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일본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퇴직과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 '일본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퇴직과 시사점'

Ⅰ. 대량퇴직 시대를 맞는 일본

2007년부터 일본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퇴직이 본격화

1947년~49년 일본의 베이비 붐 시기에 태어난 단카이(團塊) 세대가2007년부터 60세 정년을 맞이하면서 본격적으로 퇴직하기 시작- 2006년 단카이 세대는 현재 683만 명으로 총 인구의 5.3%를 차지. 1944~46년생 세대에 비해 50%나 증가한 수치

2007년부터 향후 5년간 일본의 퇴직자 수가 50% 이상 증가할 전망. 일본의 연령계급 취업자수 분포를 보면 단카이 세대를 포함하는 55~59세 취업자 수는 790만명. 60~64세 계급 취업자수(426만명)에 비해 54%나 많은 규모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직으로 술렁이는 일본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직으로 인한 경제, 사회적 손실 우려. 대량퇴직에 따른 일손부족, 기능인력 부족 및 기능전수 문제, 고령 실업자 증가 등에 대한 우려가 증폭. 급격한 노동인력의 감소와 피부양인구비율의 상승은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

단카이 세대가 수령할 대규모 퇴직금이 일본의 소비시장을 달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예상 퇴직금 규모는 조사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2007년~09년 3년간 누계 약 50조~80조엔 규모. 연령별 취업자 수의 상대적 인구분포에 따른 연평균 지급액을 토대로환산할 경우 약 50조엔 규모, 전원 퇴직할 경우 최대 80조엔으로 한국의 GDP와 맞먹는 규모. 이 돈이 소비로 이어질 경우 최근 침체를 보이는 소비 시장에 활기를 줄 가능성

II. 대량퇴직의 영향과 파급효과

중장기적으로 일본경제의 성장 잠재력 저하를 초래

단카이 세대의 퇴직은 노동력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전망. 단카이 세대가 5년 전 세대와 같은 속도로 퇴직한다고 가정할 경우 향후4년간 인본의 노동력인구는 180만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 이들 노동력인구의 감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10년을 기준으로 약16조엔(2010년 기준) 규모

65세 이상 피 부양인구 비율의 상승으로 인해 경제성장의 활력이 감퇴될 것으로 예상. 단카이 세대가 65세를 넘는 2015년부터 65세 이상 피부양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급속히 상승. 65세 이상 피부양 인구 비중: 2005년 20.2% → 2015년 25.2%.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근로자수가 2005년 3.3명에서 2015년에는 2.4명으로 줄어들어 근로자의 부담이 증가. 부과(賦課)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일본의 연금제도에도 악영향. 현 연금제도 하에서 단카이 세대의 연금 급부 개시는 현역세대의 장래급부액 감소, 현재 부담액 증가 등으로 연결. 젊은 세대의 취업 의욕 저하, 프리터의 증가 요인으로 연결될 가능성

기업 재무를 압박하고 숙련 노동력의 기능 및 노하우 상실을 초래

퇴직금 증가에 따른 기업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 단기적으로는 퇴직금 또는 기업연금 지급에 따른 현금부담이 가중.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 기업의 퇴직금 관련 채무는 약 92조엔 인데 반해 그에 대한 준비금은 70조엔(연금자산적립금 41조엔, 충당금 29조엔)에 불과

단카이 세대가 지니고 있는 숙련 기능, 노하우 등 암묵지(暗默知)가 차세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단절될 가능성- 일본경제의 성장 주역이자 일본 제품의 고품질과 고생산성을 지탱해 온숙련 기술자로 이들의 대량퇴직은 차세대로의 기능 전수 문제를 야기. 특히 제철, 제지, 자동차, 산업기계 등과 같이 노하우, 스킬, 경험 등이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업종일수록 심각. 기능 전수 문제에 대한 인식과 실제 대응 간에는 차이가 존재. 지식, 노하우 전수가 매우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51.6%인데 반해기능 전수 노력이 충분히 수행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2.7%

단카이 세대의 퇴직은 일본 내수 소비를 진작시킬 것으로 예상

단카이 세대의 퇴직금이 일본의 소비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 2007~09년 3년간 단카이 세대의 퇴직에 따른 퇴직금 추가유입 규모만매년 4조엔 규모. 3년간 지급될 연평균 퇴직금 규모는 약 15.6조엔으로 2004~06년 3년간 연평균 지급액(11.6조엔)의 1.4배. 일본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단카이 세대의 퇴직금이 일본의 소비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측. 리서치 전문회사 덴쯔(dentsu)는 직접적인 소비 상승효과는 약 7조 7천억엔, 파급효과 전체로는 약 15조 3천억엔 규모로 추정. MyKomon 會計事務所會는 퇴직금 유입효과만으로 2007년 소비 0.2%,GDP 0.1%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

기존 시니어 층과 차별화되는 단카이 세대의 소비성향도 일본의 소비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 단카이 세대는 패전 후 일본경제의 성장 주역을 담당하면서 기존 60대이상의 시니어 층과 소비행동 특성에서 차별화되는 세대. 적극적이고 사회 지향성이 높아 일본의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 동시에 임금·근무시간이 다양화된 재고용 제도의 수혜자로서 퇴직 후에도 일정의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며 소비성향이 높은 연령층으로 이동. 이로 인해 단카이 세대가 주도하는 시니어 마켓의 확대가 가속될 전망. 코호트 분석 결과 단카이 세대가 60세 이상 세대층으로 이동하게 되면 연령효과와 시대효과가 합쳐져 소비성향이 상승

단카이 세대를 대상으로 한 기업과 지자체의 단카이 마케팅이 본격화

단카이 세대의 퇴직금을 겨냥한 기업의 마케팅 본격화. 일본의 대형 시중은행은 단카이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전용금융상품을 개발. 판매하기 시작. 여행, 레저, 부동산, 건강관련업체의 마케팅도 활성화

자치체도 단카이 세대 유치 작전을 활발하게 전개. 일본 지자체는 경제활동의 위축과 재정적자의 이중고 극복 수단의 하나로 단카이 세대 유치에 적극적. 단카이 세대 부부 1세대의 이주에 의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약 2억엔으로 추산

정부와 기업은 단카이 세대의 기능, 노하우 활용 방안을 강구

일본 정부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단카이 세대의 고용계속 정책과 재고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주력. 2004년 6월 고용안정법(고용 안정 등에 관한 법률)의 일부를 개정. 정년 65세 연장, 계속고용제도 도입, 정년제도 폐지 중, 각 기업이 경영·노사 관행에 맞는 적정한 제도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 고령자 등의 재취업 촉진을 위한 상세 조치도 마련. 자회사에 관한 고령자 고용확보조치, 모집·채용시의 연령제한 수정 등

고용안정법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다양. 일률적인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정년제 도입 기업의 다수가 문제시. 경영의 슬림화, 코스트 절감, 신규채용을 중시하는 기업의 경우 법 실행에 상대적으로 미온적.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년연장, 재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

적극적인 고용계속 노력이 단카이 세대의 재취업 의욕을 고양. 단카이 세대의 73.4%는 정년 후에도 일을 계속하기를 희망. 직무나 직장 자체보다는 취업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 자신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분야(51%)는 물론 분야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고 일을 계속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중도 44%ㆍ희망직장도 근무하던 직장이나 관련회사(24.5%)보다 '구애받지 않는다'는 응답자(54%)가 다수

III. 시사점 및 제언

고령자의 숙련 기능, 노하우의 유효활용 방안을 마련

55세 이상 근로자의 숙련 기능과 노하우, 경험 등이 그대로 사장되는 것을 방지. 한국도 가까운 장래에 베이비 붐 세대의 정년 시기가 도래. 향후 3~10년간 한국도 베이비 붐 세대(1955~63년 출생, 약 713만명)가 55세 정년을 맞이하기 시작. 정년 후 계속 고용 기회 확대, 재취업 기회 확대 등을 통해 이들의 노동력을 유효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법, 제도 등을 통한 일률적인 정년연장이나 고용연장보다는 자연스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 일률적인 정년 연장이나 고용연장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거나 기업의신규채용 억제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 일본의 고용안정법은 일률적인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였으나 대상자에 관한 뚜렷한 기준이 미비해 현재로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 기업의 실정에 맞는 자유로운 제도 선택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 기업의 경영 특성이나 노사 관행에 맞춰 스스로 최적의 제도를 고안해나갈 수 있도록 유도

정년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 기존 노동수급구조에서 단순히 고령자의 재취업 기회만을 확대할 경우세대간 취업기회 불평등화가 심화. 청년실업문제를 완화시키면서 고령자의 숙련기능과 암묵지를 활용하기위해서는 규제완화, 기업 '氣살리기' 등을 통한 일자리 확대가 불가결

일본 고령 퇴직자의 국내 취업, 관광 확대 등을 위한 '對단카이 마케팅'을 추진. 일본 단카이 세대의 기능과 노하우를 국내 산업 경쟁력 향상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기술 경쟁력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는 제조업, 특히 부품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단카이 세대의 국내 취업을 확대시키는 전략을 마련. 일본 남성 퇴직자(퇴직자 전체의 85% 이상)를 겨냥한 전통 문화 상품개발을 통해 이들의 국내 관광을 확대. 일본을 중심으로 선진국 고령 퇴직자의 전통 문화, 관광 상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정호성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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