 정당·사회단체는 긴 호흡으로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과거사 진실 규명의 노력을 정략적으로 매도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07. 1. 3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백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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