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졸업생 정옥란·이성민씨. 국어국문학과에 나란히 적을 두고 있지만 정옥란씨는 국어학, 이성민씨는 현대문학을 각각 전공했다.
‘남북한의 어휘연구’(지도교수 이성연)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정옥란씨는 여고를 졸업하고 체신공무원 생활을 5년 하다가 대학진학을 결심했다. 1년 동안 예비고사 준비를 하고 1970년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동기들 보다 7년이 늦었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즐거움이 컸다. 대학 졸업 후 14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고 퇴직했다.
1997년 서강대 최고경영자과정에 입학하여 비행기 타고 다니며 수업을 들었다.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1998년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나이 들어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밤 새며 공부하는 즐거움과 보람이 더욱 컸다. 박사 과정을 하면서 남편 이강옥 조선대 교수(경상대학 경영학부)와 함께 보건대학원에서 대체의학 석사를 취득했다. 중국 북경대학에서 시험을 치러 침술사 자격증도 땄다. 10년 동안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석사 학위 2개, 박사학위 1개를 취득했다. 그 놀라운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절로 힘이 나는 것이지요. 저는 고민하지 말고 고생하자는 주의입니다. 주어진 일에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박사 논문 쓰면서는 내가 왜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마무리하고 나니까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마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입니다. 이제 쉬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 보렵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같은 시기에 논문을 쓰느라 얼굴 볼 시간도 없었지만 밤늦게 귀가하는 것을 보며 서로 위로를 받았다. 아들 이성민씨는 문예창작학과를 거쳐 대학원에 진학해 현대문학을 전공하면서 시작을 병행하고 있다. 석사논문은 ‘김종삼 시인의 기독교적 상상력’(지도교수 백수인)이다. 이번 학기에는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공부가 시작에 방해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한 시인의 작품세계를 분석하기 위해 모든 작품을 하나처럼 엮어 가다보면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됩니다. 다른 시인의 작품을 통해 저의 세계가 깊어지는 것이지요.”
그는 “역량이 있을 때 등단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진정한 작가가 된다”는 나희덕 교수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면서 서두르지 않고 등단을 준비하고 있다.
어머니 정옥란씨는 “우리 아들은 가장 큰 행복을 주는 존재”라며 “좋은 시 한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위안을 주는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아들이 훌륭한 시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 이성민씨 역시 “평생 열심히 사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존재”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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